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의 법칙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이번주 경제이론은 세이의 법칙입니다.

Say’s law: supply creates its own demand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법칙입니다. 주의할 점은 여기에서 공급과 수요는 개별 재화의 수요공급이 아니고 총공급/총수요라는 정도가 되겠군요. 그점을 간과하면 논쟁의 가치가 없는 터무니 없는 명제가 되어버리죠.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다 팔린다니 그게 무슨 말이나 될 법 합니까. 물론 거시 관점에서도 세이의 법칙 자체가 요즘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추세이기는 합니다만.

몰랐는데 세이는 프랑스 혁명 때 살았던 나폴레옹과 동시대인이군요. 참 옛날 이론이긴 하네요.

세이의 법칙 자체는 워낙 유명하기에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Image result

Jean Baptiste Say (1767-1832)

.

2017년 이코노미스트 경제이론 시리즈

작년 게시물 중에 6가지 주요 경제이론 시리즈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코노미스트지 연재물을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정리했었다. 경제학을 정식으로 전공한 적 없는 경알못이 공부/정리를 해가며 올린 글이라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던 것같다.

아쉽게도 내쉬균형을 마무리 짓지는 못했다. 자료도 찾아보고 서두도 구상해두었는데 시기를 놓쳤다. 정작 글을 올리려니 열심이 식어버린 관계로… 나머지 이론들에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https://isaacinseoul.wordpress.com/2016/09/06/economics/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올해도 이코노미스트지가 6가지 경제이론을 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처럼 정리해서 포스팅을 하게 될 것 같지않다. 잊기전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링크를 남긴다. 지난주까지 두개의 이론이 소개되었다.

첫번째는 거래 비용이론을 정리한 영국의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그의 이론은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가 정리한 코스이론에 따르면 시장이 실패했을 때도 정부의 개입보다는 당사자간의 협상이 유효하다. 신제도학파의 아버지쯤 되는 사람이다.

관련 링크는 아래.
Coase’s theory of the firm

Image result for ronald coase

Ronald Coase (1910-2013)

.

두번째는 게리 베커의 인적자원론 이다. 베커는 경제학의 지경을 돈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의 영역까지 넓힌 사람중에 하나이다. 그가 연구한 주제는 교육과 특히 연결되어있다. 그의 이론은 ‘부유한 나라 사람들은 왜 적은 수의 자녀만을 갖는가?’ ‘요즘 사람들은 왜 더 교육에 시간을 많이 투자 하는가?’ 같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관련 링크는 아래.
Gary Becker’s concept of human capital

Image result for gary becker

Gary Becker (1930-2014)

.

호텔 노쇼 경제 활성화론과 케인즈 승수

최근 이재명 시장님의 ‘호텔 노쇼 경제 활성화론’이 화제가 되었다. 뒷북이지만, 케인즈 승수가 같이 주목을 받는 것 같아서, 작년에 올렸던 ‘경제학 이론: 케인즈 승수’ 편을 다시 공유한다.

관련해서 권남훈 교수님의 설명 링크 (페북 포스트)

예전에 잘 모르고 정리했고, 지금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좀더 알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 야무지고 균형잡히게 잘 썼다.

아~ 그니까 결론은 자뻑하는 맛에 페북한다.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4.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Image result for keynes

자료링크: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이코노미스트지가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시리즈를 pdf로 정리했네요. 출력해두고서 시간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페친/팔로워를 위해 링크를 공유합니다.

Economics briefs: Six big ideas

capture

(이미지 출처: 이코노미스트지 해당기사)

경제이론 시리즈 연재는 중단한건 아닌데, 알다시피 요즘 제가 이슬람과 서구사회 이슈에 꽂혀있어서… 사실 이미 나온 기사를 제가 다시 정리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합니다. 제 공부라는 측면 말고는요.

참고로 지금까지 제가 정리한 경제이론 시리즈 링크도 공유합니다. 한글이라 읽기는 더 편하겠지만, 번역이 아니고 제 생각을 정리한 내용이므로 원문을 같이 참조하세요.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평형
세마리 토끼 잡기: 먼델 플레밍 모형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4.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경알못이 보기에 경제학자들은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항상 논쟁하는 사람들이다. 오죽하면 버나드쇼는 이런 말을 남겼을까. “모든 경제학자들을 쭉 이어서 길을 만든다면, 그들은 결론이라는 도착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If all economists were laid end to end, they would not reach a conclusion.”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경제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 거리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케인즈 승수 Keynesian Multiplier’ 이다. 케인즈가 1936년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을 발표한 이후로 그의 이론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까지도 진행중이다.

