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고기 시장 붐

중국 개고기 시장 붐에 대한 이코노미스트지 기사. 작년기사 이지만 흥미로워서 스크랩.

Why China’s dog-meat market has expanded (the Economist, 2017년 7월 17일자)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개고기는 전통적으로 중국인의 먹거리는 아니었다고. 서양처럼 딱히 터부시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즐겨먹지도 않는. 일부 조선족들 사이에서 먹긴하지만 널리 퍼지진 않았고,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고 알려진 정도.

그치만 최근 중국에서는 개고기 시장이 커지고 심지어 광시성 한 도시에서는 개고기 축제까지 열리는데, 기사는 원인으로는 개장수를 지목한다. 시골집 돌아다니면서 개를 훔쳐다가 파는 그런 개장수 말이다. 기사제목으로는 갱단이라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정도는 아닐 것 같다.

중국의 경우 개고기 시장이 작지만 수요는 있는데, 안정적인 공급이 없어 이게 꽤나 돈이 되나보다. (사실 범죄이기도 하고.) 기사에서는 개장수로 돈을 모아 장가자금 마련한 사례도 나온다. 요즘 중국에서 남자는 왠만큼 장가자금 모으지 않고서야 결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루트도 있구나.

구체적으로는 허난/산동 지방 개장수가 주요인이라고 한다. 그 지역에 개장수들이 출몰하면서 개고기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이 싸지고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지역차가 있는데 개를 주로 집지키는 용도로 쓰는 시골에서는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애완용으로 쓰는 도시에서는 거부감이 크다고 한다.

터키 금융위기, 짧은 스케치

터키 리라가 연초 대비 40%가 빠졌다. 지난 주말 터키 뉴스를 무심히 흘려 들었는데, 사태가 점점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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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뉴스를 보니, 강한 남자 에르도안이 미제 전자제품을 (아이폰을 예를 들면서) 보이콧 할거라고 한다. 터키가 주장하는 금융위기의 원흉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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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Erdogan (19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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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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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트럼프의 보복 관세 트윗 이후, 리라가 급락한 거에 비하면 일단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5%가 올랐으니. 그렇지만 자꾸 이게 끝은 아니지 싶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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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의 근저에는 에르도안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다. 에르도안의 저금리에 대한 확신은 찾아보니 꽤나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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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의 이론(?)에 따르자면 저금리가 물가를 안정시킨다고!!! 저금리와 더불어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계속해서 엑셀을 밟고 있으니. 이쯤되면 여기서 어떤 설명을 더 붙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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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위기는 실물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데, 한국인은 IMF 위기로 이걸 뼈져리게 경험했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98년 위기의 원인을 기업의 탐욕이나 특정 국가/단체의 음모로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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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으로 풀자면, 소위 말하는 sudden stop 이후 자본 유입이 유출로 바뀌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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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수지 + 자본 수지 = 외환 보유고(의 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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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sudden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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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먼델 플레밍 모델 포스팅할 때도 잠깐 언급했지만, 경상수지랑 자본수지를 동시에 흑자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환율 때매 그게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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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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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이야기라면 모든 것은 한편의 코메디 쯤 될 듯하다. 저금리가 인플레를 잡는다며 잔뜩 가속 페달을 밟은 개도국의 대통령. 터키가 미국 적자를 키운다면서 보복 관세를 매기는 트황상. 관세 때문에 환율 시장이 더 요동치고 (트럼프가 원하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리라는 더 급락하는 해프닝. 달러화로 표기되는 부채는 환율이 급등하면 더 커지게 마련이고. 거기다 더해 뱅크런을 더 부추기는 듯한 개도국의 대응. 웃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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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나는 국가 경제가 대통령하고 (특히 단기적으로는) 큰 관계가 없다고 보는 편이다. 예외가 있는데, 경제 위기 대처이다. 사후대처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물론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니, 터키에 경제 전문가 몇은 있지 않을까 싶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든 위기를 돌파하려고 동분 서주 하고 있겠지. 그렇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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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 미국 제조업 임금 상승 (2017년 11월 17일자)

텐진과 중국의 미래(?)

