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송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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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the Atlantic 해당 기사)

일단 미국부터.

National Retail Federation 의 리포트에 따르면 (링크) 85%의 온라인 구매자가 무료 배송을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고 한다. 나만 생각해도 인터넷으로 물건을 살 때, 유료 배송인 경우 사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경영이나 미시 경제를 배운 사람에게는 공짜는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면 기업은 어떤 식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까.

우선 드는 생각은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는 논리이다. 온라인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뭐라도 하나 더 얹어주어야 한다. 맞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온라인 유통사가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시장에서는 무료 배송이 별다른 비교 우위를 주지 못한다.

다음은 제품 가격에 배송비가 포함 되어 있다는 논리이다. 이 또한 합리적인 가정이다. 그러나 역시 비교 우위의 관점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이야기이다. 온라인 시장은 가격 비교가 쉬운 곳이다.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무료배송 최소 금액 기준이다. 소비자는 무료 배송 기준을 채우기 위해 좀더 많이 살 용의가 있다. 이는 게임 이론으로 명쾌하게 설명이 된다. leader-follower game으로 모델을 설정하고 기업을 leader로 소비자를 follower로 보면 된다. 이에 관련한 페이퍼는 링크를 참조하시길.

게임이론까지 가지 않아도 누구나 무료 배송을 위해 하나쯤 더 사본 경험은 있지 않은가? 사는 사람은 필요해서 더 산다고 생각하지만, 기업 마케팅 쪽에서 보면 잠재 수요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맥도날드에서 세트 메뉴 할인을 해주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금액 할인이 아니라 무료 배송을 해줄 뿐이다.

최근 미국회사들은 이 무료 배송 기준액을 올리는 추세이다. (관련 기사: Free Shipping Is Going to Cost You More, WSJ 2014년 10월 22일자) 기업입장에서 배송 비용은 공짜가 아니지만, 소비자는 유료배송을 기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선호할 수 밖에.

물론 배송 관련 전략은 기업마다 달라서 하나의 추세로 개별 기업의 전략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아마존 같은 경우는 아주 정교한 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100불 짜리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모집하여 코스트코 식으로 회원 가입을 유도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빠른 배송이 무료이고, 그외 다른 여러가지 혜택(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VOD 서비스라던지…)과 이미 지불한 가입비 때문에 회원들의 충성도는 더 높아진다.

(수요/공급 곡선을 그려보면 코스트코식 회원제 모델에서는 제품의 마진을 최소화하고 회원을 늘이고, consumer surplus를 줄이는 게 기업에게 이득이다. 이렇게 되면 개별 상품의 마진 대신 회원가입비가 기업의 주된 이윤이 된다. 설명이 복잡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한발 더 나아가서 프라임 회원이 느린 배송을 선택하면 (기업은 배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고객에게 크레딧/포인트를 주어서 영화 스트리밍을 보는 데에 쓸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는 조금 복잡하다. 미국에 비해 무료 배송 기준이 현저히 낮다. 이게 가능한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배송료가 워낙 싸기 때문이다.

배송료가 왜 싼가에 까지 깊이 들어가면 너무 복잡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일단 미국은 나라가 크기에 택배 산업에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총알 배송을 하려면 비행기가 필요하고 (UPS와 페덱스는 심지어 자체 물류 전용 공항을 운영한다.) 복잡한 물류 시스템이 하드웨어, 소프트 웨어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거칠게 말해서 택배업 = 인건비이다. 그리고 그 인건비가 (선진국 중에서) 가장 싼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물좀 먹어봤던) 소비자들이 싸고 편리하다고 느끼는 대다수 서비스의 기반이 이 싼 인건비 때문에 가능하다. (대중교통, 택배, 이미용, 배달 서비스 등등등…)

참고 자료: There’s No Such Thing as Free Shipping (The Atlantic 2014년 1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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