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미
지난주 미국 언론은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시진핑의 방미, 아이폰 6S 출시도 묻혔다. 교황의 모자 (주케토)를 받고서 이베이에 경매를 내놓은 사람, 교황의 의전차 피아트, 교황의 식사 메뉴 소식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마치 인기 절정의 아이돌을 보는 듯 했다.
12억 카톨릭 인구의 심장인 바티칸 시티. 그중에서도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거처와 집무실은 20평 남짓하다. Domus Sanctae Marthae (Santa Martha guesthouse). 게스트 하우스였던 이 곳은 프란치스코에 의해 집무실로 개조되었다. (링크)
(Pope Francis enters Domus Sanctae Marthae: Source wikipedia)
이 조그마한 공간에서 교황은 교회의 개혁에 대부분의 시간을 들이는 듯 하다. 아마도 교황의 주된 관심사는 전임 베네딕토 때부터 불거져 나온 교회 내부의 스캔들이 아닐까. 공교롭게도 베네딕토는 섹스 스캔들이 불거져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임을 발표했다. 재정적인 잡음도 안팎으로 들리는 바이다.
실천가의 면모를 풍기는 프란체스코와 달리 베네딕토는 신학자의 분위기가 강했다고 한다. 근엄하고 엄숙한 독일인 신학자. 어거스틴 신학을 전공했던 독일인 요제프(베네딕토의 세속명)는 공부말고 다른 면으로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고. 그다지 인기는 없었지만, 조용히 개혁의 토대를 만드는 사람 같은 느낌이다.
이번주 미국 뉴스를 보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쩌면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 같은 분이 아닐까 싶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손가락만 보고 있다.
관련 해서 볼만한 기사: Holy Order (New Yorker 9월 14일자)
폭스바겐 파문
폭스바겐 파문은 조금 충격이었다. 독일회사는 신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염물질 배기량을 속이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니. 이에 관련해 뉴욕타임즈에 읽어볼만한 기사가 있어서 공유한다.
As Volkswagen Pushed to Be No. 1, Ambitions Fueled a Scandal (NYT 9월 26일자)
이 기사에 따르면, 첫째, 폭스바겐은 과도한 야망을 품고 있었다. 10년 내에 미국 판매를 3배로 늘려 도요타를 추월한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둘째,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폭스바겐의 전략은 디젤차에 사활을 거는 것이었다.
도요타는 이미 프리우스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엔진의 성능. 폭스바겐이 선택한 디젤은 성능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다만 오염 물질 배출이 문제였는데,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이라는 기술로 이를 극복했다고 공언해 왔었다.
스캔들로 폭스바겐은 모든 신뢰를 잃었다.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폭스바겐 뿐 아니라 디젤엔진 자체에 대한 신뢰도 사라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