우스개로 하는 이야기겠지만, 요즘 중국에서 잘나가는 지역을 찾으려면 부패 공무원들이 쥐고있는 자산의 가치를 주목하라고 한다. 천오백만명 도시 텐진을 보면 그 말이 설득력 있다. 한때 중국 GDP 성장을 이끌던 잘나가던 도시 텐진은 부정부패와 과잉투자로 얼룩졌고, 2015년 대화재를 기점으로 추락한다. (아래 차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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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텐진의 GDP 성장률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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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이코노미스트지에는 텐진 기사가 실렸다. 기억을 되새겨봤다. 10년 전, 텐진이 잘나가던 시절 출장을 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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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서 텐진은 스모그 자욱한 공업도시이다. 텐진은 베이징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베이징/텐진 지역은 스모그로 악명 높다. 1km 앞이 안보일만큼 짙은 스모그가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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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으로 출퇴근 하는 길은 공돌이/공순이들로 가득차 있었다. 삼성뿐 아니라 모토롤라, 에어버스 같은 외국계 기업이 텐진에 들어왔다. 항구와 베이징을 동시에 접한 지리적 이점, 나름 준수한 대학 인프라는 텐진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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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중국 경제가 현대화하면서 텐진은 중국판 러스트벨트가 되었다. 그뿐 아니다. 공무원들은 부패했고, 과잉투자가 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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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맨해튼을 꿈꾸며 조성한 텐진 빈하이 신구. 수천억 위안을 투자해 만든 금융단지의 70%가 공실이다. 파이낸스 빌딩은 텅텅비었고 대신 한층을 통채로 탈출방에 새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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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하이 신구가 2018년 지금까지 유령 도시인 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가 굴러가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인다. 텐진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에도 10%를 못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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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집에는 원래 힘든일이 꼬이는 걸까. 정점을 찍은 건 2015년 텐진 항구 대화재였다. 이 사고로 173명이 죽었고 (대부분은 소방관), 1조 3천억의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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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 약품을 저장하는 회사가 안전규정을 무시했고, 그럼에도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부패에 연루된 텐진 시장은 지금은 감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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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장은 부패를 일소한다는 약속을 했다. 성장 정책은 긴축 정책이 되었다. 분식회계를 걷어내자 텐진시 성장률은 1/3로 줄었다. 전임 시장아래서 13.5% 였던 성장률은 3.5%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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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다른 도시들이 그러하듯이 텐진도 고령화의 늪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60세 이상 텐진 인구는 1980년대 10%에서 25%로 수직 상승했다. 젊은 사람들은 텐진 보다는 좀더 기회가 많은 내지로 이주한다. 작년 한해 5만 2천 명의 인구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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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텐진시가 넋놓고 있는 것 만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20-30대 대졸자들에게 호구를 발행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게 왜 파격적인 지는 중국 특유의 호구 제도를 찾아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럼에도 딱히 호응이 있는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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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예전 자료지만 중국 호구제 관련 한글 자료
중국 호구제 개혁, 만만디 (포스코 경영연구원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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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텐진은 베이징과 연계한 동반 성장 전략도 내놓았다. 아예 텐진을 베이징에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지부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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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이 중국의 미래일까. 중국은 정말 크다. 단편적인 경험으로 미국이 어떻다라고 하나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은 상당히 용감한 일인데, 마찬가지로 텐진 하나만으로 중국의 미래가 어떻다고 말하는 것도 무모하다. 텐진은 안좋은 예 중에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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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텐진은 2000년대에 머물러있다. 이미 2010년대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하기가 뭐시기 하다. 중국 경제가 잘나가지만 텐진 같이 고분분투 하는 공업도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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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10년 전에 만났던 법인장, 주재원, 현지 직원들, 조선족 직원들은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당시 그 사람들 고민은 인건비였다. 텐진 공장들은 commodity 류의 공업이 주이고, 인건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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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나 소재를 아는 분이 있다. 당시 회사는 베트남 투자를 검토 중이었다. 그때 나의 보스는 지금 베트남에 가있다. 싼 인건비를 찾아서.

