Originally posted 06/14/2014 @ facebook
우리나라 분들 중에서도 non-native 이면서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러다 보니 잘하는 사람일 수록 본인이 영어를 잘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Native 나 영어 선생님은 예외다. Native는 영어가 더 편한 친구들이고, 영어선생님은 영어로 밥먹고 사는 분인데 본인 입으로 영어 잘하는 건 아니다라고 할 수 없지 않는가? 미국분하고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영어가 여전히 힘들다고 한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끼리 결혼한 경우는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통의 부부보다 몇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어가 정체되는 이유는 1편에서도 말했지만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 몇달하다 보면 처음에 멀게만 느껴졌던 의사소통도 시간이 지나면 눈치로 대충 통하게 되고 외국인하고 부딪칠 일을 줄이는 노하우 마저 생기게 된다. 그나마 10대~20대는 자기 몸만 챙기며 자기개발에 매진하며 살면 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 경우는 생각처럼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어쩔 수 없이 절박함을 이끌어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계속 처해 있었기 때문에 끊임 없이 노력 해야 했을 뿐이다. 그제도 회사에서 잠깐 boss하고 head to head를 했는데, 나보고 우리회사 텔레마케터와 담당 supervisor들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를 하라고 한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준비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에 머리속에 명확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영어 프리젠테이션 하는게 어렵다. 자연스럽게 회의 전에는 미리 agenda와 나의 입장을 영어로 몇번씩 머리속으로 정리한 후에야 참석하는 버릇이 생겼다.
절박함을 다른 말로 바꾸면 채찍이다. 중고등학교 때 돌이켜 보면 채찍을 들어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할 수 밖에 만드는 것도 어찌보면 선생님의 공부시키는 노하우였다. 주기적으로 쪽지시험을 본다던지, 성적표를 교실 뒤에 붙인다던지. 인격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는 있다. 한국 사람들이 잘하는 영어공부 스타일이다. 커서도 토익이나 토플 준비용 영어를 하면 그 절박함에 그나마 공부를 하게 된다. 다른 동기부여가 없다면 이런 식으로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 시험대비용 공부를 너무 박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reading이랑 listening 실력을 키우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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