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CTURED LANDS: HOW THE ARAB WORLD CAME APART (NYT)

오늘은 아침 일찍 스타벅스를 들렸다. 일요일판 뉴욕타임스를 사려고.

지난 목요일 인터넷판 NYT에 아래 기사가 실렸는데, 앞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이라크 전쟁부터 지금까지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 리비아의 6명의 인물의 삶을 18개월 간 심층 취재한 특집기사이다.

뉴욕타임스가 이례적으로 4000단어가 넘는 기사를 통째로 특집으로 실었다. 종이신문으로는 일요일판으로 나온다고 하여 오늘 스타벅스를 들려 한부 집어들었다.

딱히 종이신문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잠깐 NYT 종이 신문을 구독한 적이 있었는데, 쌓여가는 신문지만큼 마눌님의 구박도 쌓였었다.

그래도 종이 신문은 평소 관심없던 분야도 제목이라도 눈으로 훑게 되는 장점이 있다. 주말판에 실리는 북리뷰, 여행, 문화면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문제는 원래 읽으려했던, 중동 심층 취재 기사. 막상 신문을 사고나니 기사를 읽고 싶은 마음이 급격히 약해져 버렸다. 이건 책을 산 다음에 목차와 머리말을 읽고나면, 자꾸 다른 책에 눈길이 가는 현상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최근에 깨닫게 된 사실인데,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책을 확 사버리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라크 지역의 역학관계와 IS

예전에 세상 모든 국가/단체에게 어그로를 끄는 IS가 어떻게 유지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IS의 적대 세력은 다음과 같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 시리아 반군, 시리아 쿠르드, 터키, 미국/EU, 이스라엘, 이라크 정부, 이라크 쿠르드, 이라크 시아, 이란, 러시아, 알카에다… 그야말로 모두의 적이다. (관련 포스트)

나의 작은 의문은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팅을 보고 정리가 되었다.

완전한 권력의 공백 보다는 그나마 나은 IS 세력. 석유와 그에 얽힌 이해관계. 난민문제. 등등등 아~ 복잡다.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트: 시리아 난민은 많은데 이라크 난민은 왜 안보일까? ISIS가 건재한 이유, 러시아 개입의 위험성

Capture

같이 볼만한 TED 강의도 공유한다. 5분짜리라 부담없다.

현지인에게는 (당장 내일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보다는 ISIS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정부조직 서비스 (전력, 치안, 쓰레기/하수 처리 등등…)가 낫다.

서독 광부/간호사와 ‘니나 가라, 중동’

독일에 가면 지금도 60년대 간호사로 왔었던 교포를 만날 수 있다. 그분들의 전형적인 모습은 독일인과 결혼해서 정착한, 한국말이 어눌한 할머니다.

스위스에서도 그런 몇분들과 교제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 같이 사연이 길다.

60년대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였다. 실업률도 엄청나서 농촌에서 몰려온 사람들은 입에 풀칠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달려들던 시절이었다.

캡처

그런 때에 국내 임금의 7~8배를 준다는 정부의 선전은 엄청났다. 대학생들이 신분을 속이고 가짜 광부 경력을 만들어서 서독에 가려고 했다. 이들의 외화 송금은 당시 절박했던 정부의 외화부족을 해소 시키는 데에 일조하였다. 뭐 실업란에도 쬐끔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 당시는 청년이고 중년이고 노년이고 할 거 없이 총체적인 실업난이었으니 말이다.

서독 이야기는 지난 일이긴 한데, 최근 ‘니가 가라, 중동’ 이슈를 보면서 그다지 지나간 일로만 보이지도 않는다. 이건 농담인데, 혹시 그분 딸께서는 그분께서 밀어 부치셨던 경제 해결책이 아직도 통한다고 믿고 계신건 아닌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덧: 재미있는 포스팅을 발견해서 링크를 건다. 이견이 있을 수 있는 핫토픽이고, 내 의견을 덧붙이는 건 안하련다. 참고로 파견근로자 임금을 담보로 차관을 했다는 이야기는 정설은 아니다.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 : 경제성장은 과연 누구의 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