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가 또 한번 살아났다고. 정책에 동의 여부를 떠나 참 대단한 사람이다.
이번주 영국 뉴스는 정말 드라마틱했다. 그렇지만 따지고보면 영국은 브렉시트 가결 이후 계속 그런 상황아니었는가. 영국 국회가 보인 아마추어리즘은 전세계의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지만, 2년 반 동안 영국이 해온 행동의 축약판이었을 뿐이다. 오리려 유럽에서 요즘 위기에 빠진 나라는 프랑스/이태리/독일이 아닐까 싶다. 노란 조끼, 오성운동, 그리고 메르켈 은퇴.
처음 메이 총리가 세워졌을 때, 나는 시큰둥한 편이 였다. 딱히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나는 브렉시트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을 이만큼 끌고 온건 메이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꺼라고 본다.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뻔히 욕먹을 자리 총대를 매고 가고 싶은 사람도 보이지는 않고. 개인적으로는 미국으로 보면 하원의장 (예정) 낸시 팰로시가 비슷한 느낌의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욕먹은 낸시지만 결국 일일이 만나서 한명씩 설득했다고 한다. ‘그럼 대안이 있는가.’
노딜 브렉시트는 결국 백지에서 국제 관계를 정립하고 조약을 맺는 과정일 텐데, 그렇게 되면 대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경제를 떠나서 국경선을 다시 긋는 문제도 쉽지 않다. 이를테면 당장 런던에서 파리 가는 비행기도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지게 되는 거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 국경이 그어지게 되는 것이다.
90년대 봤던 많은 영화들이 IRA 테러를 소재로 했던게 생각난다. 북아일랜드 독립이라… 참 옛날 얘기다. 결국 IRA 쇠퇴는 영국의 EU 통합과 맞물려 있다. 생각해보자. 북아일랜드나 아일랜드나 EU 깃발아래 하나가 되었는데, 굳이 과격하게 독립을 말할 이유도 없고.
시간은 째깍째깍 잘간다. 내년 3월까지 영국은 또 어떤 드라마를 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