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의복과 종교에 대한 단상들

1.
터키의 노벨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정치소설을 하나 쓴 적이 있다. 제목은 ‘눈’이다. ‘눈’에는 아래와 같은 세속주의자와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대화가 나온다. (편의상 A와 B로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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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han Pamuk (19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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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자들이 히잡을 벗고 머리를 내놓는 것이 이 나라에 무슨 이익을 주지? 히잡을 벗으면 유럽인들의 대우가 달라지나?

서구화에 대한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B: 나도 딸자식이 있어. 히잡을 쓰지 않았지. 아내가 히잡을 쓰는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난 여식에게도 간섭하지 않네. (중략) 내 딸은 ‘아버지, 저 역시 모든 여학생들이 히잡을 쓰고 들어오는 교실에 머리를 드러내놓고 입실하는 용기를 내지는 못할 거예요. 할 수 없이 히잡을 쓸 거예요.’ 라고 말했네.

히잡을 쓰지 않을 권리를 말하는 세속주의자의 항변이다.

이어서 B: 내 딸의 변명은 동시에 다른 많은 터키 여성의 변명이기도 하네. 여성이 히잡을 벗는다면,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더 편하고, 더 존경받는 위치에 있게 될 걸세.

히잡이 여성을 억압한다는 세속주의자의 의견이다.

A: 히잡은 여성을 불편, 겁탈, 모욕으로부터 보호하고, 사회 속에 더 편히 나갈 수 있게 만들어. 과거에 밸리 댄서였던 멜라핫 샨드라를 포함해 나중에 히잡을 쓰게 된 많은 여성들이 밝혔듯이, 히잡은 여성들로 하여금, 길거리에서 남자들의 동물적인 감정에 호소하는가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다른 여성들과 경쟁을 하고 이 때문에 화장을 해대야 하는 가련한 존재에서 벗어나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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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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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터키는 이슬람 국가이다. 그리고 프랑스와는 반대로 이슬람의 입장에서 세속주의, 즉 정교분리 원칙을 채택한 나라이다. 프랑스처럼 학교에서 히잡을 금지하였었다. 그러나 2013년에 이 법은 폐지 되었다.

참고자료: 세속주의라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 사람들은 왜 에르도안에 열광할까? (산타크로체 블로그)

두사람의 대화는 평행을 달린다. 서로 귀를 막고 대화를 하던 끝에 근본주의자 A는 세속주의자 B를 살해한다.

2.
‘눈’에서 내가 인상깊게 읽은 다른 구절은 다음과 같다. 소설의 초반부에서 세속주의자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도 아닌 주인공 카는 이렇게 말한다.

“터키에서 신을 믿는다는 것은, 가장 숭고한 사고 가장 위대한 창조자와 홀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 어떤 단체에 들어가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3.
세속주의자들은 무슬림 여성의 히잡을 벗기는 일이 여성을 해방시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히잡을 쓰는 여성의 결정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인 무형의 압력에 굴복하는 일이다.

그러나 서구사회에서 히잡착용은 반대의 의미를 가진다. 이슬람이 소수인 곳에서는 히잡착용이 반대로 사회적인 압력에 저항하는 행위이다.

프랑스 공화주의자들은 이를 세속주의에 대한 무슬림 집단의 분노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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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쓴 여성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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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는 꽤나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교회에서 컸다. 여름이 되면 나의 교회는 성도들의 복장을 주의시키는 일을 잊지 않았다. 서로가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 짧은 치마, 끈나시, 슬리퍼를 자제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오면 어김없이 따가운 시선이 꽂혔다.

5.
법으로 복장을 규제하는 프랑스, 터키의 사례와 한국 보수적 교회안에서의 복장 권고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왜 종교는 여성의 복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6.
꾸란을 우선 보자. 히잡의 근거가 되는 구절은 33:59이다.

