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나라라기 보다는 연맹에 가까운

한 페친께서 인도 아대륙에 대해 포스팅을 했는데, 예전에 읽었던 이코노미스트 기사가 하나 생각나서 공유한다.
 
페친님 포스트 링크
 
이코노미스트지 기사 링크
Is India a country or a continent? (2017년 2월 9일자)

source: 이코노미스트지 해당 기사

 
페친도 이야기했지만, 인도를 하나의 나라라고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짧은 경험이라 일반화하기 좀 무모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인도인들끼리도 자기들끼리 동질감이 그다지 크지 않더라. 유학 시절을 돌이켜보면, 유학생들은 보통 나라끼리 잘 뭉치는 편인데, 한국/일본인들, 심지어 중국인들보다, 인도인들은 서로간에 데면데면해 했다.
 
생각해보면 인도인은 영국에게 식민지배를 받았다는 걸 제외하곤 공통점이 거의 없다. 한번도 통일국가를 이룬 적이 없고. 민족도 언어도 종교도 기후도 모두 다르다. 인도는 크기로만도 서유럽 비견할 만하다. (인도: 330만km2, 서유럽: 440만 km2) UCLA의 Romain Wacziag 팀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인 두명을 무작위로 뽑으면 같은 언어를 사용할 가능성은 20% 미만이라고 한다.
 
인도라는 나라는 거칠게 말하자면 미연방 보다 조금 느슨하지만 EU 보다는 조금더 견고한 연맹이다.
 
첨부한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보면 수치로도 그러하다. 인도의 ‘공식’ 언어는 22개이다. 인도보다 큰 미국도 영어면 다 통한다. 하지만 EU를 보면, 공식 언어가 24개이다.
 
투표율을 보면 그림이 더 명확해진다. 보통은 중앙 선거의 열기가 지방 선거의 열기보다 뜨겁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도의 경우, 펀잡이나 고아의 주정부 선거가 더 투표율이 높다. 대통령 선거에 대부분의 관심이 집중되는 한국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참 이상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EU를 생각해보면 이런 현상이 수긍이 간다. 뉴스에서 유럽 각국의 선거 얘기는 가끔 들어도 유럽의회 선거를 들은 기억은 없다.
 
정당 시스템. 양당제가 기준인 미국의 렌즈로는 인도 정치를 이해하기 힘들다. 인도는 국회에 의석이 있는 정당만 세어도 35개가 넘는다. 한두개의 의석을 가진 군소 정당도 흔하다. EU랑 비교하면 이도 이해가 간다. 유럽도 개별 국가의 정치 이슈가 우선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정치 이슈는 그 다음이다.
 
지역간 빈부 격차.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주인 Bihar의 경우 인당 GDP가 Goa의 10%에 불과하다. 미국이 빈부 격차가 심하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는 아니다. (매사추세츠 65000불, 미시시피 31000불) 반면 EU를 생각해보면, 그나마 비교할 만한 숫자가 나온다. NUTS-2 기준으로 인당 GDP는 불가리아 Severozapaden 지역이 8600유로, 룩셈브루크는 75000 유로이다.
 
지역간 재화의 이동. 인도는 주끼리의 교역에 장벽이 높기로 악명이 높다. 주마다 다른 세법이 다르고, 세율이 다르다. 미국도 차이는 있지만 인도와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교역량은 얼마나 될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끼리의 교역량이 미국의 경우 GDP의 78%로 인도는 54%라고 한다. 그치만 이조차도 EU의 20%에 비하면 월등하게 높다.
 
어떻게 보면 인도 아대륙이 하나의 국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한 일이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갈라져 나가긴 했지만.) 13억의 인구가 하나의 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굴러가는 게 어디 보통일일까. (중국이 있지만, 거기는 독재국가이고 또 여러 다른 면모로 끝판왕이시니 예외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