Heat wave

폭염. 내게 가장 가혹했던 폭염은 2003년 여름 유럽에서 였다. 물론 신병 훈련 때도 잊지 못하지. 6월 군번이라 나름 혹서기에 신병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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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름 제대하고서 큰 세상을 보겠다며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과장 좀 보태서 군장 만큼 무거운 배낭을 매고서 서유럽을 한달 정도 걸어다녔는데, 마침 그때가 서유럽 최악의 폭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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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폭염은 44.1도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만 15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 자크 시락 프랑스 정부는 자연재해에 대책없이 무력했다. 분노한 프랑스인들은 정부를 비난한다. 이후 각국 정부는 폭염을 정의하고 폭염주의보/경보 제도를 운영하게 된다. 현재는 전세계의 2/3 정도가 폭염 경보 제도를 운영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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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폭염의 정의는 어렵다. UN 산하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국제 기상 기구는 heat wave폭염을 “marked warming air, or the invasion of very warm air, over a large area; it usually lasts from a few days to a few weeks.” (광범위한 지역이 공기로 인해 더워지는 현상. 수일에서 수주 동안 지속된다.) 라고 정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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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모호하기 짝이 없다. 기준 온도도 없고, 기간도 ‘수일에서 수주’라고 말할 뿐이다. 이게 그럴수 밖에 없는게 지역마다 덥다는 기준이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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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세계최고 온도 기록을 가진 캘리포니아주 Furnace Creek의 폭염 기준이 서울과 같을 수 없다. 여긴 1913년에 56.7도를 기록했다. 빨간 머리앤으로 유명한 캐나다 PEI 같은 경우는 27도만 넘어도 폭염으로 본다. 한국 같은 경우는 33도 이상 기온이 2일 이상 되면 폭염 주의보를 35도 이상 기온이 2일 이상 되면 폭염 경보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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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고 온도로만 위험한 정도를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 습도, 대기 오염 정도, 바람세기, 밤의 최저 온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나라 마다 지역마다 익숙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온도가 다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측정이 쉽고 직관적이라 대개는 최대 기온과 지속 일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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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기후학자들이 폭염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데에는 애로 사항이 있다고 한다. 그치만 아직까지는 폭염의 기준은 어디 사는가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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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및 자료
What is a heat wave? (the Economist,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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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과 단일민족 신화

