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즈 선정 2018 올해의 책

오늘자 뉴욕타임즈에 올라온 클립.
13분 짜리 동영상인데, 보면서 짠했다. 부모님 세대와 그 분들의 삶을 여과없이 보는 느낌이었다.
쇠락한 고도시 북위의 수도 다퉁을 문화도시로 재건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겅시장의 이야기.
도시 재건 프로젝트 중, 50만이 이주했고 이는 도시 인구의 1/3이다. 오년 동안 이루어진 공사는 소도시 다퉁에 몇십억 빚을 남겼다. (오늘의 중국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이 영상에서 어떤 분들은 오늘의 한국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이 영상을 보면서, 서민들을 내몰며 개발 드라이브를 하는 정치인을 볼 것이고, 어떤 이들은 서민들과 소통하는 소탈한 공무원을 볼 것이고, 아니면 매일 4시에 일어나서 일만 매달리는 일 중독자를 볼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임에도, 영상은 강요하지 않고 시청자에게 판단을 맡긴다.
+ 덧: 찾아보니, 이 클립은 선댄스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중에 ‘The Chinese Mayor’라는 작품에 근거한 내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다퉁 개발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개봉했다고.
누군가 정리해둔 외신 추천글에 필받아서… (링크 글이 정리가 잘 되있다. 내 글은 그냥 수다.)
내가 외신을 주로 보는 조합은 주간지(Economist 또는 New Yorker) + 일간지(NYT 또는 USA Today)이다. 주로 시간이 있을 때는 New Yorker + NYT 조합을,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반대 조합을 선택하는 편.
정기 구독은 하지 않고 내킬 때 마다 사서 본다. 읽지 않고 쌓여있는 잡지/신문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돈이 좀더 들더라도 사서 보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서점에 정기적으로 가서 책을 둘러 볼 수 있는 덤도 있다.
(image source: flicker)
Economist: 유학 준비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어도 짧고 국제 뉴스에 무지해서 버거웠다. 지금은 국제 뉴스 중 가장 신뢰하는 소스이다. 간략하고 통찰력 있게 한주 뉴스를 정리해준다. 기사가 짧아서 부담도 적다. 이름 때문에 처음에는 경제/경영지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경영/금융 쪽은 그다지 볼만한 기사가 없다. 정론 보수의 정수.
USA Today: 이코노미스트와 반대로 이쪽은 아주 가볍고 쉽다. average American이 관심 가질 만한 스포츠, 미국 연예 소식이 많다. 영어도 쉬워서 부담없이 눈으로 주욱 훑기 좋다. 듣기로는 (미국)중고등학생이면 읽을 수 있는 단어 수준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미국 처음가서 영어도 어려운데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신문보려고 힘쓰기보다는 USA Today로 미국사람과 대화소재 찾고 꾸준히 읽는 버릇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서도 전부 볼 수 있다. 다만 기사가 미국인 관심사 위주라 한국에서 읽기는 오히려 버거울 수 있다.
New Yorker: 영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뉴요커를 추천한다. 뉴요커의 필자는 그 시대에 가장 글빨이 좋은 작가들이다. 이를테면 현재 의학분야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Being Mortal’의 저자 아툴 가완디 Atul Gwande가 주된 필자이다. 단편소설, 문학/미술 비평, 시도 실리지만, 각종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재판은 한나 아렌트가 뉴요커에 실은 르포이다. 40-50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존 치버, 블라디미르 나보코브, E. B. 화이트, 트루먼 카포티, 로날드 달, 존 업다이크 같은 작가도 뉴요커에 작품을 기고하거나 필자로 활약했다.
다만 글이 정말 길다. 분량 제약을 하지 않는 편집원칙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인지 여백에는 생뚱 맞은 카툰과 시가 군대군대 들어차 있다. 또 인문학 배경 지식이 없이 따라가기 힘든 내용이 많다. 나는 뉴요커를 읽을 때 사전 뿐 아니라, 위키피디아 까지 찾아가며 읽는다.
