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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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이슈 관련 책들이 핫하다. 피케티, 앳킨슨, 밀라노비치의 책들이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관련한 책이 하나 더 나왔길래 이코노미스트지 북리뷰를 옮겨둔다. 따끈따근한 신간이지만 이분야가 요새 뜨거우니 한국에도 곧 소개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The Economist | Violence and inequality: Apocalypse then (3월 2일자)

저자는 스탠포드대 고전학과 월터 샤이델 교수. 로마사 쪽 권위자라고. 책제목은 The Great Leveller 이다.

불평등 이슈에 대한 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진다. ‘그래서 결국 해결책은?’ 이라는 질문에 답이 없다. 맬서스의 인구론을 접한 19세기 사람들이 비슷한 심정이었을까.

코끼리 곡선으로 유명한 밀라노비치의 책도 대놓고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종국에 해결책은 혁명이나 전쟁 같은 폭력 밖에 없다는 논리적 귀결을 품고 있다.

리뷰에 따르면, 이책은 아주 대놓고 인류 역사에서 평등을 가져왔던 사건은 대참사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샤이델은 책에서 역사상 의미있는 평등을 가져왔던 사건을 네가지 종류로 나눈다. 바로 전쟁, 혁명, 국가의 붕괴, 전염병이다.

따져보면 말이 안되는 건 아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1960년대 미국 황금기는 이차대전 이후 중산층의 탄생과 시점을 같이한다. 한국의 경우도 (동일한 관점으로 보자면) 한국전쟁 이후 완전한 폐허에서 한반도 역사상 본적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이룩했다. (아, 21세기 지금까지 그러한가는 역시나 관점의 문제이다.)

말이 되는 것과 별개로 너무나도 불편하다. 불평등 이슈는 팩트와 관점의 경계가 너무나도 희미해서 개개인이 가진 정치적, 역사적 시야를 온전히 제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생각해보면 ‘세계는 불평등한가’ 라는 질문이 이미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나는 불평등 이슈의 무게에 너무 눌린 나머지, 질문 자체를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 질문이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가져온다는 것 또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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