John Maynard Keynes (1883-1946)

.

Fiscal multipliers – Where does the buck stop?, the Economist, 8월 13일자

1928년에 대공황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 대공황은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영국인들은 치솟는 물가와 파운드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당시 영국 경제학자들은 소위 말하는 ‘재무부의 견해 Treasury View’로 상황을 판단했다. 그들은 영국 정부에 닥친 재정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재정을 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리카도의 대등 정리를 계승한 사상이다. 정부의 지출은 결국에는 빚이고 미래에 세금을 걷어서 갚아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들은 긴축재정을 주장했다.

잠깐, 이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가 아닌가. 그렇다. 작년 그렉시트 때 일부 경제학자들이 말했던 내용과 유사하다. 그들은 그리스의 방만한 재정으로 유럽에 위기가 왔으니 그리스의 재정을 건전화하는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Treasury view는 시카고 쪽의 민물 경제학자 freshwater economist들로 이어진다. 물론 이들이 treasury view를 정확하게 똑같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계보를 따지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민물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뒤에서 다시 살펴 보자.

어쨌든 케인즈는 이러한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유동성 선호liquidity preference’ 욕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일정수준의 돈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정부가 지출을 줄인다면, 사람들은 지갑을 닫게 되고, 총수요가 줄어들어 재정적인 문제가 더욱 커진다.

그리고 그는 ‘승수 효과 Multiplier effect’를 말한다. 이는 거칠게 요약하면 정부의 지출이 국가의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이론이다. 예를들어 정부가 1조원의 예산을 들여서 학교를 짓는다고 하자. 그리고 학교를 짓는데에는 500억원이 든다. 그러면 이 건축회사에게 500억원이 생긴다. 그런데, 건축회사는 건물을 혼자 지은 게 아니다. 페인트공, 전기기술자, 시멘트 업자를 고용해서 건물을 짓는다. 그들에게 수수료를 지불해야 된다. 그래서 70%를 수수료로 지불하고서 이제 30%가 현금으로 남는다. 이때 1/30%를 계산 하면 3.33이 되는데, 이게 케인즈가 말하는 승수 multiplier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건축회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페인트공도 있고 전기기술자도 있는데, 계산해보니까 모두가 30%쯤을 현금으로 남긴다면, 결론적으로 승수가 3.33이 되는 것이다.

근데 3.33이 무슨 의미일까. 바로 3.33의 비율 만큼 국가 소득이 증대된다는 이야기이다. 정부가 1조원 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3조 3천 3백억 만큼 소득이 증가한다. 완전 마술이다.

이러한 견해로는 재정긴축은 최악의 수이다. 케인즈가 가정한 세상에서 불황이 오면 사람들은 유동성을 선호하고 현금을 일정 수준 가지려고 하는데, 이자를 낮춰봐야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이를 ‘crowd-in’ 이라고 하고, 고전 경제학이 보는 관점을 ‘crowd-out’이라고 한다.

케인즈 경제학이 가장 흥했던 시기는 2차대전 즈음이다. 영국과 미국은 전쟁을 위해서 엄청난 재정 지출을 했고, 이어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한다. 이는 케인즈 승수효과를 완벽하게 입증하는 듯했다.

또한 미국의 Alvin Hansen과 Paul Samuelson은 케인즈 경제학을 계승하여 방정식을 완성한다. (Hansen–Samuelson multipliers) 아참 여기서 한센과 사무엘슨은 연재 2회와 3회에서 나왔던 그 사람들이 맞다. 대가들은 여기저기 이름을 남긴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 상황은 역전된다. 케인즈식 처방전이 잘 안먹히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온 것 이다. 이때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과 로버트 루커스Robert Lucas같은 학자가 등장한다. (참고로 루커스도 연재 2회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밀턴 프리드먼은 통화의 공급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면서 케인즈 승수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또한 루커스는 ‘합리적 기대 rational expectation’라는 개념을 활용하여서 재정정책은 납세자들의 미래 지출에 대한 기대치를 바꾸어 결국 케인즈 승수가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주로 활동했던 이들을 흔히 민물 경제학자 freshwater economist라고 한다. 오대호 근처에 있는 시카고의 지리적 여건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제학자들이 얼마나 논쟁을 좋아하는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겠는가. 민물 경제학자들에 반대하는 짠물 경제학자 saltwater economist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해안에 위치한 학교에 재직했기에 짠물 경제학자라고 불리운다. 이들의 다른 이름은 New Keynesian이다. 이에 속하는 경제학자들은 Larry Summers, Greg Mankiw, Stanley Fischer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재정 정책 fiscal policy대신에 중앙은행 central bank의 역할을 강조했고, 중앙은행이 잽싸게 deft 경제를 조정하여서 승수효과를 뽑아내야 (squash) 한다고 말했다.

