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이후

미국 살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이슈가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총기 이슈고 다른 하나는 이민 이슈다. 둘다 나의 정체성과 연결이 되어 그렇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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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면서 두딸을 키우는 외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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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가 본격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 된건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때이다. 초등학생이 희생되자 여론이 움직였고,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4달후에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강화법이 상원에 올라갔다가 기각 된게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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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ime magazine, 샌디훅 총격 당시 대피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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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컬럼바인, 버지니아 공대 사건이 있었지만, 사회 문제로 대두된건 샌디훅을 기점으로 보는게 적절해보인다. 규제의 움직임이 있고서 이후에 총을 구하지 못할 걸 우려한 사람들이 총을 구매했다. 이제는 그게 패턴이다. 총기 난사 사건이 있을 때마다 총기 구매가 급증하고 총기 회사들의 주식이 오른다. 총은 미국 전역에 풀렸고, 모방심리와 더불어 총기난사는 사회 현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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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훅 이후 총기 규제는 거꾸로 느슨해지기만 했고, 국회는 여론에 등떠밀려 몇차례 법안을 상정했지만 통과된 것은 1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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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기대를 접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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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희망적인 뉴스가 요즘 들린다. 정확히 말하면 가슴아픈 뉴스이다. 총기 문제를 학교에서 실제로 경험한 소위 ‘mass-shooting generation’ 이라고 한다. 어린 학생들이 이제 유권자가 되었는데, (일부는 여전히 학생이지만,)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건의 생존자들이 서로 위로하고 모인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이들은 효과적으로 해당 지역구 의원들을 공략하고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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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난사에서 생존한 고등학생들이 BS 연설을 하기도 했는데, 자세한건 페친님의 링크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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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나 이민자 이슈는 둘다 딱히 답은 없는 이야기인데, 그래도 이번에는 총기 이슈에 조금 희망을 걸어본다. 즉각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안들지만. (그치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중요한 변화는 서서히 그리고 잊을 만할 때쯤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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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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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플로리다 총기사건 이후 AR 15 규제가 많이 이야기 된다. (이상징후가 있었던) 청소년이 AR 15을 손쉽게 구매했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AR 15은 쉽게 말하면 자동격발 기능만 제거된 M16아니면 K2 소총이라고 보면된다. (그리고 그 자동 격발 기능은 범프 스탁이란 장치로 합법적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AR 15는 서류 몇장만 작성하면 당일 구매가 가능하다. 오히려 권총이 쿨다운이 적용되서 몇일이 걸리고 더 사기 어렵다. 그러니까 플로리다 학생이 울먹이며 말한 것 처럼 미국에서는 청소년이 술담배 사는 것 보다 AR 15 사는게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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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총기 이슈를 정리할 때 반자동 소총에 대한 부분을 쓴 적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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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왜 산불이 자주날까

지리관련 궁금증을 매번 명쾌하게 정리해주시는 지리샘 페친님의 포스트. “캘리포니아는 왜 산불이 자주날까?”

링크: 대기 대순환과 지형이 만들어내는 캘리포니아의 산불

이건 딴 얘기지만,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캘리포니아 산불 뉴스를 보실 때마다 걱정을 하시는데, 캘리포니아가 애틀란타와 전혀 다른 동네라는 걸 아무리 설명해드려도 마땅해 하지 않으신다.

얼마전에 오셔서 주변에 녹지 비율이 높고, 미국 집이 대부분 목조 건물이라는 걸 보시고는 걱정이 더해지셨다. 산불 한번 나면 정말 일나겠다며.

캘리포니아와 조지아는 기후도 다르고, 지형도 다르고, 거리도 엄청나게 먼… 나라만 같은 미국일 뿐이지 전혀 다른 동네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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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계화와 Anti-반세계화

페북에서 작년 오늘 포스트로 페루 APEC 정상회담과 TPP의 우울한 앞날을 예감했던 기록이 떴다. 역시나 예상대로 몇달뒤 트럼프가 취임 하자마자 한 첫번째 일이 TPP 철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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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며칠전 (11월 11일) APEC 정상회담 중에 TPP 참가국이 미국 없는 TPP를 진행하기를 결의했다. 이름하여 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he T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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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없는 TPP가 앙꼬없는 찐빵이긴 하다. 올해 다낭 APEC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America First 연설에 답변하는 정치적 제스처라고 읽히는 모양이다. 그래도 각국 GDP의 1~2%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니 (아래 도표) 밑지는 장사는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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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치적으로는 보호무역이 대세임에도 사실 무역자체는 활황이다. 올해 WTO가 전망한 merchandise trade (상품 무역) 증가분은 3.6%인데 이는 전세계 GDP 증가를 상회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 무역은 올해 상당히 좋다. 아래 그래프는 몇일전 발표된 싱가포르 무역 수치. 확실히 2016년 들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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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 이슈 관련 정리 (작년 글)

라스베가스에서 총기 난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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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한글 뉴스 링크

작년 올랜도 참사 보다 큰, 최악의 총기난사로 기록될 듯 하다.

