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정리해둔 외신 추천글에 필받아서

누군가 정리해둔 외신 추천글에 필받아서… (링크 글이 정리가 잘 되있다. 내 글은 그냥 수다.)

내가 외신을 주로 보는 조합은 주간지(Economist 또는 New Yorker) + 일간지(NYT 또는 USA Today)이다. 주로 시간이 있을 때는 New Yorker + NYT 조합을,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반대 조합을 선택하는 편.

정기 구독은 하지 않고 내킬 때 마다 사서 본다. 읽지 않고 쌓여있는 잡지/신문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돈이 좀더 들더라도 사서 보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서점에 정기적으로 가서 책을 둘러 볼 수 있는 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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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flicker)

Economist: 유학 준비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어도 짧고 국제 뉴스에 무지해서 버거웠다. 지금은 국제 뉴스 중 가장 신뢰하는 소스이다. 간략하고 통찰력 있게 한주 뉴스를 정리해준다. 기사가 짧아서 부담도 적다. 이름 때문에 처음에는 경제/경영지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경영/금융 쪽은 그다지 볼만한 기사가 없다. 정론 보수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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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Today: 이코노미스트와 반대로 이쪽은 아주 가볍고 쉽다. average American이 관심 가질 만한 스포츠, 미국 연예 소식이 많다. 영어도 쉬워서 부담없이 눈으로 주욱 훑기 좋다. 듣기로는 (미국)중고등학생이면 읽을 수 있는 단어 수준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미국 처음가서 영어도 어려운데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신문보려고 힘쓰기보다는 USA Today로 미국사람과 대화소재 찾고 꾸준히 읽는 버릇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서도 전부 볼 수 있다. 다만 기사가 미국인 관심사 위주라 한국에서 읽기는 오히려 버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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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er: 영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뉴요커를 추천한다. 뉴요커의 필자는 그 시대에 가장 글빨이 좋은 작가들이다. 이를테면 현재 의학분야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Being Mortal’의 저자 아툴 가완디 Atul Gwande가 주된 필자이다. 단편소설, 문학/미술 비평, 시도 실리지만, 각종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재판은 한나 아렌트가 뉴요커에 실은 르포이다. 40-50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존 치버, 블라디미르 나보코브, E. B. 화이트, 트루먼 카포티, 로날드 달, 존 업다이크 같은 작가도 뉴요커에 작품을 기고하거나 필자로 활약했다.

다만 글이 정말 길다. 분량 제약을 하지 않는 편집원칙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인지 여백에는 생뚱 맞은 카툰과 시가 군대군대 들어차 있다. 또 인문학 배경 지식이 없이 따라가기 힘든 내용이 많다. 나는 뉴요커를 읽을 때 사전 뿐 아니라, 위키피디아 까지 찾아가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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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뉴욕타임즈):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성향은 굳이 말하자면 리버럴하지만, 워낙 다양한 기사를 싣기에 딱히 성향을 분류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주로 정치/경제 기사를 보고, 아내는 문화면을 읽는다. 문화면은 다양하고 재미난 기사가 많아서 아내가 좋아한다. 정기 구독을 할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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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tlantic: 사회 면에 볼만한 기사가 많다. 뉴요커가 워낙 깊이 있고 길게 썰을 푼다면, 아틀란틱은 짧고 재미있고 쉽게 쓴다. 부담없으면서 시사를 따라 잡기 좋은 잡지. 게다가 인터넷에 공짜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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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 출퇴근길에 라디오 뉴스로 듣는다. 공영방송이라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를 표방한다. 나는 자극적이지 않은 스타일이 좋아서 즐겨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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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Week Tonight with John Oliver

외신은 아니고 정치풍자 코메디쇼이다. 일주일간 뉴스를 정리하고,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뉴스를 선정하여 이야기 한다. 유료채널인 HBO에서 방송을 하지만 Youtube에서도 대부분 볼 수 있다. (링크) 미국 정치 코메디에서 흔히 보이는 smart ass 스러운 면모나, 오버하는 모습이 없어서 좋아한다. 그의 nerd스러움과 영국식 액센트가 거부감을 줄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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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경영/테크 쪽은 진득이 앉아서 읽은 적이 없다. (나 공대출신 MBA 맞나?)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지루해서 몇번 보다 말았고, HBR(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은 자기 개발서 보는 것 같아서 꾸준히 보는 데 실패했다. Tech crunch는 단신 위주라서 재미가 없었음. 모두 좋은 잡지/신문들이다. 내 취향이 그렇다는 이야기.

The Gospel According to Garcia by Ariel Dorfman

이번 주 읽은 단편. 잊기 전에 남기는 메모.

뉴요커에 전문이 실려 있다.

The Gospel According to Garcia by Ariel Dorf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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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뉴요커 수록 소설 이미지)

짧은 단편이지만, 다양한 은유로 읽힐 여지를 남긴다. 예전에 고현정이 나왔던 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칠레 출신 망명자인 작가의 배경 때문인지 파시즘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이 었던 것은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은 ‘가르시아’에 대한 궁금증이다. 끝까지 왜 그가 사라졌는지 밝히지 않는다. 미스터리는 이야기를 읽게 만드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Beautiful stories about Oliver Sacks by Atul Gawande

이번 주 뉴요커에 실린 글을 공유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저자 아툴 가완디가 얼마 전 작고한 올리버 색스에 대해 썼다. 최근에 읽은 글 중 가장 따뜻한 글이다.

Oliver Sacks by Atul Gawande (The New Yorker 2015년 9월 14일자)

캡처

(image source: the New Yorker)

느낀점 1.
의사라는 직업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지만, 어쩔 수 없이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의사의 직업과 작가의 마음을 동시에 가진 색스는 끊임없이 환자의 시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은 (특히 문학의 경우) 누군가를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글은 공감하는 능력이 없이 쓸 수 없다. 말하자면, 드라마에서 아무리 악역이라 하더라도 배경 스토리가 들어가게 되면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인간이 되는 원리랄까. 그런 점에서 가완디나 색스 같은 분들의 시선은 참 아름답다.

느낀점 2.
생의 마지막까지도 쓰기와 읽기를 멈추지 않았던 노학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연구를 놓지 않았고,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보냈으며, 책을 읽었다. 이보다 아름답게 삶을 마칠 수 있을까.

느낀점 3.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을 사두기만 하고 아직 시작을 못했다. 가완디는 이 책을 쓰는 중에 색스와 서신을 교환했다고 한다. 당시 색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자서전을 저술하고 있었다. 책을 빨리 읽고 싶어졌다.

덧.
색스가 임종 전에 읽고 있었다는 책이 E.M.Forster의 ‘The Machine Stops’라고 한다. 다음에 서점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들춰봐야겠다.

참고로 올리버 색스가 임종을 앞두고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같이 올려둔다.

원문: My Own Life (뉴욕타임즈 2015년 2월 19일자)

한글번역: 나의 생애 (뉴스 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