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에

하루종일 비가 오다가다 한다. 기압이 낮은 날은 두통이 따라 온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어서 커피를 참고 있는 중이다. 꾸물꾸물한 날씨 때문인 건지, 커피를 건너 뛰어서 인지, 아니면 속이 쓰리다 못해 머리까지 지끈 거리는 것인지.

이놈의 드라이버가 어디로 간 걸까. 어제 이케아에서 서랍을 샀다. 조립을 하려고 박스를 풀고서야 드라이버가 없다는 걸 알았다. 머리를 쥐어짜다가 한 달 전 삐걱 거리는 의자 나사를 조였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도대체 드라이버가 어디 가버린 거야?”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게 드라이버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난 드라이버가 정말 필요하다. 옆집 여자도 드라이버가 사라졌다고 한다. 정말 이상하다.

우울한 한국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 대한 소식이다. 보통 교회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들으면 그건 대부분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머리가 지끈 거린다.

20년도 더된 이야기다. 그 교회는 교회 건물을 성전이라고 가르쳤었다.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습, 교회 사유화, 개교회 중심주의. 우울한 이야기들은 이미 그때부터 정해진 결말이었을까?

속이 쓰리고 머리가 아픈데, 커피를 한 잔 하고 오늘 잠을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두통약을 하나 털어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은 드라이버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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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카페인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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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삶의 순간들을 부채/자산으로 치환해서 생각해 볼 때가 있다. 그중 내가 생각해도 가장 절묘한 치환은 술과 카페인.

무슨 말인가하면 술은 내일의 행복을 오늘 빌려쓰는 게 아닐까 싶고, 카페인은 내일의 활력을 오늘 빌려 쓰는 게 아닐까 싶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유용할 때가 있다.

– 이자비용 때문에 사용할 수록 행복과 활력의 총량은 줄어든다.

– 빚지는 것도 습관이듯이 (신용카드처럼) 술과 카페인도 자꾸 하면 습관이 된다.

– 몸뚱아리라는 자산은 알게 모르게 술/카페인에 축이나기 시작하는데, 그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는 이미 자산이 상당히 축난 상태.

근데 결론은 아직 나는 아침에 커피한잔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카페인이 각성제인 것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라떼 한잔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정신이 맑아지는 그 기분이 참 좋더라.

선택의 문제

Should I kill myself, or have a cup of coffee? – Albert Camus, The Stranger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잔을 할까?

알베르 카뮈, 이방인 중에서

최근 선택의 모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없느니만 못하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면서 선택의 결과까지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너무 많은 선택지의 무게에 짓눌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 ‘제일 무난한 걸로 주세요.’ ‘인기있는게 뭐죠?’ 라고 말하면서… 둘째는 선택을 내일로 미루는 선택. 그러나 우리는 내일로 미뤄진 선택은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냥 커피나 마실란다. 자유의지로… ㅎㅎ

선택에 관련한 insightful한 TED talk 2개를 공유한다. 첫번째로 강의하는 Barry Schwartz는 심리학자인데, TED에 있는 다른 두개의 강의도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