미국인이 아니고서 미국의 총기 이슈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작년 올랜도 참사 때 이를 이해해 보고자 정리해 본 적이 있다. 링크를 공유한다.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회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추가로 올여름 올렸던 포스트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총기사고

미국에 살면 몇년 안에 총맞는 거 아니냐?, 2016년 6월 10일 포스트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총기사고

지난주에 미국에서는 총기사고가 두건 있었다. 둘다 수요일 하루에 이러난 일들이다. 하나는 공화당 의원들을 노린 사고였고, 다른 하나는 UPS에서 교대 근무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관련기사: Victims of shooting at San Francisco UPS facility are identified as families and co-workers mourn (LA Times)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UPS 총기사고는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다. 범인을 포함 4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작년에 본사 파견 피크 시즌 지원팀으로 갔었던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아는 분들은 아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마침 며칠 전에 시카고의 총기 사고에 올린 적이 있었다. (작년에 올린 글을 재공유했었다.) 작년 메모리얼 데이 연휴 때 시카고에서 64명이 총에 맞았고, 그중 6명이 사망했다. 그 글을 올리면서 한마디 덧붙였는데, 미국에서 총기사고는 대부분 우범지역에서 일어나기에 평범한(?) 미국인들은 총기의 위협을 매일 느끼며 살지는 않는다. 시카고의 경우도 대부분 교민은 북쪽에 많이 살고, 서부와 남부 우범지역에 가는 것만 조금 조심하는 정도지 총기의 위협을 의식하며 살지는 않는다.

관련해서 작년에 정리해둔 시카고 살인사건, 총기사고 관련 포스트들 링크도 남긴다.

미국에 살면 몇년 안에 총맞는 거 아니냐?, 2016년 6월 10일 포스트
시카고 살인사건 발생률, 2016년 6월 8일 포스트

그렇기는 하지만 미국에 살면서 총기사고 이야기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데, 종종 건너건너아는 분들이 당한 불운한 사건들을 접할 때면 더욱 마음이 안좋다. (다행히도 직접 아는 사람의 사고 소식은 들은 일이 없다.) 수요일 사고 처럼 큰 일은 아니었지만, 작년에도 같은 층에 일했던 한 분에게도 안좋은 일이 있었다.

몇년 살아보니 미국에서는 한국 교통사고 참사 소식 듣는 정도의 빈도로 총기사고를 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지낼 때도 건너 건너 아는 지인 중 하나 쯤은 끔찍한 교통사고 스토리가 있는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빈도로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의 총기사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냥 느낌만이 아닌 것이, 실제로 미국에서 총기사고의 사망률은 교통사고 사망률과 비슷한 정도 이다.

(CDC 관련 자료: https://isaacinseoul.wordpress.com/2015/12/03/vital_statics/)

총기 규제와 미국의 총기 이슈는 미국인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주제 중에 하나이다. 작년에 올랜도 총기 참사 이후 이 문제에 대해서 꽤 심각하게 고민하고 찾아본 적이 있었다. 나름 4편으로 나누어서 연재를 했었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관련해서 아래 링크들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같다.

1편: 총을 가질 권리 (2016년 6월 18일자 포스트)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2016년 6월 19일자 포스트)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2016년 6월 20일자 포스트)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2016년 6월 20일자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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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종교인들의 정치성향 조사

요약하자면 (기사 제목대로) 목사들(특히 침례교)은 공화당지지, 랍비들은 민주당지지, 신부들은 중도파라고한다. 개신교를 더 자세히 보면, 그안에서도 성공회 주교와 장로교 목사들은 다소 진보적인 편이고, 감리교 목사는 중도, 침례교 목사는 보수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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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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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종교인과 해당 종교 신자들이 같은 정치성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감리교를 예를 들자면 신자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많지만 목사들은 중도이다.

기사에는 더 상세한 설명도 있고, 종교인들의 성별비, 나이 평균, (종교인이 사는 지역의) 평균 가구 소득과 교육수준 등의 세부자료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기사를 참조.

관세와 부가가치세, 무역전쟁, 그리고 차트

관세와 무역장벽관련해서 깔끔한 도표들이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렸기에 공유한다. 나는 역시 차트성애자다. 잘정리된 이쁜 그림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차트들을 세심히 보다보면 미국과 (대미무역 흑자를 보는) 상대국가들이 숫자를 어떻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가가 잘 보여서 재미도 있다.

