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는 허접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

딸아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두 옛날 얘기를 조르길래 내가 만들어서 해주고 있는 중이다. 이유는 내가 옛날 얘기를 잘 몰라서… 어쩌다보니 시리즈가 됐는데, 스토리 구조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시작은 걸리버 여행기의 4부인 말의 나라 이야기와 재크와 콩나무를 짬뽕했다. 그러다가 딸이 좋아할 법한 이야기 범벅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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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멀린다가 마법사가 만든 콩나무를 타고 말의 나라에 온다. 전혀 다른 문화/언어의 세계에서 방황을 한다. 7살 또래 친구 말인 ‘히히힝힝’에게 언어와 관습을 배우며 말의 나라에 살게된다.

2부: 아담 역시 7살 친구이다. 멀린다와 동일하게 말의 나라에 오게된다. 멀린다의 도움으로 말의 나라에 적응하게 된다.

3부: 한편, 인간의 나라 의사선생님이 환자를 보다가 충치에 효과적인 보물이 말의 나라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보물은 말의 나라가 새겨져 있는 Snow Globe인데…

3부의 배경지식: 딸아이는 snow globe를 좋아한다. 그리고 딸아이의 장래 희망은 책을 쓰면서, 건축을 하는, 치과 겸 소아과 내과 의사선생님이다. 또 3부의 주인공인 의사선생님은 딸아이와 동명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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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래저래 들어본 이야기만 범벅해서 며칠에 한번씩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역시 나는 이야기꾼은 아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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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물가

4년 전에 내가 미국에 처음 올 때 생각하면 서울 물가는 살인적으로 올랐다. 이코노미스트 차트에 의하면, 이미 서울의 물가는 뉴욕을 추월한 상태.

체감상 미국도 주거비때문에 살림살이가 널널한건 아니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 통계가 주거비에 어떤 가중치를 주었는지 궁금긴 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서울살이가 빡빡해진 것만은 사실인 듯.

재작년에 스위스에 두달 정도 체류했었다. 그때 장모님이 잠깐 방문하셨는데, 서울의 채소값이 워낙 올랐기에 스위스 장바구니 물가가 그다지 비싸다는 느낌도 못받으셨다. 이미 서울의 물가는 악명높은 스위스, 북유럽 수준에도 거의 육박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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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econ.st/1vYDUkt)

딸의 걱정 – 사랑에 대한 갈망

딸에게 걱정이 생겼다.

“엄마, 외할머니는 세상에서 누가 젤로 좋데?” “네가 제일 좋데.”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엄마였겠지.” “그럼 있잖아. 내가 크면 결혼해서 애기를 날 껀데, 엄마는 그때 내 딸을 더 좋아하면 어떡하지?”

별개 다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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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무조건적 사랑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가장 절실한 갈망 가운데 하나다. 한편 어떤 장점 때문에, 다시 말하면 사랑받을 만해서 사랑받는 경우, 언제나 의심이 남는다. 내가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언제나 남아 있다. 언제나 사랑을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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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잔소리

첫번째

회사 보스 Matt 이야기. Matt의 동생 Bobby가 집에 놀러왔다고 한다. 그런데 9살된 Matt의 딸은 Bobby가 자기전에 양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삼촌은 왜 자기 전에 양치를 하지 않아?” “I don’t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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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flickr)

잔소리가 먹히지 않자 딸이 Matt에게 일러바친다. “아빠, 삼촌이 양치를 안하고 자려고 해.” “(잠시 생각하다가) 흠…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as long as it doesn’t hurt you), 그정도는 괜찮아.” “그렇지만, 이를 닦지 않으면 이가 썩을 꺼고 그러면 냄새가 날텐데? 그건 결국 나한테 피해를 주는 거야 (it would hurt me eventually.)”

Matt은 할말이 없었다고…

두번째

아이가 생기기전, 나는 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딸이 생기면 내게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 사실 나의 게으름은 딸의 잔소리를 불러오기에 딱이다. 그래도 아내와 딸이 협공을 해서 나의 생활습관을 지적하면 좀 슬플 것 같았다.

그런데 의외로 딸은 나에게 관대하다. 어쩌면 몇번 하다가 안돼니까 포기한 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요즘은 엄마에게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어제 이사를 했다. 그런데 이사짐 센터가 아주 엉망이었다. 아내가 아끼던 가구 몇군데가 긁혔고, 대금지불 문제로 이슈가 있었다.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던 중에 아내는 분통을 터뜨렸다. 나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이때 아이가 대화에 끼어든다.

“엄마, 오늘 교회에서 성경말씀을 들었는데 내가 대접받고 싶은대로 남을 대접해야 된데.” “그래?” “가끔 성경 말씀 들을 때, 엄마가 생각날 때가 있어. 오늘도 말씀 들을 때 엄마가 딱 생각나더라구.”

아내는 할말을 잃었다. 그러다가 딸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한마디 덧붙여야 하나 싶었다. ‘성경 말씀은 남이 아니라 자기에게 적용해야 하는 거야.’ 같은 말을.

그러다가 이내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말을 했다가는 ‘1) 내 말이 꼰대 같이 들릴 것이다.’와 ‘2) 딸이 나한테 말고 아내에게 잔소리 하는 것도 의외로 나쁘지 않군.’ 하는 생각이 동시에. 그냥 씩 웃었다.

우리나라 나이의 중간값

– 우리나라 사람의 median age가 41세라고 한다.

– 이제 서른도 절반을 넘겼는데, 마흔은 금방이겠네.