일본은 한국보다 더 homogenous균질한 나라라는 생각을 해왔다. 최근 기사를 보니 과연 수치상으로도 그러하더라. 외국인 체류 인구가 한국은 4%, 일본은 2%라고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표현보다 homogeneous가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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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일본에 갔을 때도 느꼈는데, 이제 세븐일레븐에서 필리핀이나 네팔계로 보이는 분들을 쉽게 본다. 건설인부나 간호 인력도 외국인이 많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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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로 일본 정부는 外人 geijin 친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geijin은 한국어로는 외국인쯤 되는 듯. 물론 난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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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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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족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자주 던지게 된다. 마침 며칠전 한 블로거께서 올린 [일본의 단일민족 신화기원]이라는 책의 서평을 읽었다.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워낙 길었고, 나는 일본 역사에 친숙하지 않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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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한국의 단일민족 신화와 고대사 열풍을 관심있게 지켜본 적이 있어, 그 이야기들이 남의 얘기로 들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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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조선 지식인들을 생각해보았다. 일본의 정체성 찾기의 과정에 심정적으로 동조했던 인물들이 빠졌던 황국신민화의 함정을 일본의 관점에서 읽게된건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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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일본은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였는데, 천황을 중심으로 하나의 가족을 형성한다는 일종의 가족국가 형태인 국체론이 일본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항상 느끼던 가족 같은 회사, 가족같은 모임의 갑갑함이 어디서 온건지도 알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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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번의 큰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일본인의 정체성을 바꿔온다. 세번의 사건이라함은 첫번째가 메이지 유신과 개항, 둘째가 청일/러일 전쟁의 승리, 세번째가 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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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번째 사건 이후 일본은 자신의 정체성을 혼합민족으로 둔다. 백인들에 대한 열등감과 전승 이후 생긴 자신감을 토대로 일본인은 야마토 민족을 아시아에서는 우월한 민족이라는 위치로 상정한다. 그리고 대만인과 조선인을 그들의 국체론 아래서 adoptee양자로 간주한다. 가족이지만 열등하면서 동시에 천황에대한 충성이 요구되는 미묘한 균형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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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이후 일본인의 일본관은 단일민족으로 회귀한다. 쌀을 먹는 평화로운 섬나라 사람들의 소박한 공동체. 이 소박한 공동체는 명백하게 이질적인 존재인 아이누인과, 자이니치 (재일교포)를 무시하거나 차별한다. 단일민족 신화안에서 숫자가 크지 않다면 존재가 없는 것이고, 무시하지 못할 만큼 크다면 차별이 정당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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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유지하면서 동화를 장려하는 정책. 그다지 낯설게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요즘 뉴스를 들으면서 느낀 섬뜻함과 멀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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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포스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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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덴노 (1852 –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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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받은 편지

가끔 예전에 썼던 글들을 뒤적여본다.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쓴글을 읽어보면 내가 이런 생각들을 했었나 싶어 놀랄 때가 있다. 때론 좋은 쪽으로, 아니면 반대로도.

글을 쓸때 (가상의) 독자를 염두에 두는데, 어떤 글은 미래의 내가 독자이다.

오늘 4년전 나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지금이나 그때나 나는 여전히 미성숙한 사람인데, 그 시절 내가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좋은 책들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장자가 말한 심재(心齋) 그리고 바울이 말한 자기 비움과 자족 (2014년 8월 6일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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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정체성과 난민 이야기

