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마운틴과 아틀란타의 붉은 흙

아틀란타는 관광지가 아니라서, 친지/친구가 방문하면 마땅히 데려갈 만한 곳이 없다. 그래도 한군데 들리는 곳이 있다면 바로 스톤 마운틴 Stone Mounta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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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틀란타 스카이라인 (image source: wikipedia)

514m의 나지막한 화강암 덩어리일 뿐인 이 산은 멀리서 볼 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는다. (남산보다 조금 낮은 정도.) 그러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산정상에 오르면 자연에 대한 색다른 경외감을 느낄 수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산이라고는 없는 곳에 홀로 솟아 존재하는 거대한 하나의 돌덩어리.

또하나 인상적인 것은 눈길이 닿는데 마다 펼쳐진 녹색 물결이다. 어떤 분은 녹색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했다. 자연은 이렇게 광활한데 그안에서 매일 고민하며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작은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틀란타는 녹지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내가 처음 아틀란타에 방문했을 때, 울창하고 키가 큰 나무들이 인상적이었다. 아틀란타는 ‘city in a forest’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36.7%의 녹지 비율을 자랑한다. 미국 대도시 평균 녹지 비율은 27.1%이다. (출처: Tree Cover % – How Does Your City Measure Up? | DeepRoot Blog) 물론 아틀란타도 계속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기에 이 비율은 1974년 48%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수치이다.

나무의 종류도 다양하다. magnolia 부터 dogwood, Southern pine, 그리고 커다란 oak tree까지… 아틀란타가 미국 10대 도시 중에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면 울창한 나무들이 의외이기는 하다.

생각해보면 이곳이 예전에는 농사의 중심지였다. 면화 농사는 이지역의 역사를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다.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는 나는 토질이나 흙의 색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얼마전 방문하신 장인 어른은 아틀란타의 흙이 붉다고 하셨다. 장인어른은 주말 농장을 하시기 때문에 아무래도 땅이 눈에 들어오셨던가 보다.

아틀란타를 배경으로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도 붉은 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은 레드 버틀러가 스칼렛에게 말하는 대사의 한 부분이다.

You get your strength from this red earth of Tara. You’re part of it and it’s part of you. I’d give anything to have Tara the way it was before the war.

붉은 진흙은 일반적으로 땅에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표시이다. 암석과 식생들이 오랜세월 풍화를 겪고나면 지형이 평탄해지고 농사를 짓기 좋은 토양으로 변해간다.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물빠짐이 좋으며, 통기성이 좋은 남부의 토지는 농사를 짓기에 최적이다. (참고자료: Why are Georgia Soils 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