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년이 온다 영역본 NYT 리뷰

한강의 ‘소년이 온다’ 영역본 Human Acts NYT 리뷰. 확실히 한강이 영미권에서 주목 받는 작가이긴 하다. 서점 매대에서도 그의 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책소식이 반갑기도 했지만, 리뷰 내용도 좋아서 옮겨둔다.

‘채식주의자’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서 읽기가 꺼려졌는데 ‘소년이 온다’는 왠지 사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코맥 맥카시의 로드 이후에 다시 나를 우울하게 하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이가 번역본의 일부를 발췌했길래 읽어봤다. 그 중에서 다음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

Where shall I go? I asked myself.
Go to your sister.
But where is she?
Go to those who killed you, then.
But where are they?

어제 후배와 페북에서 잠깐 가인과 아벨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서일까.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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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선정 2016년 올해의 책 10권

The 10 Best Books of 2016 (NYT, 12월 1일자)

10개의 리스트 중에서 관심가는 책을 4개 꼽아보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가 올해의 책에 포함되었다. 아무래도 한국 작가 책이라 눈길이 간다.

The Underground Railroad By Colson Whitehead

실제로 있었던 노예 해방 단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 대한 소설이다. 이 책은 올해 오바마가 휴가 때 읽었다고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올해 전미 내셔널 북 어워드 소설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흑인 노예는 항상 미국에서 원죄처럼 다뤄지는 주제이다.

At the Existentialist Café: Freedom, Being, and Apricot Cocktails By Sarah Bakewell

몽테뉴의 전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썼던 사라 베이크웰의 책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한글로도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몽테뉴를 좋아하기 때문에 사라 베이크웰도 들어본 일이 있다. 철학 관련 책은 NYT 리스트 중에 이 책이 유일한 데다가 하이데거, 사르트르, 카뮈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동시대에 살았던 이야기를 전기 형식으로 담았다니 어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을까.

Dark Money: The Hidden History of the Billionaires Behind the Rise of the Radical Right By Jane Mayer

탐사보도 전문 뉴요커 기자 Jane Mayer가 미국 금권정치 plutocracy에 대해, 그리고 코크 브라더스에 대해 파헤친 흥미로운 책이다. 올초에 발간되어 꽤나 반향을 일으켰는데, 미국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볼만 할 듯.

이 책 관련해서 올 초에 포스팅을 올렸었다. 링크.

이상이 2016 NYT 북 리스트에 관한 수다고 2015년 리스트에 관한 포스트는 아래 참조.

뉴욕타임스 선정 2015년 10 best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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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 한강

[ 괜찮아 ]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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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 덧: 시에서 한강은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며칠 뒤에 울음을 그쳤다는데, 백일이 갓지난 우리 아가는 언제쯤 울음을 그치려나… 어쩌면, 엄마/아빠가 울음을 그치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