그리스 신화 중에 ship of Theseus테세우스의 배 이야기가 있다. 반신반인인 미노타우르스를 죽인 영웅 테세우스가 아테네로 돌아오면서 탄 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스인들은 테세우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배를 보존하기로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나무 판자가 썩고, 후손들은 이를 새로운 판자로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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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크는 테세우스의 배의 정체성을 묻는다. 판자를 한두개 쯤을 교체할 때는 이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 불러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흘러 이 배의 나무 판자를 모두 교체했다면, 그래도 이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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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배를 국가라는 개념에 적용해본다. 국가는 보통 짧게는 몇십년, 길게는 수백년의 수명을 가진다. 인간의 수명 보다 상대적으로 길기에 건국 초기를 지나면 국가의 구성원이 달라진다. 그러면 몇세기가 지난 나라를 처음의 국가와 같은 국가라고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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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경우는 나라의 정체성을 민족과 연결지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건 한국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지, 대부분 민족과 나라는 그렇게 선명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민족의 개념이란게 상당히 모호하다는 점을 별개로 생각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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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나라별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는 기준에 대한 설문조사를 본 적이 있다. 예외적인 나라가 몇 있었다. 한국은 유독 인종을 답변한 이가 많았고, 파키스탄은 종교,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 (케냐, 가나, 나이지리아)은 국적 취득을 압도적으로 답했다. 또 인도네시아가 지역 공동체를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도표는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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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지난 몇년 사이에 나라의 정체성이 급격히 바뀌었다. 얼마전 이코노미스트지는 표제로 ‘Cool Germany’를 뽑았었다. 독일의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그들을 세계에서 가장 hip하고 다면적인 나라중에 하나로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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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난민이 이슈로 떠오르자 난민을 가장 열린 자세로 받아들인 나라가 독일이었다. 2016년 자료를 보면 독일 인구의 0.8%가 시리아 출신이다. 64만명이면 천안시나 전주시 급의 소도시이다. (출처: 영문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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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료를 보면 독일 여성의 20%는 자녀를 갖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출산율이 다소 반등했는데, 이또한 대부분 외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통적인 독일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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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독일인은 전형적인 백인, 아리아인의 후손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미 지금의 독일은 그리고 앞으로의 독일은 전혀 다른 독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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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은 난민들에게 열린 정책을 고수했고, 시리아인을 포함해 몇년 사이에 110만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시리아인이 반정도를 차지한다.) 사실 난민 사태 이전부터 터키 출신을 비롯 외국출신들이 서서히 독일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작년 선거에서 이민자 출신 국회의원은 8% 였다. 인구로는 이미 23%가 이민 출신이다.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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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이코노미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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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초에 독일을 방문했었다. 3주 가량 독일 사람 지인집에 머물렀다. 지인의 아들은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놀랍게도 터키문화에 젖어있었다. 전형적인 백인이 우리와 모인 자리에서 터키 음악을 틀고서 터키 스타일 춤을 추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딸은 러시아에서 이주한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그곳은 프랑크푸르트 외곽 지대였는 저녁 때 맥도날드를 들렸다가 절반 이상이 터키나 동유럽계여서 과연 여기가 독일인가 싶었다. 관광지가 아닌 도시 외곽이나 공장지대를 가보면 폴란드나 터키계 이민자들이 주류로 느껴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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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팀을 보면 전통적인 독일이름은 점점 찾기 힘들다. 