처음 두개의 지도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무역 장벽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잘 보여준다. 첫째 지도는 관세율을 음영으로 나타내었고, 두번째는 거기다가 부가가치세 VAT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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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차이로 본 무역 개방정도는 WTO가 보는 세상과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들어 논란이 되는게 두번째 지도이다.

VAT가 무역 장벽이 된다는 주장은 트럼프정부 국가무역위원회 피터 나바로 위원장이 시작했다.

참고: 트럼프 경제 공약집

이 주장은 관점에 따라 논란이 된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수출품에 부과되는 VAT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국에 없는) VAT와 (미국에 있는) 판매세가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좀 헤깔린다. 그런데 기업입장에서 VAT는 중간에 부가가치가 생기는 단계마다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수출품은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수출품 VAT 환급은 국내 수출기업에 부과되는 불공정한 세금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어차피 국내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은 수입품이나 국산이나 동일하다.

반면 나바로 측은 이렇게 부과되는 세금이 미국 기업의 아웃소싱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입장이다. 아예 말이 안되는 건 아닌데, 나는 백프로 공감하는 편은 아니다. 어쨌든 국경세 border adjustment tax (or DBCFT) 도입이나 무역장벽 논란에 큰 주축이 되는 논리적 토대인 것은 사실.

관련 기사
Trump’s ‘incredibly misleading’ claim on Mexico (CNN Money, 2016년 9월 28일)

(아참, 혹시 인용이 트럼프에 부정적인 CNN 기사라 문제가 있지 않는가 라고 묻는 분이 있을까 싶어서 보태자면, 제목만 보면 정파적인 논조가 있을지 모르나 내용은 그렇게 정파적이지만도 않다.)

어쨌든 원래 도표로 돌아와서, 관세에다 (논란은 있지만) VAT를 더하면 확연하게 미국에 비해 타국의 무역장벽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보기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린 경제를 가졌고. 그렇게 보면 미국이 가장 큰 피해자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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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세번째, 네번째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그러니까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할 때, 개도국이었기에 높은 관세를 유지하는 걸 허용해 주었는데, 지금도 그런가라는 질문에 대한 힌트들이다. 이제는 중국을 개도국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입장과 여전히 중국은 인구대비 숫자로 보면 갈길이 멀다는 입장의 차이이다. 이 역시 미국이 보는 관점과 중국이 보는 관점의 상대적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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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참 무역이라는게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숫자를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달라진다.

트럼프 등장 이전부터 미국에서는 무역 시스템이 미국에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대선에서 샌더스도 동일한 입장이었고.

나는 트럼프가 어젠다를 잡고서 방향을 이끄는 사람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데, 이를테면 트럼프 이전에도 무역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있었고, 트럼프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을 뿐이다. (나는 트럼프 정권에서 보이는 nationalism 경향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도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지금의 중국은 (여전히 많은 무역장벽을 가지고 있지만) 자본 시장을 개방하는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베일아웃이나 보조금 등의 혜택을 늘리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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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세상은 이렇게나 변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관련한 이전 포스트
미국/멕시코 관계, 그리고 나프타 (1월 27일 포스트)

아래는 국경세 DBCFT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 권남훈 교수님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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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경제

워싱턴에서 들리는 뉴스를 제외하고 따져보면, 미국경제는 사실상 모멘텀을 맞이했다는 NYT기사.

모멘텀까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성장을 보이는 것을 사실. 생각해보면 트럼프 랠리는 그냥 요즘 기업들 실적이 좋다는 이야기 아닌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I inherited a mess’라고 했는데, 이정도면 축복을 물려받았다고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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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대통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보는 편이지만, 트럼프의 논리 대로라면 그렇다는 이야기.

미국인 캐나다 대량 이주 사례

미국인의 캐나다 이주 관련 이코노미스트지 통계자료

How easy is it for Americans to move to Canada? (The Economist, 1월 26일자)

기사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미국인들의 캐나다 대량 이주가 세번 있었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부시 때를 포함하면 네번)

첫번째는 미국이 독립할 때 영국 왕실 지지자들이 4만명 가량 이주를 했고, 둘째로는 노예들이 비밀 결사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통해 자유를 찾아 도망친 일이 있다. 그때도 약 4만명 가량으로 추산. 셋째는 베트남 전쟁 때 징병을 피해서 약 3만명 가량이 도망쳤다고.

최근에는 부시가 재선되고 나서 캐나다 이주 인구가 급증했던 예가 있다. 이건 단순히 부시 정부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니 정확한 숫자 추산이 불가능 하지만, 어쨌든 수치상으로 클린턴 때에 비해 크게 증가한 걸 볼 수 있다. (아래 도표 참조)

그런데, 정말 트럼프 때문에 캐나다 가는 사람들이 있을라나?

우리 딸내미는 트럼프 때문에 한국가야겠다고 가끔 그런다. 지가 뭘안다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