“예언자여 그대의 아내들과 딸들과 믿는 여성들에게 베일을 쓰라고 이르라 그때는 외출할 때라 그렇게 함이 가장 편리한 것으로 그렇게 알려져 간음되지 않도록 함이라 실로 하나님은 관용과 자비로 충만하심이라”

꾸란에 근거하여, 무슬림들은 히잡이 여성을 보호한다고 항변한다. 그리고 강간과 모욕, 불필요한 시선에서 여성을 자유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는 소설 ‘눈’에서 등장하는 근본주의자의 생각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고린도전서 11:5)

천주교에서 미사를 볼 때에 여성이 흰천을 쓰는 전통은 이에 근거한다. 다만 현대에 와서 천주교는 이를 강제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독교는 성경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전통을 폐지 시켰다.

7.
내가 아는 바로는 무슬림에게 신앙은 꾸란을 글자그대로 지키는 것이다. 꾸란은 알라의 말씀이다. 아랍어로 쓰인 경전 자체를 신성하게 여기는 무슬림은 원어의 의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 번역본을 사용하는 것조차도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제한한다. (예를 들어 아랍어를 모른다거나…) 그리고 신자에게 아랍어를 배울 것을 권장한다.

이슬람과 교회(여기서는 천주교, 기독교를 합쳐서 교회라고 그냥 칭하기로 한다.) 모두 동일하게 ‘경전’을 중요시하는 종교이다. 그러나 교회는 종교개혁 이후에 번역된 성경도 권위를 인정하였다. 그리고 성경을 글자 그대로를 따르기 보다는 성경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을 더욱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사소해보이는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가져왔다. 문자 그대로의 해석이 이슬람을 중세(선지자 무하메드 시절)의 세계관에 머물러 있게 만들었다면, 교회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관습에 열린 태도를 갖게 된 것이다.

8.
시간이 된다면 이어서 교회가 종교개혁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특히 이슬람과 비교해서), 그리고 존 로크를 살펴보면서 세속주의와 계몽주의가 서구사회와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볼 계획이다.

종교적인 주제의 포스트는 부담스럽지만, 어쨌든 burkini를 시작으로 연결되는 이번 포스트에서 종교 이야기를 빼놓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9.
오늘의 이야기를 맺으며 성경과 하디스(이슬람의 또다른 경전)를 인용한다. 둘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다. 그리고 의복 논쟁을 둘러싼 나의 결론 이기도 하다.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

“Allah does not look at your figures, nor at your attire but He looks at your hearts [and deeds]” Chapter 1 – Hadith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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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세속주의 laïcité (라이시테)

지난번 프랑스의 수영복 전쟁 포스트에 이어서, 프랑스의 세속주의 전통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번 포스트에 한 분께서 프랑스가 전신수영복 burkini 금지를 하면서 수녀복은 허용하는 모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셨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다.

실제 이번 이슈 이후에 이를 비난하는 아래와 같은 트윗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https://t.co/MTlIuAbQ4E

다만 현대에 와서 프랑스의 세속주의 Laïcité 원칙 적용은 ‘성직자’에 한해서는 예외가 적용된다. 이슬람에만 차별을 한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 프랑스에서는 (대형)십자가를 공공장소에 전시하는 것도 금지되고, (이미 지어진 성당은 문화유산으로 간주하여 예외로 본다.) 동일한 원칙으로 유대교의 상징 다윗의 별을 전시하는 것도 금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관청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구유 장식도 불법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작년에 이야기가 많이 되었던 샤를리 에브도 같은 경우도 어떤 면에서는 세속주의 Laïcité 정신에 기초한 단체로 볼 수 있다. 이 잡지는 이슬람은 물론이고 가톨릭과 모든 종교단체를 조롱하고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반은 이슬람혐오가 아닌 무신론(또는 반종교)에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프랑스의 반종교정책은 유럽에서도 강경한 편이라 (타종교에 대한 포용력이 큰) 한국적인 정서에서도 심하다 싶을 정도이다. 2011년 사르코지 정권에서 laïcité는 더욱 강화되어 1946년 부터 65년간 방송된 기독교 라디오 설교도 금지된 바 있다.