그럼 현재는 어떨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학계는 또한번 요동치고 있다. 이번에는 아직까지 뚜렷한 승자(?)가 없다. 다만 불황이후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하는 편이다.

최근에 벌어지는 케인즈 승수에 관한 논쟁이 흥미롭다. 2008년 이후에 케인즈 승수를 다시 계산하는 논문이 쏟아졌다. 예를 들자면, IMF는 케인즈 승수를 계산해서 1.5라는 결론을 낸 바있다. 사실 지금 이자율은 거의 제로에 이르렀는데, 이 상황에서는 재정정책 말고는 쓸만한 탄환도 없다. 80년 전 옛날 책을 다시 뒤적이는 수밖에는…

+ 덧1: 이번 연재는 조금 늦었습니다. 우선은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했고 (애는 밤마다 왜그리 서럽게 울어대는지), 또 별생각 없이 시작한 경제이론 연재가 너무 큰 관심을 받는 바람에 부담이 커져서 이기도 합니다. 경제학 비전공자인 경알못이 경제학 썰을 푸는데, 경제학 교수님과 박사님들이 보고 있으니 얼마나 살떨리던지요. 어쨌든 그냥 용감하게 올립니다. 어차피 제 포스트는 공부차원에서 하는 거니까요. 대신 오류가 있으면 바로 지적해 주실 것을 페친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오늘 포스팅은 주제 자체가 워낙 논쟁적이라 또 한번 살떨리네요.

+ 덧2: 다음 순서는 내쉬 평형과 먼델 플레밍 모형입니다.

경제학 관련 연재 이전 포스트 :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균형
세마리 토끼 잡기 – 먼델 플레밍 모형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3.세계화와 보호무역 –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

나를 포함한 경알못들이 경제학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분야가 어디일까.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무역이 아닐까 한다. 경제학자들은 무역에서는 적자(!)도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보호무역에 있어서도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한목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무역이 국가 경제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부를 창출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참고로 무역 적자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자본수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글의 주제를 넘어서기에 생략한다.)

경알못의 직관으로는 (또는 트럼프와 샌더스가 주장하기로는) 미국이 중국산 싸구려 물건을 수입하면서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가 망가진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펄쩍 뛰니 이건 또 어찌 된 일인가.

오늘의 주제는 바로 보호무역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Stolper-Samuelson theorem이다.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자유무역을 하면 개발도상국의 저가품 공세 때문에 선진국의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물론 이 이론은 한계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글의 말미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Tariffs and wages – An inconvenient iota of truth (the Economist, 8월 6일자)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를 이야기하기 전에, 1) 리카도 Daivd Ricardo 의 비교우위론 comparative advantage과 2) 헥셔-올린 모델 Heckscher-Ohlin model을 이야기 하자. 본론으로 바로 가고 싶지만, 어차피 공부하기로 한것 순서대로 제대로 공부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수식은 쓰지 않을 예정이고, a) 희소자원의 값이 비싸다. b) 생산의 3요소가 토지 land, 노동 labor, 자본 capital 이다 라는 기본 경제학 지식만 알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선 리카도의 비교 우위론부터.

리카도는 무역을 하는 것이 모든 국가에게 이익이라는것을 1817년에 비교우위론으로 증명했다. 그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물건을 더 잘만드는 경우에도 수입하는게 모든 물건을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는 이득이다. 비유를 들어보자. 동네에 한 변호사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변호사는 변호사 일도 잘하지만, 워드도 동네에서 제일 잘한다. 이 변호사에게 비서가 하나 있는데, 비서가 20분 걸릴 워드작업을 그는 10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그럼 변호사가 워드도 하고 변호사 일도 하는게 이득일까, 아니면 워드는 비서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변호에 집중하는 게 이득일까.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변호사는 변호사일에 집중하고 워드작업은 다른나라에서 ‘수입’하는게 이득이라고 말한다.

David Ricardo (1772-1823)

.