외질, 보아탱, 고메즈는 모두 외국출신 성이다. 20세기만 해도 독일 안에서도 외국 출신이 국가 대표팀에서 뛰는 것에 대한 논쟁이 있었으나 이제는 뉴스꺼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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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엇이 독일인을 독일인이게 하는 것일까. 독일 민족? 루터교? 독일어? 아니면 독일인의 준법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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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 같은 경우는 이 이슈를 적극적으로 의제를 삼았다. 그들의 표어는 ‘Islam is not belong to Germany.’ 이다. AfD가 말하는 독일 문화는 그들의 표현을 따르자면 “einheimische Kultur” 즉 native culture이다. AfD는 “our occidental and Christian culture, our nation’s historical and cultural identity, and an independent German nation of the German people”을 보존할 것이라는 약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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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메르켈의 CDU/CSU는 “Leitkultur”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leading culture쯤 될 것 같은데, 내가 이해하는 바에 따르면 이주민들에게 문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독일인의 가치와 문화에 젖어들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돕는다는 개념이다. Leitkultur는 기원을 보자면 2000년에 CDU의 리더였던 Friedrich Merz가 제시한 개념인데 당시 그는 독일인의 가치로 세속주의, 독일어 사용, 준법정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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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관련 기사
What is German? (2016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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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독일인을 독일인이게 하는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한국인을 한국인이게 하는 것일까? 무엇이 미국인을 미국인에게 하는 것일까? 살면서 던질 기회가 잘 없는 큰 질문들인데,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자꾸 내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육로 운송/해상운송/항공 운송 비교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모스크바까지 철도길이 열리는 것에 관한 글을 종종 본다. 마침 페친이신 갓과장님과 홍이사님이 철도운송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좋은 글을 써주셨다. (글 말미에 링크 참조) 가격말고 다른 관점에서도 물류 산업 대해 좀 하고 싶은 말이 생겨서 댓글을 달다가 좀 길어졌는데 담벼락에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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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와 해상 운송을 경쟁관계로만 보는 건 지나치게 이슈를 단순하게 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해상 운임은 다른 운송수단의 운임과 비교해 월등하게 경쟁력이 있지만, flexibility나 트래킹은 좀 갑갑한 면이 있습니다. 가격이 유일한 원인이라면 해상운송이 글로벌 물류 짱먹는게 맞겠지만, 꼭 그런건 만도 아닙니다. BCG 자료를 토대로 만든 아래 이코노미스트지 차트를 보면, 해상운송에 해당하는 forwarding & contract logistics는 약 20% 가량입니다.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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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송을 제외하면 다른 옵션은 UPS/FedEx/DHL 같은 항공운송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빠르기나 flexibility 면에서는 항공운송이 해상운송에 압도적 우위에 있습니다. 컨테이너로 물건 실어보내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어디있는지도 파악이 힘들기 때문에 실시간 트래킹이 가능하고 중간에 기착지를 바꾼다거나 다시 돌려 보내는게 가능한 항공운송이 확실히 장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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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점은 역시나 가격인데, 항공운송은 워낙 가격이 셉니다. 이를테면 70Kg 되는 짐을 상하이에서 런던까지 보내면 비슷한 무게의 사람이 타는 것보다 가격이 네배쯤 들고, 시간도 세배쯤 더걸립니다. 게다가 사람이 뱅기타면 밥도 주고 영화도 보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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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틈새로 비집고 들어갈 만한 게 철도 운송이 되고요. 가격도 적당하면서 해상 운송보다는 좀 덜 갑갑하니까요. 사실 이게 틈새 시장이라기 보기에는 좀 큽니다. 게다가 해상과 철도 운송은 서로 대체제라기 보다는 보완재의 성격이 강해서 철도 운송이 활성화 되면 그 근방의 해상 운송에도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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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flexibility 측면에서는 육상 운송이 가장 월등하기 때문에, 육로가 뚤린다면 섬처럼 고립된 한국에는 이점이 될 것은 확실합니다. 당장 미국 고속도로만 봐도 엄청난 화물 트럭이 줄지어 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한국은 유럽이나 미주와 비교하면 육상 운송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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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게 얼마만큼의 이익이냐 따지는 건 가정이 많이 들어가는 이야기라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단순하게 가격 경쟁력만을 가지고 의미가 없다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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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과장님 포스트 링크
홍이사님 포스트 링크

