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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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고종석의 글쓰기 특강 시리즈를 발견했다. (링크: 고종석 “글쓰기의 쾌감, 중독되면 끊을 수 없어”) 글쓰기 특강 연재의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을 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일맥 상통하는 듯.

특별히 공감한 두 부분

“달리는 사람에게 고비를 넘기고 나면 찾아온다는 marathoner`s high가 있다면 글 쓰는 사람에게는 writer’s high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글 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첫 번째 독자이기 때문에 글을 읽으며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쓴 글이 제법 마음에 드는 순간, 그 쾌감을 맛보게 되면 거기에 중독되어 계속 쓰게 된다는 거였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고종석은 몇 가지 작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하나는 글을 쓸 때 행갈이에 신경 쓰라는 말이었다. 의외로 많은 수강생들이 행갈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나의 문단은 하나의 생각 덩어리이기 때문에 문단을 제대로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단을 잘 나눌 수 있다는 건 글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글을 읽는 즐거움을 알고 있는 듯하다. 고종석은 또 문단나누기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내가 처음 글쓰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연습했고 지금도 신경쓰는 부분은 문단 나누기와 한 문단에 한가지 생각만 담기이다. 아직도 그게 쉽게 되질 않는다. 공감가는 글을 만나고서 박수가 쳐졌다.

나는 글을 쓸 때 나쁜 습관이 많이 있다. ‘수동태의 문장을 즐겨 쓴다.’ ‘만연체의 문장을 쓴다.’ ‘쓸데없는 부사와 겹조사로 겉멋을 부린다.’ 등등… 내 사고 체계가 명료하지 못해서 머리속의 생각을 처음 글로 옮겨 놓으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단어의 나열일 경우가 많다. 나는 나의 글을 교정을 볼 때는 이런 부분에 몹시 주의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본다.

가장 간결하면서도 글맛이 있도록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한 사람은 헤밍웨이이다. 그가 말한 글쓰기에 대한 언급도 여기 몇자 옮겨본다. 그러고보니 헤밍웨이와 고종석은 기자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구나.

“글을 쓰는 일은 잘해야 외로운 삶을 사는 겁니다. 작가를 위한 단체는 외로움을 덜어주지만 글이 좋아지는가 하는 점에는 회의가 듭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면 작가의 공적인 위상은 올라가지만 작품의 질이 떨어질 때가 종종 있죠. (노벨상 수상소감 중에서)”
“내가 이룬 성공은 모두 내가 아는 것에 관한 글을 써서 이룬 것입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조심성이 많아질 뿐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두사람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네. 자신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완벽한 글, 그게 아니면 멋진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 그다음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글을 쓰네. 그녀가 읽거나 쓸 줄 아는지, 또는 생존인물인지 고인인지 상관하지 않고 말일세.”

요즈음의 나를 보면 글쓰기에 중독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제 조금 숨도 고르고 쉬어가며 글을 써야겠다. 내공이 부족한데다가 생업이 있는 사람인데 이러다가 주화입마에 빠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