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별 생각 없이 주요국가 부동산 가격 추세 그래프 포스팅을 올렸다. 아주 반응이 뜨거웠다. 사람들이 부동산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느꼈다.
포스팅 이후에, 페친이신 이조훈님과 임일섭님께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또 배웠다. 내 허접한 포스팅 보다 전문가인 그분들의 댓글을 공유하는게 더 배울게 많을 것 같아서 그대로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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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훈: 우리 나라도 2008년이 정점이고 이후로 작년까지 계속 빠졌을텐데…
나: 그렇네요. 2008년에 bump가 있네요. 근데, data 상으로는 그 이후도 오르긴 하는데, 값이 물가를 고려 안한 nominal value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구요. 뭐 어쨌든 참고로는 재미있는 자료이긴 하네요.
정성태: 전국 기준이라 그렇습니다.
나: 넵. 그렇군요. 그렇게 보니 말이 되네요.
이조훈: 역시 주변의 경험을 기준으로 한 느낌과 현실은 다르네요.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의 가격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줄 알았는데, 그건 수도권 이야기군요. 임대료 대비 집 값(house price to rent ratio) 또는 소득 대비 집 값(house price to income)에 대한 OECD 통계 등을 찾아보시면 더욱 재미 있을 겁니다. 서울 아파트만 머리에 있다면 믿기 싫은 진실.
나: 그렇네요. 한국도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면 집값이 그렇게 비싼편은 아니군요. 문제는 서울/강남이긴 합니다만. 최근 부산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군요. 재미있는 통계들이 많네요.
이조훈: 우리 나라 주거의 절반 가까운 건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고 (빌라, 하숙집) 수도권 인구도 절반이 안되니… 결국 서울의 아파트는 중산층 이상의 거주 공간이지요. 서울 강남은 그냥 맨하탄이나 런던의 첼시, 일본의 록뽄기, 홍콩/싱가포르의 핵심지역 같은 개념이라 그에 비하면 또 과도한지도 의문이지요.
임일섭: 관련된 졸고 두 편 소개합니다.^^ 글을 쓴 이후에 생각이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고, 스스로 보기에도 치열함이 부족하여 클리셰로 끝내버린 느낌도 있긴 합니다만…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을 통해 본 주택시장 현황 그리고 이건 며칠전 이조훈님 포스팅과도 관련있는 글… 주택시장의 구조 변화가 주택금융에 미치는 영향
이조훈: 네. 링크하신 글처럼 저도 제가 링크한 그래프에서 바로 우리 부동산이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결론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숫자가 일반의 인식과는 많이 다르긴 해서 첨부해봤습니다. 그보다, 어제 다른 분의 댓글에 대답한 내용이긴 합니만, 두번째 링크하신 글의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합니다. 전세라는 사적 금융의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는 공시가 안 되다보니 데이타도 안 쌓이고 따라서, 부채의 가시성(visibility)이 떨어져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점 같습니다. 험험.
임일섭: 예 어제 쓰신 글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다들 스스로 부동산에 대해서는 좀 안다…라고 “착각하고”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ㅠㅠ
이조훈: ㅠ 박사님 보다 제가 오하려 더 아무 것도 모르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부끄럽습니다. 사실 그 표현은 월세로 전환해서 수백조 깔려 있는 전세금 수백조를 생산에 투입면 한국 성장률을 높이자는 노무라 리포트 정도를 염두에 두고… 아니면 술자리에서 인구 절벽 하나를 가지고 폭락론을 펼치는.. 그런 분들이나 불패론을 펼치는 투기꾼 아줌마를 염두에 둔 이야기였습니다.
임일섭: 엇 뭔가 오해하신듯. 저도 그런 뜻으로 읽었습니다.^^ 집값의 역사적 추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실과 다른) 통념, 집값이 안정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등등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주인장이 따로 계신 담벼락에서 수다를 떤 듯하여 죄송합니다.)
나: 아닙니다. 두분의 논의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나: 그리고 임일섭 박사님께서 링크 걸어주신 보고서 잘 읽었습니다. 두분께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전국적으로 보면 2008년 이후 큰 변화가 없지만 서울 특히 강남은 큰폭의 하락이 있었네요. (PIR을 기준으로 해도 이는 명확해 보입니다.) 전문가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제 담벼락의 격조가 올라갑니다. ㅎㅎ 두 번째 보고서도 잘 읽었습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현국면에 딱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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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앞의 임일섭 박사님의 보고서에서 PIR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추이를 보면 2000년대까지는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동일하게 가다가 2008년 즈음 차이가 많이 벌어진 게 보인다. (지역별 소득격차가 8년 사이에 저렇게 줄어 들었을 리가 없으니 가격이 벌어진게 맞다.) 차트를 보면 강남이 아닌 전국을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크게 오른 내용이 없다. 이전 포스팅에서 내가 IMF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전국을 기준으로는) 별로 오르지 않은 사실을 발견한 것과 일치한다.
(출처: 우리금융 연구소)
뭐. 미래의 일을 누가 알겠나. 그치만 Data를 바탕으로 과거의 일을 추적해보니 재미있긴 했다. 나는 부동산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사람인데, 너무 많이 떠든 것 같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