문제는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데에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생산에는 토지, 노동, 자본의 3요소가 있는데, 리카도는 이중에서 노동 만을 생각했다. 게다가 그의 이론은 노동의 공급이 무한정이라고 가정했고, 무역은 노동의 숙련도 차이 때문에 생긴다고 보았다.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1930년대에 Eli Heckscher 와 Bertil Ohlin는 생산의 3요소를 고려한 무역 모델을 만든다.

Eli Heckscher (1879-1952)

 

Bertil Ohlin (1899-1979)

.

헥셔-올린 모델에 따르면, 미국 같이 상대적으로 자본 capital이 풍부한 나라는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 집중을 하고, 중국 같이 노동력 labor이 풍부한 나라는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 집중을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무역을 통해서 중국 노동자들이 보충하게 되는 것이다.

OK. 무역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과연 노동자들에게도 그러한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경제학의 기본 원리중 하나는 ‘희소 자원은 비싸다.’ 이다. 그런데, 중국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자들의 일을 대신하면 미국에 노동 labor 자원 공급이 풍부해진다. 그럼 당연히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지지 않을까.

여기서 다시 경제학자들을 3가지 이유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우선 가장 간단한 설명은 국가의 소득의 총량이 증가하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가정이다. 물론 이는 여전히 논쟁이 많은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여기서는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자. 두번째는 물가다. 경제학자들도 무역을 통해서 노동자의 명목상nominal 임금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수입품이 들어오면서 물가가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적은 명목 nominal 임금으로 많은 물건을 살수 있게 되니 (구매력 증가) 노동자가 손해보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자들은 노동 labor의 특성 때문에 노동자는 손해보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Gottfried Haberler는 1936년 논문을 하나 발표하는데 그에 따르면, 노동력은 다른 자원과 달리 유연하기 때문에 경제 환경이 달라지면 적응을 한다. 단기적으로야 충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미싱공장에서 일하던분들이 결국 반도체 공장에서 일자리를 찾는다든지…)

그런데, 1930년대 말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던 Stolper는 Haberler의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스톨퍼 Stolper가 생각하기에 Haberler의 설명은 헥셔-올린 모델과 모순이 되었다. 헥셔-올린 모델은 ‘자유 무역’에서 각 나라 마다 풍부한 요소를 가진 물건을 생산하는데에 특화 된다고 말하는데, Haberler는 생산의 3요소 중에서 특별히 노동은 유연하기에 (versatile)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의문점을 3년 후배 사무엘슨 Samuelson과 공유를 한다. 이에 둘은 연구를 시작하고 1941년 Stolper-Samuelson theorem을 발표한다. (여담이지만, 사무엘슨은 밀턴 프리드먼 이전까지 미국 경제학계를 이끌었던 학자이다. 역시 후배를 잘 만나야 인생이 피고, 이름도 남는다.)

Wolfgang Stolper (1912-2002)

.

어떤 나라가 시계 (노동집약산업)와 밀(토지가 중요한 산업)을 생산한다고 하자. 또 이 나라는 생산의 3요소 중에서 토지와 자본이 풍부하고 노동이 부족한 나라라고 하자. 이 나라는 원래 시계 산업 보호를 위해서 시계에 10%의 관세를 부가하고 있다. 그런데, 무역압력 때문에 이제 10%의 관세를 철폐한다고 하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 같은 평범한 경알못이 생각하기에도 관세가 없으면 수입품이 10% 만큼 싸질 것이고, 이에 국내 시계 가격도 10%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면 시계 공장은 수지를 맞추기 위해 근로자를 해고하고 공장을 팔테니, 임금은 그 10% 만큼 하락하고, 렌트도 그 10% 만큼 하락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계 산업은 임금도 싸지고 렌트도 싸졌으니, 손익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난다.

나보다 조금더 똑똑한 경알못은 거기에 더 보태서 시계 산업이 노동집약 산업이라는 전제조건을 기억해 낼 것이다. 그러면 임금은 10% 보다 더 떨어지고, 렌트는 10% 보다는 덜 떨어지지 않을까 예측 할 수 있다.