– 아직도 나이만큼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 내 나이가 중간값보다 많아지면, 이제 선배들 때매 세상이 이모냥이라고 불평을 늘어 놓지도 못할 듯.

캡처

(Source: economist www.economist.com/blogs/graphicdetail/2015/…/daily-chart-18…)

[스크랩] 초보자를 위한 자동차 산업입문

소비자 대상의 산업중에서 (B2C) 혁신이 더딘 산업 중에 하나가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에 혁신이 진행되면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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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he Entrant’s Guide to The Automobile Industry (ASYMCO)

번역: 초보자를 위한 자동차 산업 입문 (뉴스 페퍼민트)

불평등의 문제와 빈곤의 문제

페친 중에 경제 전문가들이 몇 있다. 불평등은 세계적인 이슈인 관계로 자주 이야기 되는 주제 중에 하나이다. 페친의 페친이신 ‘채훈아빠’님께서 지니계수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불평등과 소득 재분배 관련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기에 공유한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비교적 쉽게(?) 정리해주셨다.

링크: 우리나라 분배 구조의 변화 추이와 생애주기 효과 – 한국 소득 불평등의 원인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

요약하자면,
– 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니계수로 보았을 때)
– 원인은 ‘신자유주의’, ‘디지털 환경으로의 급격한 변화’ 등을 꼽을 수 겠다.
– 그러나, 급격한 노령화로 인한 부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근거: 성명재 교수 연구자료) 정도 이다.

캡처

(출처: “채훈아빠”님의 블로그, 재인용)

불평등에 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정치적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하기에 논의가 쉽지 않다. 나는 아무래도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하는 분들의 이야기가 좀더 신뢰가 간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불평등의 문제가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세계가 고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불평등의 문제는 빈곤의 문제와 구분해서 봐야한다. 둘을 함께 보기 시작하면, 논의가 진행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 빈곤 문제에 관한 대응은 선진국과 비교해 미흡하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빈곤의 문제에 선진국 중에서 가장 무관심하다는 미국과 비교해서도 현저히 그러하다.

여기서 부터 논의가 시작되면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It’s ok to feel sad sometimes

어른이라고 해서 슬픔을 다루는 법을 아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울고 슬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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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랑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Daniel Tiger’s Neighborhood. 그중에서 나의 favorite song을 공유한다. 나는 기분이 다운될 때 이노래를 듣는다. ㅎㅎ (민망)

아참 가사도 공유하는게 좋겠지?

It’s ok to feel sad sometimes, little by little, you’ll feel better again.
It’s ok to feel sad sometimes, little by little, you’ll feel better again.
When you are feeling down. It’s ok to feel sad, but little by little, you’ll see it won’t always be bad.
It’s ok to feel sad sometimes, little by little, you’ll feel better again.
It’s ok to feel sad and it’ ok to cry, but little by little, the sadness will say bye-bye.
It’s ok to feel sad sometimes, little by little, you’ll feel better again.

시기심

시기심의 원인은 나의 불안에 있다. 다른 사람들은 매일 노력해서 뭔가 대단한 걸 만들어내는 거 같은데, 나만 멍청하게 가만히 앉아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다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자신만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시기심을 좋은 에너지로 바꾸려면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나는 남들과 다르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시기심을 느낄 수도 있겠지. 그러고 보면 우리는 서로를 시기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김중혁이 캐는 창작의 비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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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중혁이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따왔다. 그가 롤프 하우블의 <시기심>을 읽고서 든 생각이라고 한다. 불안은 나를 갉아먹는다. 시기심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린다면, 우리는 서로 더 나은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B형 남자의 불편함

많은 분들이 IS와 무슬림을 동일시 한다. 듣는 무슬림 기분 나쁘다. 무슬림은 시아가 있고 수니가 있으며, 그 안에서도 차이가 많다. IS는 그중에서도 왕따 같은 애들이다.

많은 분들이 에볼라때문에 아프리카 사람과 접촉하길 꺼려한다. 듣는 아프리카 사람들 기분나쁘다. 에볼라는 서아프리카에 퍼졌다. 서아프리카에서 남아프리카는 비행기로 7시간 거리다. 프랑스 파리까지는 6시간. 누구도 파리와 에볼라를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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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일부 기독교인의 비리를 듣고 기독교를 욕한다. 듣는 기독교인 기분 나쁘다. 성경을 배우는 것과 실천하며 사는 것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안에도 다양한 사람이 있다.

외국인이 한국사람에게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당황스럽다. 북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고, 우리를 북한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할 때, 도쿄에 가봤다고 하는 사람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행여라도 일본과 한국을 같다고 여기는 게 아닐까 싶어 차이를 열심히 설명해 본다. 근데 의미 없다.

어떤 분이 유럽은 이렇다라고 말하면, 궁금하다. 어디 유럽을 말하는 것일까. 복지를 말할 때 북유럽/독일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가 관광을 말할 때는 프랑스/이탈리아를 말하는 것 같기도하다. 유럽을 통째로 말하는 건 한국/일본을 동일 선상에 놓고 말하는 것보다도 훨씬 무모하다.

사람들이 미국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말하면 당혹스럽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상호 경쟁 시스템이 작용하는 미국을 하나로 보기는 참 어렵다. 정부/군대/상원/하원/학계/기업/남부/동부/서부 등등… 모두 다른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따로 행동하는 entity들이다.

B형이라고 괴팍하고 한 성깔하는 시크한 남자라고 지레 짐작해버린다면, 기분 나쁘다. 내가 시크한건 맞지만 무지하게 부드럽고 상냥한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