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읽은, 읽고 있는, 읽을 책들 1 – Black Swan, Maus, Salt

원래는 하나씩 리뷰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꽤 귀찮다. 뭐라도 끄적여 두지 않으면 나중에 읽었다는 사실도 잊을 것 같아 기록을 남겨둔다.

The Black Swan – Nassim Nicholas Taleb (80% 완독)

이 책은 올해 초부터 들고 있는데, 아직 끝내지 못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고, 감탄하면서 읽고 있음에도 중간부터 속도가 늘어진다. 주제가 명료한데, 워낙 다양한 분야를 토대로 주제를 풀어내기 때문에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그런 것 같다. 한번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은 책이다.

Maus – Art Spiegelman (30% 완독)

블랙스완을 읽다가 프랙탈, 망델로브 집합 이야기가 나올 쯤에 머리가 너무 아파졌다. 나같은 공돌이 한테는 차라리 수식이 더 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말로 개념을 설명하는 게 더 헤깔린다. 어쨌든 쉬어갈 겸 만화를 집어들었다.

만화책이라서 술술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Maus는 만화로는 처음 퓰리처상(1992년)을 받았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아버지를 아들의 입장에서 그렸다. 이 책에서 가장 아이러니 한 부분은 인종 차별의 피해자인 아버지가 흑인에 대해 차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아들에게 아버지는 피해자도 아니고, 괴팍한 노인네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의 도입부. 아들이 친구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때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Friends? Your friends? If you lock them together in a room with no food for a week, then you could see what it is, friends.”

만화는 (당시 기준으로는) 새로운 표현도 몇가지 시도한다. 그 자체 만으로도 볼만하다.

Salt – Mark Kurlansky (시작 안 함)

지난 주에 딸아이랑 서점에 갔다가 집어든 책. 책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지만, 펭귄문고라 일단 신뢰할 만하고, 훑어 보았을 때 느낌이 좋았다. 집에 와서 책에 대한 정보를 좀 검색해봤는데, 마크 쿨란스키는 <대구 cod>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고. 미세사 쪽에서는 알려진 저자라고 한다. 한국어로도 번역된 책인데, 지금은 절판 되었다고 한다. 최근 음식 관련 글들이 유행인데 재출간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어서…>

요즘에 읽은, 읽고 있는, 읽을 책들 2 –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인생수업,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요즘에 읽은, 읽고 있는, 읽을 책들 3 –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Monkey Business, 소설가의 일, 먼 북소리, Essays of Montaigne

요즘 읽는 또는 읽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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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dral – Raymond Carver
카버 소설은 군더더기 없으면서 크게 여운을 남긴다. 단편이라 짬짬히 읽기도 좋음.

The Better Angel of Our Nature – Steven Pinker
20세기는 폭력의 역사였다는게 나의 통념이었는데, 그의 책은 그런 주장을 완전히 반박한다. 실증적인 자료들이 맘에 든다.

Essays – Ralph Waldo Emerson
미국에 살면서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잘살게 되었나 항상 궁금했다. 한 국가가 부강하게 되려면 그 나라가 말하는 가치가 보편타당한 설득력을 가질만큼 폭이 넓어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 에머슨은 ‘individualism’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미국적인 가치의 토대를 세운 사람이다. 근데 문제는 19세기 영어가 도대체 익숙치 않아 책이 진도가 안나간다는 거. 던져뒀다가 나중에 다시 도전해봐야 할 듯.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 Robert M. Pirsig
아들과 모터사이클 횡단 여행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들을 엮은 철학/종교/사상/과학에 대한 이야기. 저자가 풀어 놓는 이야기들이 워낙 마음을 휘져어 놓는 바람에 감당을 못하고 잠시 쉬고 있는 중.

On Chesil Beach – Ian McEwan
쫀쫀하게 스토리를 짜는 장인 같은 소설가. 등장인물의 배경을 일일이 다 풀어 놓고, 장면 하나하나 생각의 단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써내려가는데,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다가 마지막에 몰아친다. 그러다보니 소설이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문제는 스토리가 차곡차곡 쌓이는 그 부분을 넘어가려면 꽤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

Mindless Eating – Brian Wansink
미국와서 살이 너무 찌는 바람에 사게 된 책. 우리는 왜 생각 없이 먹는가. 식품업계는 어떻게 우리를 무의식 중에 더 먹게 만드는가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근데 이 브라이언 아저씨가 너무 썰을 푸는 걸 좋아해서 책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 썰이 재미있긴 한데 non-native 입장에서 유머 코드가 따라가기 힘들 때가 좀 있다.

The Black Swan – Nassim Nicholas Taleb
Ian 아저씨의 디테일한 묘사랑 Brian 아저씨의 썰 풀기에 지쳐 있다가 며칠전에 집어든 책인데, Nassim 아저씨의 명료한 논리전개가 오히려 편하다. 게다가 그가 하는 이야기도 내가 평소 어렴풋이 생각하던거랑 일치해서 참 신나더라. 아무래두 이런 책이 나한테는 더 술술 읽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