둘다 틀렸다. 왜냐하면, 이 나라에는 시계 산업만 있는게 아니고 밀 농장이 있기 때문이다. 시계에 관세를 없앤다고 해서 밀의 가격이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밀 농장은 렌트도 떨어지고 임금도 떨어진 시장환경의 변화때문에 이익을 보게 되고,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그러면 밀농장의 확장 때문에 다시 임금도 올라가고 렌트비도 올라간다. 그런데 밀농장은 노동력보다 땅이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임금의 상승보다 렌트의 상승이 더 크다. 따져보면 결과적으로 시계 산업의 관세를 10% 낮춘 것이 렌트비는 약간 오르게 하고, 임금은 10% 이상 더 떨어지게 만든다. (이 설명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길. 수식과 함께 더 자세한 설명이 있다. Protection and Real Wages: The Stolper-Samuelson Theorem – Rachel McCulloch April 2005)

그래서 Stolper-Samuelson theorem의 결론은 뭔가. 관세를 없애면 자본이 풍부한 선진국의 경우에는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낮아지고, 개발도상국은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Stolper-Samuelson theorem은 당시에도 논란이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논문도 거절당했다. 당시 American Economic Review 가 거절한 사유는 다음과 같다. “a very narrow study in formal theory” 다시 말하자면,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라는 이야기다.

훗날 이 이론의 공저자인 사무엘슨도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다. 사무엘슨의 말을 옮긴다. “이론적으로는 이것이 가능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무역이 가져다주는 이익이 손해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고려를 하자면 말이다. Although admitting this as a slight theoretical possibility, most economists are still inclined to think that its grain of truth is outweighed by other, more realistic considerations”

Paul Samuelson (1915-2009)

.

다른 공저자인 스톨퍼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역시 ‘현실적인 고려’의 측면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사무엘슨과 같이 제도권 안의 경제학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를 완성하는 후속 이론을 세우려고 연구를 계속 했다. 그러나 그의 소망은 그가 죽은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 덧1: 경제 이론을 소개 차원에서 정리하다 보니 쉬운 설명을 위해 생략하고 간략하게 언급만 하고 넘어간 이야기가 많습니다. 경알못의 부족한 설명을 훌륭한 페친들께서 보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덧2: 며칠전 마침 김두얼 교수님께서도 립진스키 정리 Rybczynski theorem에 대한 글을 페북에 올려주셨습니다. (링크 ) 1955년 발표된 립진스키 정리와 1941년 발표된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는 둘다 헥셔-올린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가 생산의 3요소의 공급량과 구성비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가격의 변화를 분석하였기 때문에 소득분배에 집중하는 이론인 반면에, 립진스키 정리는 가격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서 생산 3요소의 공급량 변화에 비치는 영향을 분석했기 때문에 산업 성장에 더 집중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덧3: 앞으로는 케인즈 승수, 내쉬 평형, 먼델 플레밍 모형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갈수록 경알못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느낌이 들지만, 공부 차원에서 시작했으니 할 수 있을 만큼 해볼 생각입니다.

경제학 관련 연재 이전 포스트 :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균형
세마리 토끼 잡기 – 먼델 플레밍 모형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2.금융시장의 불안정성 – 민스키 모멘트

나는 ‘비주류’라는 말이 싫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비주류는 ‘주류’, ‘비주류’를 구분지으면서 미디어에서 검증된 기초 과학지식을 흔들 때 사용하는 오염된 단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계에는 비주류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학자가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하이먼 민스키 Hyman Minsky (1919-1996)이다.

Financial stability – Minsky’s moment (the Economist, 7월 30일자)

20세기 후반에 활동한 경제학자 민스키는 평생을 무명으로 지냈다. 굳이 계보를 따지자면 그는 후기 케인즈학파의 학자로 분류되는데, 말년에 그는 한물간 케인지언으로 취급되었다. 학계에서도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드물었다.

잊혀진 그의 이름을 사후에 발굴해낸 건 금융업계 투자자들이다. 미국 펀드 운영사 PIMCO의 Paul McCulley는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민스키를 인용해 민스키 모멘트 Minsky Moment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리고서도 민스키는 한동안 잊혀졌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서 재조명되었고, 지금은 민스키 모멘트라는 용어가 경제/금융권에서는 유행어가 되었다. 심지어 폴 크루그먼은 ‘이제 우리는 모두 민스키 주의자 들이다. We are all Minskyites now.’ 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프리드만이 말한 ‘We are all Keynesians now.’의 인용이다.)

도대체 민스키가 제시한 이론이 뭐길래?

민스키는 금융불안정 가설 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을 통해서 호황이 길어질 수록 그 호황이 종국에는 불황을 가져온다는 주장을 했다. 민스키는 주로 금융시장과 그 불안정성에 연구를 집중했는데, 그의 설명에 따르면 투자는 오늘의 돈을 내일의 돈과 맞바꾸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회사가 공장을 짓는다고 하자. 회사가 공장을 짓는 이유는 이윤을 남겨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함이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하기 위함이다. 회사가 공장을 짓기 위해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을 것이다. 회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돈을 쓰던지 아니면 남에게 빌려야 한다.

