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금융위기, 짧은 스케치

터키 리라가 연초 대비 40%가 빠졌다. 지난 주말 터키 뉴스를 무심히 흘려 들었는데, 사태가 점점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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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뉴스를 보니, 강한 남자 에르도안이 미제 전자제품을 (아이폰을 예를 들면서) 보이콧 할거라고 한다. 터키가 주장하는 금융위기의 원흉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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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Erdogan (19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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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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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트럼프의 보복 관세 트윗 이후, 리라가 급락한 거에 비하면 일단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5%가 올랐으니. 그렇지만 자꾸 이게 끝은 아니지 싶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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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의 근저에는 에르도안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다. 에르도안의 저금리에 대한 확신은 찾아보니 꽤나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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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의 이론(?)에 따르자면 저금리가 물가를 안정시킨다고!!! 저금리와 더불어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계속해서 엑셀을 밟고 있으니. 이쯤되면 여기서 어떤 설명을 더 붙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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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위기는 실물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데, 한국인은 IMF 위기로 이걸 뼈져리게 경험했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97년 위기의 원인을 기업의 탐욕이나 특정 국가/단체의 음모로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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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으로 풀자면, 소위 말하는 sudden stop 이후 자본 유입이 유출로 바뀌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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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수지 + 자본 수지 = 외환 보유고(의 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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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sudden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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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먼델 플레밍 모델 포스팅할 때도 잠깐 언급했지만, 경상수지랑 자본수지를 동시에 흑자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환율 때매 그게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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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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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이야기라면 모든 것은 한편의 코메디 쯤 될 듯하다. 저금리가 인플레를 잡는다며 잔뜩 가속 페달을 밟은 개도국의 대통령. 터키가 미국 적자를 키운다면서 보복 관세를 매기는 트황상. 관세 때문에 환율 시장이 더 요동치고 (트럼프가 원하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리라는 더 급락하는 해프닝. 달러화로 표기되는 부채는 환율이 급등하면 더 커지게 마련이고. 거기다 더해 뱅크런을 더 부추기는 듯한 개도국의 대응. 웃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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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나는 국가 경제가 대통령하고 (특히 단기적으로는) 큰 관계가 없다고 보는 편이다. 예외가 있는데, 경제 위기 대처이다. 사후대처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물론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니, 터키에 경제 전문가 몇은 있지 않을까 싶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든 위기를 돌파하려고 동분 서주 하고 있겠지. 그렇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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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 미국 제조업 임금 상승 (2017년 11월 17일자)

보호무역과 쌍둥이 적자

며칠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포스트에 한분이 댓글을 다셨다.

‘관세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내는 것 아닌가요?’

그러게. 일반적으로 보호무역이 소비자에게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경제학에서 상식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경제학을 대놓고 무시하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이슈는 아닐 듯 하긴 하다만…

마침 오늘 비슷한 주제의 연구를 보았기에 공유한다. 연구 주제는 80년대 일본 차 수입 쿼터가 미친 미국 소비자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이다.

VOLUNTARY EXPORT RESTRAINTS ON AUTOMOBILES (1999년 가을 발행)

1981년 심각한 대일 무역 적자로 고민하던 레이건 정부는 일본 자동차 수입 쿼터제를 도입한다. 일명 Voluntary Export Restraint (VER) 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다. 도입 당시 큰 지지를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많은 문제를 낳았고 결국 1994년에 폐지 되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지만, 일본차 수입 쿼터는 일본차 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 평균 1200불이 상승했다고. 갑자기 오른 차값 때문에 일부는 자동차 구입을 미뤘고, 일부는 미국차를 샀다. 사실 일본 기업들은 쿼터만큼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이윤 측면에서는 큰 손해를 보지 않았다.

그러면 미국 차 회사들은 어땠을까. 차값이 올라서 일본차 대신 미국차를 사기로 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층이었다. 그래서 미국회사들이 올린 가격은 고작 1%. 미국 자동차 라인들은 바로 over-capacity가 된다.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서 공장라인 증설이 바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어째든 공장을 풀로 가동하니까 미국 차회사들은 연간 1조원의 추가 이익을 내었고, 여전히 차 공급이 딸리자 미국 정부는 쿼터를 조금씩 올리기 시작한다. 결국 쿼터는 94년 폐지.

피해는 대부분 미국 소비자들이 지게된다. 뭐 피해액 계산이야 추산하기 나름이라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13조원의 피해를 입었고, 미국 차회사들은 대략 10조원의 이익을 봤지만, 둘을 합치면 미국 경제는 3조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쿼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일본 회사들은 수입 쿼터와 무역장벽을 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 미국에는 쿼터가 없어진지 오래다. 그래도 그 영향은 여전한데 이를테면 미국에서 사는 일본 차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면 국산 자동차가 되기 때문에 무역규제가 의미가 없어진다.

아~ 그리고 포스트에 댓글을 단 그분이 정부 재정 지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분의 댓글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 줄은 잘 모르겠지만, 경상수지 적자와 정부 재정 적자를 같이 놓고 보니 80년대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생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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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적자에 대한 분석은 경제학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내용인데, 한국은행 사이트에도 내용이 나와있으므로 링크를 같이 올린다. 해당 항목은 청소년 경제 교실 항목이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거시 경제 수업시간에 대부분 배우는 상식이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 한국은행 청소년 경제 나라 (2006년 7월 10일)

알다시피, 80년대 레이건 정부는 적극적인 세금 감면 정책을 펼친다. 여기다가 국방 지출 증가가 겹쳐서 정부 재정수지는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고, 정부도 국채를 대량 발행한다. 거기다가 FRB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통화긴축 정책을 펴는 중이었다. 따라서 시중금리는 급상승했다. 이에 미국 자산은 인기 상종가였고, 달러도 급등하고 미국으로 엄청난 자본이 유입되었다.

예전 포스트에서 한번 설명한 적이 있는데, 경상수지와 자본 수지를 합치면 항등적으로 0이 된다. 그러니까 미국은 70년대 후반 80년대 중반까지 엄청난 무역적자로 고통을 받았다. 그런데 현상만 놓고보면 대일 무역적자로 고생하고 있으니까 모두 일본을 비난했고, 레이건 정부는 보호무역 정책을 실행하게 된다. 그중에 하나가 앞서 말한 자동차 수입 쿼터제고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

관련해서 이전 포스트 링크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관련 (1월 25일 포스트)
https://isaacinseoul.wordpress.com/2017/01/25/navarro/

일본과 쌍둥이 적자 관련 (1월 26일 포스트)
https://isaacinseoul.wordpress.com/2017/01/26/trade/

뉴스를 보다보면 당시 상황과 요즘의 상황들이 오버랩되어 보인다. 그게 나만 그런것도 아닌 것 같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만보면 트럼프는 공화당의 우상인 레이건에게서 빨간 넥타이만 배운게 아니고 감세 정책도 배운 것 같다. (오해를 막기 위해 하나 덧붙이면, 나는 감세 정책에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정책은 양날검인데 부작용도 같이 고려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이야기다.)

가장 우려가 되는 건 슈퍼파워 그분께서 그다지 경제학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요즘이긴 하다만, 그래도 과거 사건에서 교훈도 얻고 듣기 싫은 이야기도 가끔은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