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 이슈에 대한 생각 정리 – 4편: 신원조회와 관련법안 국회 상정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회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오늘은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사 background check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2편에서 언급했듯이 1994년 클린턴 정권은 assault weapons ban (AWB) 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AWB이후 총기 논쟁은 assault weapon의 정의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 되면서 미궁에 빠져버렸다. 2016년 현재 클린턴의 federal AWB는 만료가 되어 효력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대신 돌격소총은 주별로 별도 규제가 되고 있다. 또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총의 종류에 대한 규제보다는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관련법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신원조회 관련 논점은 세부적으로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신원조회가 이루어지는 범위, 즉 모든 합법적인 루트에서 신원조회가 이루어 지는가이고, (이를 universal background check라고 한다) 둘째는 신원조회 이후에 누구에게 총기 판매를 금지할 것인가이다. (대표적으로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들과 테러 용의자들이다)

Universal background checks 논쟁은 1999년 컬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으로 본격화 되었다. 특히 논란이 되었던 것은 범인 Dylan의 총을 구해준 고등학생 여자친구의 증언이다. 그녀는 미성년자에게 criminal background check을 요청하는 공인 총기 딜러가 귀찮아서 총기 박람회 gun show에서 background check 없이 쉽게 총을 구입했다고 했다. 이를 gun show loophole이라고 부른다. Gun show 말고도 인터넷을 통하면 신원조사를 피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주별로 총기 규제법이 다른 미국에서 universal background checks이 이뤄지는 주는 일부에 불과하다.

컬럼바인 참사 범인들

.

두번째는 총기판매 금지 대상이다. 이는 privacy문제와도 연결이 되는데, 이를테면 정신병력이 있었다는 문제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medical history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사고 이후에 범인이 위험한 정신병자였다는 결론을 내기야 쉽지만, 예방차원에서 누가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구분하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병 이야기는 대형 총기난사 사고 이후 항상 이슈가 되어 왔지만, 실제적인 규제로 이어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접근에는 회의적이다.)

올해 들어서 가장 힘을 얻고 있는 주장이 테러와 연관된 사람들에 대한 규제이다. 연재 3편에서 언급했지만, 현재 법으로는 테러리스트들이 총을 사는데에 전혀 규제가 없다. 실제 작년에 FBI watch list에 등재된 사람들 중 244명이 총기 구매를 시도했고, 그중 243명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했다고 한다. (source: Schumer: 244 people on terror watch list tried to buy guns in 2015, 91% got them)

이제, 상원에서 지금 상정중인 법안에 대해 간략히 보자. 현재 상정되어 있는 법안은 미국 총기 관리의 여러 허점 (돌격소총 이라든지, universal background check이라든지, 정신병력자에게의 총기 판매라던지…) 중에 하나에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FBI에 등재된 2만 여명의 테러 의심자 no-fly list에 대한 규제이다. (미국 전체 인구를 생각하면 2만명에 대한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실 내가 처음 총기규제 글을 시작할 때만해도 나는 마지막편 제목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계획했었다. 그리고, 결론을 총기규제는 가장 쉬운(?) no-fly list 규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맺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봐서 월요일날 표결이 예정된 이 법안은 통과가 불투명해보인다. (이글은 페북에 6월 19일 일요일에 올렸다. 예상대로 모두 부결되었다.)

현재 상원에는 민주당 2개, 그리고 공화당 2개해서 총 4개의 총기규제 법안이 올라와있다. 이미 너무 글이 길어져서 세부적인 차이까지는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기사 링크를 확인하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재로는 양당간의 의견 조율이 충분하지 않기에 내일 어떤 법안도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This is the gun bill Senate Democrats spent 15 hours filibustering to bring to a vote, VOX, 6월 17일자

(이런식의 문제제기는 논리적으로 비약이 있긴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만 더하자면 그렇게까지 테러리스트 또는 테러 의심자들의 권리에 관심있는 분들께서 왜 테러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 무슬림을 추방해야한다고 주장하는지… 아니면 최소한 그렇게 주장하는 분을 지지하시는지…)

이제 4편에 걸친 연재를 정리하자.

이미 총기 규제 이슈는 치열한 미국 정치양극화의 핵심 쟁점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 이슈에 있어서 나는 오바마에 상당부분 동의하는데) 총기규제는 총을 소유할 권리와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가 치열한 정치 쟁점이 될수록 해결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뿐이다. 4건의 총기규제 법안이 상정되었지만, 통과가 불투명한 이유가 바로 올해가 선거해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측에서는 아무도 총기 문제에 개입해서 민주당 동조자라는 낙인을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 내일 뉴스를 보면 또 아쉬움만 남을 것 같아서 벌써 씁쓸한 마음만 가득하다.

오늘로 4편에 걸친 총기 규제 이슈 연재는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이 외에도 올랜도 참사 이후 정치권 반응이나, 대형 총기 난사 이외의 총기범죄 이야기, 총기 자살률 등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미 (내 능력 이상으로) 너무 많이 떠들었고, 지나치게 정치적인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이정도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총기 규제 이슈에 대한 생각 정리 –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오늘은 총기 규제의 범위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총기 종류 및 사격술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밀리터리 전문가가 아니므로, 오류가 있으면 지적바란다.

