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꿈에서 축구를 했다. 후반 90분, 경기 종료 직전에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패널티 에어리어에 서있는데 한발자국 거리에 공이 떴다. 온 힘을 다해서 발리슛을 날렸다. 나의 운동신경은 꿈에서도 비루하기 짝이 없어서 통쾌한 헛발질을 날리고 만다. 빗맞은 축구공이 매가리 없이 떨어져 또르르 굴러간다. 그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원래 꿈은 이루어지는거 아닌가?
‘앗’하는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아내가 허벅지를 찰싹하고 때린다. ‘아우야~ 오밤중에 왠 발길질이야?’ 새벽 4시 32분 경이었다.
꿈에서 공을 빗맞추었길 다행이다. 제대로 맞췄었다면 며칠간 침대에서 자지 못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