NYT (뉴욕타임즈):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지. 성향은 굳이 말하자면 리버럴하지만, 워낙 다양한 기사를 싣기에 딱히 성향을 분류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주로 정치/경제 기사를 보고, 아내는 문화면을 읽는다. 문화면은 다양하고 재미난 기사가 많아서 아내가 좋아한다. 정기 구독을 할까 고민 중.
The Atlantic: 사회 면에 볼만한 기사가 많다. 뉴요커가 워낙 깊이 있고 길게 썰을 푼다면, 아틀란틱은 짧고 재미있고 쉽게 쓴다. 부담없으면서 시사를 따라 잡기 좋은 잡지. 게다가 인터넷에 공짜로 풀린다.
NPR: 출퇴근길에 라디오 뉴스로 듣는다. 공영방송이라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를 표방한다. 나는 자극적이지 않은 스타일이 좋아서 즐겨 듣는다.
Last Week Tonight with John Oliver
외신은 아니고 정치풍자 코메디쇼이다. 일주일간 뉴스를 정리하고,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뉴스를 선정하여 이야기 한다. 유료채널인 HBO에서 방송을 하지만 Youtube에서도 대부분 볼 수 있다. (링크) 미국 정치 코메디에서 흔히 보이는 smart ass 스러운 면모나, 오버하는 모습이 없어서 좋아한다. 그의 nerd스러움과 영국식 액센트가 거부감을 줄여주는 것 같다.
그외: 경영/테크 쪽은 진득이 앉아서 읽은 적이 없다. (나 공대출신 MBA 맞나?)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지루해서 몇번 보다 말았고, HBR(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은 자기 개발서 보는 것 같아서 꾸준히 보는 데 실패했다. Tech crunch는 단신 위주라서 재미가 없었음. 모두 좋은 잡지/신문들이다. 내 취향이 그렇다는 이야기.
이코노미스트가 테크 기업들의 직장 문화에 대해 간단한 논평남겼다. 공유한다.
Digital Taylorism 2015년 9월 12일자
지난달 뉴욕 타임즈에서 아마존의 직장 문화를 1면에 다룬 적이 있는데 (NYT 기사 링크), 이게 꽤 이슈가 되었고 (관련 포스트), 이코노미스트도 한마디 보태는 모양이다.
기사는 테일러리즘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아마존과 같은 테크 기업들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번아웃’시키는 모습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아마존 사례를 Digital Taylorism과 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어쨌든, 기자가 정리한 Taylorism은 세가지 정도이다. a) break complex jobs down into simple ones (복잡한 일을 단위로 쪼개기); b) measure everything that workers do (모든 작업을 측정하기) ; and c) link pay to performance, giving bonuses to high-achievers and sacking sluggards (성과와 보상을 연동하기). 기사는 주로 세번째, 즉 성과와 보상 측면에 집중한다.
내가 알기로 Taylorism은 성과와 보상이 핵심은 아니었는데, 나의 이해와 기사의 내용이 핀트가 조금 안맞는다. 시간이 나면 주말에 Taylorism 관련 자료를 좀더 찾아보고 확인해봐야 겠다.
작년에 (Digital Tayloris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주제로 포스팅을 했었다. 뭐 결론이 나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기승전’딸램’으로 끝나는 포스트 였다.
어제 일자 (2015년 9월 10일) 뉴욕타임즈 기사를 읽고 느낀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기사 링크: New Data Gives Clearer Picture of Student Debt
지난달에 아마존 직장문화를 1면에 실은 뉴욕타임즈 기사에 대해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기사는 사례 위주(anecdotal)인데다가, 퇴사자의 입을 빌은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아 (내 기준으로는) 좋은 기사는 아니었다. 그러나 뉴욕 타임즈가 회사 이름을 거론하며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타임즈는 이슈를 만들줄 안다. 그 점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모두가 마녀사냥을 하는데, 같이 돌던지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건 황색 저널리즘이다.)