여기서 민스키는 돈을 빌리는 financing의 방법을 세가지로 분류한다. 그게 바로 헷지 금융 Hedge financing, 투기 금융 speculative financing, 폰지 금융 Ponzi financing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hedge financing은 공장의 현금 창출이 원활하여서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상환이 가능한 자금조달을 말한다. 가장 안전한 금융인 셈이다.

반면 speculative financing은 hedge financing에 비해 다소 위험하다. Speculative financing에서 회사의 현금 흐름은 이자를 갚을 정도는 되지만 원금상환을 하기는 모자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는 원금상환을 연장하고 (roll over) 계속해서 빚을 진다. 단, 회사가 계속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면 speculative financing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이 오를게 확실하다면 원금상환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원리와 같다.)

마지막은 Ponzi financing이다. 이는 가장 위험한 형태의 financing인데, 회사가 원금 뿐만이 아니라 이자를 갚을 능력도 되지 않는 financing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공장 설비의 일부를 팔거나, 다른 곳에서 빚을 더 끌어와 돌려막기를 해야된다. 민스키의 가설은 경기가 안좋아지면, hedge financing을 하던 회사들이 speculative financing 그룹이 되고, speculative financing을 하던 그룹은 Ponzi financing을 하는 그룹이 된다고 말한다.

왜 기업들은 무리하게 돈을 빌릴까?

민스키의 설명은 바로 장기간 지속된 호황에 있다. 모든 기업이 처음부터 투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인 호황이 계속되고 돈을 빌려서 판을 크게 벌이면 크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자명한 상황이라면, 안정만을 추구하는 것은 손해보는 행위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는 은행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돈을 빌려주면 그만큼의 이자가 들어올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굳이 엄격한 신용 관리를 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결국 민스키가 금융불완전 가설을 통해서 말하는 것은 장기적인 호황이 결과적으로는 경제 기반을 허약하게 fragile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민스키는 평생 비주류로 살았을까?

이코노미스트 지에 따르면,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그가 활동했던 20세기 후반은 합리적 시장efficient market에 대한 믿음이 강한 시기였다. 대표적으로 유진 파머나 로버트 루커스 같은 학자가 이에 속한다. 그들의 이론은 모든 정보가 시장에 완전히 공개되면, 시장은 평형 equilibrium 상태가 된다고 이야기 했다. (거칠게 옮기자면, 호황이 지속되는 상태)

또 민스키의 입장은 정통 케인지언과도 달랐는데, 이를테면 그는 힉스와 한센의 IS-LM 모형이 케인즈의 이론을 오해해서 너무 나아갔다고 말한다. (IS-LM 모형에 대해 좀더 설명하면 좋으련만, IS-LM은 좀 수학적인 이야기고 포스트로 소화할 내용은 아닌듯 하다. 궁금한 분은 주위에 거시 경제 전문가에게 개인지도를 받는게 더 좋을 듯.) 민스키는 IS-LM model이 금융부분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여담이지만, 학부에서 거시경제를 배울 때 IS-LM을 케인즈와 묶어서 배우기 때문에 IS-LM을 케인즈가 만든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학적으로 아름다운(?) IS-LM 모형은 힉스와 한센의 작품이다.

민스키는 하바드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처음 지도교수가 슘페터였다. 그런데 중간에 슘페터가 죽고서 민스키는 IS-LM을 만든 한센을 지도교수로 택하지 않고, 레온티예프에게서 사사를 받는다. 레온티예프도 노벨상 수상자이고 훌륭한 학자이지만 민스키가 케인즈를 숭배했다는 걸 생각하면 한센을 지도교수로 하지 않았던 것은 조금 의외이다. (개인적인 망상이지만, 민스키가 한센과 사이가 나빴던 게 아닐까? IS-LM을 비판했던 것도 그렇고…)

어쨌든 원래 얘기로 돌아와서 지금 우리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기에 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가 자명하게 들리지만 20세기 후반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았던가보다. 게다가 당시 학계에서 금융위기는 인기있는 주제도 아니었다. 민스키가 금융위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의 경험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1919년 생으로 대공황을 직접 겪은 세대이다.