혹시 모를 오해를 피하기위해 내 입장부터 밝힌다. 지난번에 전신수영복 burkini 금지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도 프랑스의 조치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었다. 사실 나는 프랑스의 세속주의와 공화주의적 전통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미국적인 개인주의에 좀더 공감하는 편이다.

지난번 포스트에 언급했듯이 프랑스와 미국은 다문화를 수용하는 데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나는 공화주의 전통을 근간으로하는 프랑스식 모델이 지금에 와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프랑스가 말하는 관용(똘레랑스)은 공화주의 원칙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한다. 공화주의 원칙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유, 평등, 박애, 세속주의, 애국주의가 이 공화주의의 근간이다.

프랑스 헌법 1조는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프랑스는 분할될수 없고, 종교에 의해 통치되지 않으며 민주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La France est une République indivisible, laïque, démocratique et sociale.” 헌법 첫문장부터 프랑스는 세속주의국가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종교와의 대립은 프랑스 혁명 (1789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혁명정부는 당시 교회의 재산을 몰수한다. 당연히 로마 교황청은 격렬하게 반대를 한다. 이에 프랑스는 두차례 로마를 침공한다. (1798년, 1809년) 혁명정부는 가톨릭을 앙시앵레짐의 한축으로 여겼고, 프랑스 헌법에 충성서약을 하지 않은 성직자들을 범법자로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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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시엥 레짐을 풍자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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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나폴레옹은 왜 교황과 화해했을까? (nasica 블로그)

이후 나폴레옹은 교황청과 화해를 하게 되는데, 가톨릭을 프랑스의 주요 종교로 인정하는 대신 교회를 프랑스 정부의 관리 아래 두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정교(政敎) 협약 (Concordat)이다. (18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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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ord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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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프랑스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분명히 했는데, 현대적 의미에서 세속주의 laïcité 는 1905년 제3공화국의 정교분리 법에 근거한다. 그리고 프랑스인은 모든 공적인 장소를 ‘종교 청정 지대’로 만들고자 한다. 그들의 기준으로는 공공장소에서의 종교행위는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학교에서 종교 복장이나 종교 행위를 금하는 법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종교 상징물을 금지하는 법은 1937년 제정되었다.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이법들이 제정될 그 당시만 해도 프랑스는 비종교적인 국가이었기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기도 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들어 프랑스의 인구 구성은 변하기 시작한다. 북아프리카 옛 프랑스 식민지 국가들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대다수 무슬림들이었다. 다만 이들 이민 1세대들은 자발적으로 프랑스에 넘어온 이들이었기에 프랑스의 세속주의에 저항이 크지 않았다.

무슬림 2세/3세들이 오히려 종교적으로 근본주의화된다. 방리유라고 불리는 변두리에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히잡/니캅/부르카 등의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은 일종의 분노의 표시이며, 무슬림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다.

프랑스의 다문화 정책은 여러모로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약 10% 가량으로 추산된다. 세속주의를 전면으로 내세운 프랑스의 정신은 이들을 공화주의를 거부한 2등 시민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다시 세속주의와 정교분리 원칙 이야기로 돌아오자. 아무리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사상을 고려하더라도, 개인의 자유와 복장 선택을 억압하는 프랑스의 정책은 여전히 비판 받을 만하다. 내가 느끼기에도 프랑스의 세속주의 정신은 ‘종교의 자유’가 아니라 ‘종교로 부터의 자유’를 말하는 듯 하다.