지난 번에는 총을 소유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 했다. 총기 규제 이슈에 대해 이해하려면, 총을 소유할 권리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했고, 미국인 대다수는 헌법에 보장된 총을 소유할 권리에 대해 인정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총기 소유 자체를 금하려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금번 올랜도 참사 이후에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것도 총기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대량살상무기 판매를 규제하자는 것이다. (나 같이 한국 사람 마인드로는 그냥 총 자체를 금하면 될 것을…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이야기는 1편에서 얘기 했으니 넘어가자.)

이 이슈에 대해 논하려면, 우선 assault weapon이 무엇이고 assault rifle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어떤 물건의 사용을 금지하려면, 그 물건의 정의부터 집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사실은 이 용어 정의부터 명확하지 않다. 사용하는 사람마다 다른 정의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가 많다. 1994년 클린턴 때에 federal assault weapon ban (AWB)이 통과된 적이 있으나, 실효성이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이다.

assault rifle 또는 assault weapon은 영어로는 정의자체가 논란이 있기에 이 포스트에서는 그냥 한국어로 돌격소총이라고 하자.

돌격소총은 거칠게 말하자면 M16이나 K2 소총을 생각하면 된다. 군미필자를 위해서 좀더 설명하자면, ‘진짜사나이’에 나오는 군용소총이다. 차이점은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돌격소총은 연사/점사 기능이 없다는 것. 연사/점사 기능 유무는 무기의 살상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연사/점사 기능이 없다고 해도 돌격소총을 민간인이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K2 소총

M16

.

총기 규제 반대론자들이 총기규제 얘기만 나오면 벌떼 같이 달려들어서 냉소적인 태도로 너네가 automatic weapon이 뭔지 아느냐. assault weapon 을 규제한다고 하지만, 연사/점사 기능이 없으면 권총이나 다를바 없다라는 주장이 바로 이 이야기다.

이번 올랜도 참사에서 범인이 사용한 총기는 Sig Sauer MCX라는 총인데, 이 역시 AR-15 계열의 돌격소총에 속한다. (엄밀히 말하면 AR-15는 아니다.) 미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AR-15라는 총도 돌격 소총이다. AR-15는 일종의 초기버전 M16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샌디훅, 샌버너디노, 콜로라도 극장 난사 사건 모두 AR-15계열의 총기가 사용되었다. 워낙 유명세를 탔고, 총기애호가들에게 베스트셀러인 총이다.

Sig Sauer MCX

AR-15

.

올랜도 사건 생존자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범인이 총을 쏠때, “탕, 탕, 탕, 탕” 이렇게 세네발씩 쏘았다는 증언이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범인이 점사 기능이 포함된 총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의심했다. 그러나 언론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범행에 사용된 총은 반자동 방식이었다고 한다. (반자동 방식은 미국에서 합법적인 구입이 가능하다) 범인은 사설 경비 업체에서 일했었던 사람이고, 총기 사용 훈련을 받았기에 반자동 모드에서도 점발 사격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총이 일단 발사되면 사람은 몹시 흥분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반자동 모드에서 점발 사격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담인데, 자동모드가 살상력이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점발사격이 더 효과적이다. (총을 고정시킨 기관총이 아닌 이상) 현역시절 점사, 연사를 해볼 기회가 있었다. 연사의 경우는 반동때문에 조준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격발할 때마다 방아쇠를 당겨야하는 반자동 모드에서도 끊어서 사격을 한다면 점발 사격이 가능하다.

어쨌든 안타깝게도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범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assault weapon 정의를 하다가 이야기가 미궁에 빠지고, 어느 종류의 총기를 규제할 것인가를 따지다가 수렁에 빠지는게 전형적인 패턴이다.

유사품으로 탄창 용량에 대한 논란이 있다. (10발 짜리냐, 30발 짜리냐… 아니면 탄창 규제 자체가 실효성이 있느냐 등등…)

이야기가 너무 깊이 들어간 것 같다. 마무리를 짓자. 총기 규제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총기를 가질 권한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규제의 범위를 정하려고 하다보니, 더 문제가 꼬이는 것이다.

선의만 가지고 어설프게 이 이슈에 접근했다가는 총기규제 반대론자의 논점에 휘말리기 쉽다. 반대론자들이 대체로 총에 대해 더 잘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 의견을 더하자면,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당파를 떠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한다면 해결책이 분명 있지 않을까 싶다. 서로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면 소모적인 논쟁이 될 뿐이다. 논점이 (총기규제 반대론자들이 오해하듯이) 총기를 소유할 권리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서 총기사고 사망률을 줄여나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총기 소유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대책이 필수이다. 1편에서도 총기를 자동차에 비유했지만, 자동차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오랜기간 안전대책을 연구했다. 안전벨트도 처음 도입할 때도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안전벨트, 에어백을 도입하고 교통 규제를 도입하면서, 자동차 사망률은 감소했다.

내일은 마지막으로 총기 소지 허가 대상에 대한 논점을 간략하게 살펴 보고,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그럼 우리가 (정확히는 미국사람이)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해 내 의견을 덧붙이며 마무리 짓고자 한다.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