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포스팅하려고 정리해둔 주제인데, 내가 전문가가 아닌데다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유보해 두었었다. 그러다가 며칠전 한 페친님 포스트에 해당 주제로 댓글을 달게 되었다. 내용이 길어져 이곳에도 옮겨둔다. 다만 원래의 댓글과는 논점이 다르기에 내용은 일부 수정하였다.
작년 미국은 기록적인 M&A 붐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듀폰과 다우의 합병 소식과 맥주회사 SAB 밀러와 AB InBev, 화이자와 Allergan의 인수 합병이 화제가 되었다.

미국 기업 M&A 추이
Pushing the limits, 이코노미스트 2015년 12월 12일자
이와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도 시장의 독과점화 경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근 미국 기업들이 record-high profit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투자는 GDP 대비 4%로 정체되어 있고, 실업률은 감소하지만 임금이 증가하지 않는 딜레마가 발생하였는데 이 원인 중 하나로 기업들의 무분별한 M&A가 지적되는 것이다.

미국 기업 이익률 추이

미국 기업 독과점화 추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나도 미국 회사를 다니면서, 일단 해자moat를 구축한 이후에는, 한국보다 미국이 오히려 경쟁이 덜한 널널한 시장이라는 느낌을 받은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치열한 경쟁은 별도로 봐야한다. 실리콘밸리는 미국의 일부분 일뿐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미국 기업의 독과점화 이슈는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데이타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Too much of a good thing, 이코노미스트 3월 26일자
개인적으로는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돈이 M&A, buy back, dividend로 풀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 아닌하는 의심도 한다. (굳이 부작용이라고 말한 것은 FRB가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생각해서이다.)
참고로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레이건 시대 때부터 공화당이 독과점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했다는 점을 지적한 적도 있다. (관련해서 크루그먼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논의: Blogs review: Profits without investment in the recovery)
하나만 덧붙이자면, 아무래도,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 기사를 한국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의 return on capital이 증가하고, 독과점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인 상황이고, 한국의 요즘 기업환경과 별개의 일이다.
참고로 이후에 올린 연관 포스트
커져가는 반기업정서, 그리고 독과점 이슈 (9월 26일 포스트)
동의해요. 실리콘밸리는 미국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죠. 베이 에어리아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특이한 곳이에요. 베이 에어리아 버블 속에 살고 있다고 자각하고 있는 이 동네 주민들도 좀 있죠. 한국에서 미국을 보는 시각은 긍정적이나 부정적인 면에서나 극단적인 부분이 많아요. 의외로 미국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적다는 느낌이에요.
네. 저도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한국인들은 미국 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데에 어둡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봐야하고, 한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에서 배워야할 게 많은데, 국내 이슈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