민스키가 비주류였던 두번째 이유는 (개인적으로 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그의 이론이 수학적quantitative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민스키는 이론을 전개하면서 수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주류경제학이 수식과 모델의 정교함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와 상반된다. 민스키가 수학을 못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는 학부때 시카고대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뻘소리지만, 어쩌면 민스키는 수학이 싫어서 경제학과로 진로를 바꿨는지 모른다. 그런데 경제학에서도 수학은 역시 중요했던 것이다… ㅋ)

사실 그가 이론을 전개할 때 수학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학문에 대한 관점 때문이다. 그는 이론을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 항상 경계했다. 그리고 그의 학문적인 관심사는 특정한 상황 (특히 불황에서의 금융시장)이었지 일반화된 경제 전반이 아니었다. 그의 이러한 학문적인 태도는 지금에 와서도 그의 이론을 주류의 반열에 올려놓기 힘들게 만든다. 경험과 관찰에 근거한 그의 이론이 특정 주제를 설명하기에는 좋지만, 역시나 모델의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 된다.

예를 들자면, 최근 중국 경제의 침체를 두고서 혹자는 ‘민스키 모멘트’라는 말을 끌어다가 설명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민스키의 이론은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후기 자본주의 금융시장의 단면을 묘사한 이론이기에,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민스키가 무덤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면 땅을 치며 안타까워할 지 모른다. (물론 민스키는 ‘민스키 모멘트’라는 용어를 만들지도 않았다.)

+ 덧: 앞으로 연재에 대하여

지난번 정보경제학 information economics 페북 포스트에도 댓글을 달았지만, 내가 가진 경제학 지식이라는게 원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번 연재도 그저 이코노미스트지의 연재를 읽고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정리하는 정도이다. 딱히 번역도 아니고 내가 소화한 만큼 정리하기 때문에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경제학을 전공하시고, 또 연구하시는 훌륭한 페친분들께 주저없는 지적을 부탁드린다. 그게 내 공부에도 더 도움이 된다.

어쨌든 오늘은 민스키의 금융불안정 가설 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을 정리해 보았다. 앞으로는 이코노미스트 지의 연재 순서를 따라서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 케인즈 승수, 내쉬 평형, 먼델 플레밍 모형을 정리할 예정이다.

경제학 관련 연재 이전 포스트 :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균형
세마리 토끼 잡기 – 먼델 플레밍 모형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1.정보 비대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현대 경제학의 여섯가지 주요 이론을 정리해 연재 중이다. 지난주는 ‘레몬 마켓과 정보 비대칭’에 대해서. 6주에 걸쳐 진행될 이 연재는 앞으로 하이먼 민스키 모델, 스톨퍼 사무엘슨 정리, 케인즈 승수, 내쉬 평형, 먼델 플레밍 모형을 다룰 예정이다.

사실 내용은 교과서에 나올법한 수준의 상식인 것 같지만… 경알못인 나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연재이다.

공부 차원에서 연재를 보면서 나도 같이 정리해보려고 한다. 누구하고 약속한 건 아니니까 귀찮으면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 게다가 뒤로 갈수록 내가 이해 못할 소리가 많을 테니.

Information asymmetry – Secrets and agents (the economist, 7월 23일자)

어쨌든 오늘은 ‘정보경제학 information economics’ 이다. 정보경제학은 1960년대 후반 조지 애컬로프의 논문에서 출발했다. 당시 MIT에서 박사를 막 마친 애컬로프는 중고차 시장을 소재로 논문을 썼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레몬 시장’ 논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구매자는 판매자 만큼 차를 잘 알지 못한다. (겉은 멀쩡한데 사고 이력이 있다든지… 엔진이 자주 말썽을 일으킨다던지…) 애컬로프는 이런한 정보 비대칭 때문에 1) 멀쩡한 차는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고 2) 가격은 저가품 기준으로 형성된다고 이야기한다.

왜?

좋은 차가 $1000의 가치를 갖고 있고 나쁜차가 $500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멀쩡한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1000에 차를 팔고 싶어도 믿고 사가는 사람이 없기에 차를 안판다. (1번에 대한 설명) 그리고 차를 사는 사람들은 $1000의 가치가 있는 중고차가 시장에 없다는 것을 간파하고 $500 이상 가격이 매겨진 차는 사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시장가격은 평균값인 $750도 아닌 $500에 형성된다. (2번에 대한 설명) 이를 정보경제학에서는 역선택 adverse selection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이분이 노벨상 수상자에 석학으로 인정받지만 (요즘은 FRB 연준 의장 옐런 누님 남편으로 더 유명한 듯) 당시 애컬로프는 새파란 젊은이였다. 그의 ‘레몬 시장’ 논문은 주요 저널 3곳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퇴짜를 맞은 이유는?

