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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는 어려서부터 잠이 없었다. 갓난쟁이 때는 바시락 소리만 나도 기다렸다는 듯이 울어댔다. 크면서도 뭐가 그리 무서운지 자다 말고 깨서 무섭다고 난리다. 만 세살이 되어서야 자다가 깨는 일 없이 한밤을 그대로 자기 시작했다. 건강에 이상이라도 오는게 아닐까 싶어 의사에게 물었더니 잘 크고 있으니 문제는 없다 했다.
세상에 궁금한 것 투성이라 자는 시간도 아까운가부다. 아이 때 낮잠이라도 재울라 치면, 잠깐 눕는 듯 하다가 밖이 궁금해 못참는다. 만으로 두살 반 되던 때에 낮잠을 재우는 걸 포기했다. 가능하면 9시 이전에 재우려고 일정한 시간에 침대에 눕히는데, 하루종일 있던 일을 되새기느라 잠이 들려면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혼잣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깔깔 웃기도 하고, 아빠를 호출하기도 한다.
9시 45분 경. 무섭다며 침대에 누어서 아빠를 호출한다. 무슨 일인가 가봤더니 잠깐 도란도란 시간을 갖자고 한다. “아빠,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까? 음… 있잖아 5분이 한 몇 초만에 지나는 것 같아.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시간이 훅 지나는 게 너무 아쉬워.”
아이구 이놈아 일곱살 아이에게 시간이 그렇게 빨리가면 엄마 아빠는 어쩌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