이상이 내가 burkini 이슈를 프랑스의 정체성 문제로 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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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테러의 위협

참고자료
The deep roots of French secularism, BBC, 2004년 9월 1일자
1905 French law on the Separation of the Churches and the State (영문 위키피디아)
Laïcité (영문 위키피디아)

프랑스의 수영복 전쟁

미국은 다문화국가이다. 처음 미국 왔을 때 미국이 다문화국가임을 시각적으로 느낀 적이 있다. 수업시간에 히잡과 터번을 쓴 아랍계를 봤을 때이다. 미국에서 히잡을 쓴 아랍계, 터번을 쓴 시크교도, 키파를 쓴 유대계, 육식을 금하는 인도계들과 어울려 살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이 미국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시각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복장이 주변인에게 위화감을 불러 일으킨다고 해서 (실제로 히잡이나 터번을 쓴 사람은 경계의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복장을 금지시키지는 않는다. 미국인들은 자유에 대한 믿음이 강한지라,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을 지키면 다른 사람에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확고하다. 내가 느끼기에 소위 melting pot이라고 불리는 미국식 다문화주의는 다른 문화를 용인하며 (또는 무관심하거나 참아내며) 지내는 dynamic한 잡탕찌개 상태이다.

그런 미국인의 시각으로 프랑스의 전신 수영복 부르키니 burkini 금지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미국 문화에 어느 정도 젖어들은 나도 마찬가지이고…) 요즘 프랑스 내에서도 이슈가 되는 burkini는 이슬람 스타일 수영복으로 전신을 가리는 형태의 수영복이다. 최근 프랑스의 15개 도시가 이를 금지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이 한 여성의 전신 수영복 burkini를 강제로 벗기는 사진이 온라인에 공유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아래 NYT 동영상 참조)

http://nyti.ms/2bDGn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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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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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프랑스는 여성의 복장을 금지하는 이해하기 힘든 조치를 취하는 것일까. (더 이상한 건 프랑스인의 64%가 burkini 금지를 찬성한다는 것이다.)

우선 프랑스와 미국은 타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해 그다지 간섭하지 않는 미국과 달리, 프랑스는 세속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나라이다. 프랑스는 1905년 카톨릭과의 갈등 이후 세속주의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를 프랑스어로 laïcité라고 한다. 원칙적으로 종교적 행위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금지된다. 이 원칙에 근거해서 프랑스에서는 유대인의 키파와 아랍계의 히잡 착용이 공립학교에서 금지 되었다. (2004년) 2010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니캅(눈만 남기고 모든 부위를 가리는 아랍 여성 의상) 착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세속주의 뿐만 아니다. 프랑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또다른 가치는 ‘여성의 평등’이다.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을 가리는 아랍계 의상은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는 일이다. 히잡/니캅/burkini를 금지하는 일을 남성중심주의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것의 연장선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프랑스인에게 ‘여성의 평등’이라는 가치는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우선한다. 2014년 유럽인권재판소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에 올라온 SAS v. France 건 판결은 이러한 프랑스의 논리에 손을 들었다. 판결은 공공장소에서 니캅과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법을 인정해주었다.

최근 burkini 논란은 또한 프랑스의 안보위협과도 연결되어 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 같지만, 프랑스 정치인들은 전신 수영복 burkini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한다. 아랍복장을 공공장소에서 착용하는 행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임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이를 순수하게 표현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를 프랑스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정치적인 행동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쉬운일이 아니다. 연이은 테러 사건으로 프랑스에는 극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이슬람 전문가들은 burkini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구분하는 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정통 이슬람에서는 여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공허하게 들린다. 며칠전 대선출마를 선언한 사르코지도 학교에서 무슬림 복장을 금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프랑스의 정체성 논란은 내년 프랑스 대선에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의상에 대한 논란은 그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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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이슬람 세계와 ISIS의 단절을 위한 과제 – 여성 인권, 산타크로체님 블로그
Burkini bans in France have sales of full-body swimsuit soaring, says designer, the guardian, 8월 23일자
Why the French keep trying to ban Islamic body wear, the Economist, 8월 23일자
When a Swimsuit Is a Security Threat, NYT,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