그의 이론은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여러 이슈들을 ‘너무’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그의 논문은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하기에는 정직한 관찰의 결과일 따름이었다. 실제 2001년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 기자는 ‘레몬 시장’ 발견이 정말 노벨상을 받을 만큼 대단한 이야기입니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비대칭’의 개념을 가지고 경제현상을 바라보면 ‘인센티브’ 관점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현상들이 쉽게 이해가 된다.

예를 들어 신호 이론 signalling 을 보자. 이쪽 분야 선구자 중 하나인 스펜서는 구직시장에서 신호이론을 연구했다. ‘레몬 시장’의 예처럼 잡마켓에도 ‘정보비대칭’이 있다. 회사는 구직시장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하기 어렵다. 정확하게 판별하려들면 그만큼 돈과 시간이 소모된다. 대신 회사는 학벌, 자격증 등의 간판을 토대로 지원자의 역량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역으로 구직자는 간판을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signal로 활용한다.

여담이지만, 경제학의 논리는 어떤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준다. 특히 경제학이 사람과 교육을 다룰 때 그러하다. 아무래도 경제학이 효율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모든 것을 계량화해서 표현하려는 사상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교육의 목적을 직업을 얻기위한 수단으로 보면, 이러한 관점이 딱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대학을 직업학교로 보느냐 마느냐는 관점의 차이이다.) 신호이론의 관점으로 스펙 인플레를 본다면,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회사들이 지원자들에게 대학 졸업장 이외의 스펙들을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다. (아니면 명문대 위주로 쿼터를 가져간다던지…) 스펙이 직무와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능력있는 지원자를 판단하는 signal이 되므로.

Signal 이론을 이용하면 기업재무도 일부 설명가능하다. 기업의 현금 배당을 예를 들자면 신호 이론 관점에서 시장은 현금배당을 꾸준히 하는 기업을 현금 흐름이 양호한 우량기업으로 판단한다. (예전에 학교에서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은 계산상으로는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는 이야기를 배운적이 있는데, signal 관점에서는 현금배당이 자사주 매입보다는 조금 우월한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정보 경제학’은 역선택 adverse selection, 신호 이론 signalling 말고도 선별이론 screening을 다룬다.

선별 이론 screening의 예로는 비행기의 차등요금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항공사들은 돈이 많은 승객에게 좀더 비싼 요금을 받고 싶다. 그러나 역시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항공사는 비싼 돈을 지불하여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을 구별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이코노미석의 서비스를 조금 불편한 수준으로 낮춘다. 그래서 부자들은 이코노미석의 불편함을 피해보려고 지갑을 연다.

마지막으로 ‘정보경제학’이 다루는 분야는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와 대리인 문제 agent problem 이다. (둘은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글에서는 그부분 설명은 생략한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지 농땡이를 부리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면 거래할 때 상대가 싸구려 부품을 쓰고서 겉만 번지르르 한 물건을 제공하는지 알 수 없다. 이역시 정보의 비대칭 이슈이다.

정보 경제학이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당근이 너무 달콤하고 채찍이 너무나도 쓰디 써서 속임수를 쓰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게는 기업의 이익을 직원과 공유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는 미용실에서 미용사들에게 적용된다. 또는 기업에서 직원들을 개인 사업자로 등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한다고 항상 돈을 버는 것은 아니고, 어떤 일들은 일한 성과가 수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정보경제학은 다른 선택지도 제시한다. 바로 스티글리츠가 말한 ‘효율임금 efficiency wage’ 이다. (스티글리츠는 애컬로프와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기존의 경제학의 시각으로는 인센티브와 수요 공급에 기반해서 시장 가격 임금을 지불하는게 합리적이다. (완전경쟁 시장을 기준으로 마진이 없는 한계비용 marginal cost를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 경제학은 ‘효율임금 efficiency wage’, 즉 시장가격 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해서 직원이 농땡이 부리다가 회사에서 짤리기 싫게 끔 (채찍), 그리고 회사에 충성심을 올려서 알아서 잘 일하게 유도(당근)하여서 agent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해법으로 본다.

경제학 관련 연재 이전 포스트 :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균형
세마리 토끼 잡기 – 먼델 플레밍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