트럼프는 특검 로버트 멀러를 해고할 수 있을까?

오늘 포스팅이 많았지만, 일도 손에 안잡히고, 시사적인 이슈는 타이밍을 놓치면 포스팅하기 머시기 해지는 지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한번 정리해본다. 나는 정치도 미국 법도 잘 모르지만, 그냥 궁금해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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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배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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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FBI 국장 코미, 법무부 차관 Rod Rosenstein에 대해 포스팅 한 일이 있다. 물론 트럼프 러시아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하는 사람은 특검 로버트 멀러이지만 멀러를 고용한 법무부 차관 로젠스타인 역시 중요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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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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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뉴욕 FBI 요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집과 사무실을 급습했다.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실을 급습한건 보통 일이 아닌지라. 당연히 뉴욕 판사의 수색영장 발부가 있었고, (중요한 물증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 그리고 법무부 차관 로젠스타인의 최종 승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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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사실은 나도 포스팅하려고 생각했는데, 이페이지 쥔장님께 선수를 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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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쪽은 난리가 났다. 트럼프는 당장 변호인과 의뢰인의 비밀 보장 권리를 침해한다고 트윗을 날렸다. (모두 대문자로 써서 말이다.) 그리고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가 멀러 특검을 해고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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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진짜로 트럼프는 멀러를 해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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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부터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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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헌법 article 2 section 2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중간에 삽입구를 처내고 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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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shall have power to make treaties and he shall nominate and shall appoint ambassadors, other public ministers and consuls, judges of the Supreme Court and other officers of the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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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미국 헌법은 대통령이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임명할 권한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애매하게도 (원래 미국 헌법이 좀 애매한게 많다.) 해임 권한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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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해임권한에 대해 해석하는 것은 전적으로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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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한 첫번째 판례는 Meyers v. U.S.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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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당시 오레곤주 우체국장 Meyers를 해임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Meyers는 원래 나쁜놈 이었다고. 어쨌든 관련해서 연방 대법원은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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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natural, therefore, for those who framed our Constitution to regard the words ‘executive power’ as including the power to remove executive offic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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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판례는 1935년 Humphrey’s Executor v. U.S. cas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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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통령이던 F. D. 루즈벨트는 FTC(통상위원회) 멤버였던 험프리를 (뉴딜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해임한다. 그런데 이 건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다른 판결을 내린다. 대법원이 말하기로는 공직자들은 quasi-legislative officer와 quasi-judicial officer가 있는데, quasi-legislative officer는 대통령 마음대로 짜를 수 있지만, quasi-judicial officer는 단순히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짜를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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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이해하기론, 대법원 판결은 FTC 위원은 다소 독립성/정치 중립성이 보장되는 자리임을 확인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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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어쨌든 우리의 관심인 특검 멀러 케이스로 돌아가보자. 그래서 트럼프는 멀러를 짜를 수 있을까?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법무부쪽 사람들에게는 FTC 의원과 달리 대통령이 해임할 권리가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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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짜르는 게 안되더라도 (멀러를 고용한건 법무부 차관 로젠스타인이다.) 로젠스타인에게 짜르라고 명령할 수 있고, 로젠스타인이 거부하면 로젠스타인을 짜르고 후임자에게 멀러를 짜르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법무부 장관 제프 세션스에게 명령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어떻게든 맘만 먹는다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리고 닉슨 때 실제로 그런 적이 있다. 이부분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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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Nixon (1913-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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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특검을 해임하는게 적법한가는 문제가 안될지라도 그 배경에 불법적인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된다. 그게 소위 말하는 obstruction of justice사법방해이다. 사실 Obstruction of Justice는 좀 특이한 죄이다. 그자체가 범죄라기 보다는 범죄에 대한 판결을 방해하는 범죄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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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생각해볼 일은 현직 대통령을 고발하는게 가능할까 하는 문제이다. 대통령을 민사소송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면책 특권도 같이 찾아봤는데 이건 기회가 되면 다음에 한번 다룰까 싶다.) 대통령이 하는 일이 워낙 많은데 그때마다 민사소송에 시달리면 나라가 마비될 것이다. 논리적으로 수긍이 가능 이야기. 그런데 면책 특권이 형법에도 적용되느냐. 그건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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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할 만한 정치 스캔들이 워터게이트이다. 워터게이트 때 대통령을 기소하는 데에까지 갔더라면 그때 대통령 면책 특권 논쟁에 결론을 맺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후임자 포드는 닉슨의 범죄행위를 (재판이 시작도 안했는데!) pardon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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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워터게이트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더하자면, 닉슨도 당시 특검 아치볼드 콕스를 짜르고 싶어했다. 그래서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에게 특검을 짜르라고 했으나, 그는 거부한다. 결국 닉슨은 리처드슨을 짜르고, 차관에게 명령한다. 차관이 거부하자 닉슨이 차관마져 짜른다. 결국 법무부 서열 3위가 특검을 해임하는데, 이를 Saturday Night Massacre라고 한다. 그 결과는 알다시피 닉슨 탄핵이었고, 닉슨은 탄핵되기 전에 자진 사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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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bald Cox (1912-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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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 Richardson (1920-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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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든 이들이 멀러를 해임하는 건 (헌법적인 권한과 별개로) 정치적 자살행위하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트황상께서 이에 동의하는지 잘 모르겠다. 워낙 평생을 법정 파이터로 살아온 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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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요즘 미국 정치가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좋은 일인건지, 이래저래 미국 헌법부터 정치까지 배우는 기회가 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