어쩌면 저널리즘의 역할은 이슈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경우 세상사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진실은 복잡다단하고, 딱잘라 말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반면에 힘있는 글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기자가 학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가 나간 후에 꽤 말이 많았나보다. NYT 역사 상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였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NYT 편집장은 그게 저널리즘이 해야할 일이라며, 아마존 같은 사례를 계속 발굴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image source: re/code)
링크: New York Times Editor Dean Baquet Says It’s His Job to Publish More ‘Amazon’ Stories
아침에 딸램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NPR 뉴스에서 아마존의 직장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이다. New York Times에서 1면에 아마존의 직장 문화에 대해 보도를 했더란다.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져서 기사를 찾아 보았다. 아마존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업무강도가 높기는 하더라. 이전에도 비슷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기에 아주 놀랍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몇몇 분들도 1~2년 있다가 해고를 당하거나 자연스럽게 그만두었다. 수평적인 구조라서 진급이 힘들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리고 사람을 상당히 많이 뽑는데, (우리회사 입사 동기 중에 한명도 작년에 아마존으로 옮겼고, 딸아이 친구 앤도 아빠가 아마존에 입사하면서 시애틀로 이사를 갔다.) 나가는 사람이 많아 인력 turn-over가 아주 빠르다.
기사 내용은 조금 극단적인 케이스를 가져다 쓴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기사는 아니다.) 퇴사자는 이전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마련이다. 이혼한 사람에게 전배우자에 대해 묻는다면 무슨 대답이 돌아오겠는가.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기사가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들었던 몇몇 사례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었고…
NYT가 과하게 이슈화 하긴 했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이슈를 만드는 능력이 대단하다. 한국 언론기관이 회사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 이런 류의 기사를 쓰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아마존은 이미 유통업계 1위이고 핫한 뉴스를 매달 쏟아내는 기업이다. 직장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로는 제격인 회사이다. 미국 회사도 파보면 직장 문화에 문제가 많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직원 입장에서는… )
돈 주면서 왕처럼 대우하는 곳은 없다. 미국 회사 대부분은 근무 강도로만 보면 한국의 직장을 넘어서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퇴근 후에도, 휴일에도, 휴가 기간에도, 업무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내가 미국와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육아휴직/출산휴가인데, 대부분의 미국 회사들은 육아휴직/출산휴가가 없다. (남녀 모두) 상황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무급으로 쉬는 정도이고 이마저도 그렇게 편하게 사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관련 포스팅: 미국의 육아휴직/출산휴가)
미국 안에서도 직장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간간이 있지만 시장논리가 우선할 때가 더 많다. NYT가 이렇게 이슈를 만들어 가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물론 당사자인 아마존 측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영문 원본 기사: Inside Amazon: Wrestling Big Ideas in a Bruising Workplace (NYT 2015년 8월 17일자)
한글 번역 (계란 소년님 블로그): 인사이드 아마존 : 가혹한 직장에서 거대한 발상과 씨름하기
제프 베조스 반박기사: Jeff Bezos says he doesn’t recognize ‘soulless and dystopian’ Amazon (The Verge 2015년 8월 17일자)
뉴욕타임즈에 실린 폴크루그먼 컬럼 (2015년 4월 17일자)
평소 그의 스타일 대로 실명을 거론하면서 화끈한 독설을 퍼붓는다.
요약하면,
– 2008년 금융위기에서 많이 회복한 미국에 비해 유럽은 아직도 헤매고 있다.
– 차이점: 미국은 재정적자로 불황을 대처했지만, 유럽은 긴축정책을 취했다.
– 유럽의 정책입안자들은 정치적 입장 때문에 새로운 경제 이론을 선택했다.
– 그러나 실상은 새로운 경제 이론보다, 옛날 경제학 (케인스 경제학)이 더 낫다.
+ 덧: 재정정책 논쟁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아래의 링크를 보기 바란다. 만화라서 이해하기 쉽(?)다. 만화의 저자는 중립적인 입장이다. (어떻게 보면 미묘하게 폴 크루그먼을 반대하는 입장에 서있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