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삼위일체 교리 발전사

한 목사님께서 스탠포드 철학백과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EP) 에 있는 삼위일체 교리 발전사를 번역해 올려 주셨다. 재미있게 읽었기에 저장해 둔다.

목차
1부: 서론
2부: 기독교 성경
2-1: 구약
2-2: 신약
3부: 신경들의 발전
3-1: 325년까지
3-1-1. 삼위일체와 유일신 (The One God in the Trinity)
3-1-2. 테르툴리아누스
3-2: 325-381: 아리우스 논쟁
3-3: 니케아 합의 이전
3-3-1. 니사의 그레고리오스
3-3-2. 아우구스티누스
3-3-3. 아타나시우스 신경
4부: 중세의 삼위일체 이론들
4-1: 토마스 아퀴나스
4-2: 요한 둔스 스코투스
5부: 중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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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 (35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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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의 날: 이탈리아의 사례를 통해서 본 저출산 문제

권남훈 교수님과 산타크로체님이 저출산 관련해서 좋은 글들을 올리셨다.

관련해서 마침 어제 읽은 뉴욕타임스 기사가 생각나서 공유한다.

이탈리아에는 임신의 날 fertility day가 있다.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이탈리아가 국가적으로 임신을 장려하고 나선 것.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달 22일을 임신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캠페인 광고들이 지나치게 성차별 적이고 공격적이다는 논란을 불러왔고 결국은 광고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캠페인 광고 문구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Beauty has no age limit. Fertility does.”
“Don’t let your sperm go up in smoke.”

캠페인은 임신을 장려하는 데에 실패한 대신 왜 이탈리아가 출산율이 낮은가에 대한 국가적인 토론의 장을 여는 데에 성공(?)했다.

인터뷰 몇개를 옮긴다.

“정부는 아이를 가지라고 권장하지만, 이탈리아의 복지 시스템은 여전히 할머니들에 의존하고 있어요.”

“서류상으로 이탈리아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실상은 다르죠. 여자들이 아이들을 더 돌볼 것이 요구됩니다. 만약 육아 시설이 잘되어 있는 지역에 살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도시에 산다면, (아이를 가지고도) 직업을 유지할 겁니다. 그러나 만약 복잡한 대도시에 살면서 주변에 가족이 없다면, 여자들은 임신에 신중하게 됩니다. 아니면 직장을 그만두지요.”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가장 낮은 출산율로 고민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탈리아: 1.37명, 유럽 평균: 1.6명, 한국: 1.23명) 그래서인지 그들이 고민하는 내용도 한국과 유사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말하는 출산률이 낮은 요인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고 육아의 부담이 높아서이고 (좀더 설명하자면, 여성이 교육을 받으면서 경제활동 참가가 가능한 인구는 늘었지만 실제 사회통념이나 시스템은 여전히 여성에게만 육아의 책임을 지우는 구조이기에), 둘째는 이탈리아의 암울한 경제 전망이다.

우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까? 권남훈 교수님이 인용하신 Feyrer, Sacerdote and Stern 팀의 연구에 의하면 그러하다. 아래 도표를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할 수록 출산율이 높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여성경제활동 참여와 출산율이 가장 떨어지는 국가들 중에 하나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가장 여성이 평등하다고 이야기 되는 스웨덴은 모범사례이다. 여성 경제 활동 참여율이 85%정도이고 출산율도 상당히 높다. (1.9명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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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페이퍼 링크
UNDERSTANDING FERTILITY WITHIN DEVELOPED NATIONS by Feyrer, Sacerdote and Stern (2008년)

그러면 출산율이 이탈리아의 암울한 경제전망과도 연관이 있을까? 산타크로체님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미국의 경우, 대공황과 70년대 오일쇼크 때,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때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없을 때에 아이를 낳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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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기사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난임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마침 출산율에 관한 기사들이 실렸는데, 그중 하나가 시험관아기에 대한 이야기다.

An arm and a leg for fertilised egg (the economist, 8월 27일자)

기사에 따르면, 시험관아기 시술 비용은 나라마다 조금 차이가 있다. 인도는 한차례 시술에 2-3천불 정도, 미국은 만2천에서 만 5천불 정도 이다. 시험관아기 시술에 친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다고 한번에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다. 평균적으로 삼회 이상 시술을 받고, 어떤 경우에는 일년이 넘게 노력하다가 결국 포기하기도 한다. 또한 시술을 한 사이클 받을 때마다 엄청난 양을 호르몬 제를 꾸준히 맞아야 한다. 대부분 시술 비용은 호르몬 제와 약품비용이다.

의학계는 시험관아기 시술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한가지 방법은 투여 약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소위 ‘mild IVF’ approach라고 불리고 일본, 프랑스 쪽에서 인기가 좋다. 다른 한가지 방법은 시험관 lab실 비용을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shoe-box-sized IVF laboratory라고 불리며, 영국, 포르투갈, 가나 쪽에서 주로 사용된다.

내가 알기로 한국의 경우는 시술비용을 낮추는 노력이 크지는 않다. 이보다는 정부에서 시술비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된다. 지자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시험관 시술은 (지원을 받는다면) 거의 공짜로 알고 있다. 이에는 한국의 낮은 의료비용도 한몫을 하고 있다.

결론을 짓자. 사실 나는 출산율이 낮아서 GDP가 낮아진다는 이야기에 좀 시큰둥 한편이다. 권남훈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출산율을 높여서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정부재정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말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왜 출산율이 낮아지는 가이다. 앞에서 언급한 이탈리아 사례처럼,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보장이 안되고 경제전망이 좋지않아 사람들이 아이를 낳기를 꺼린다면, 이는 사람들이 더이상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니 그것이 더 암울하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경제 활력을 잃게 하는 일일런지도 모르겠다.)

경제 논리를 떠나서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데에, 의학적원인이 있거나 (난임), 사회적인 원인이 있다면 (유아 빈곤률이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 그것이 더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것은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여전히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을 쫓아내고 심지어 죽이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달 케냐에서는 한 재봉사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인을 칼로 찔러 살해하려는 살해 미수건이 있었다.)

사족이지만 하나만 더하자. 반대로 세상에는 아이를 갖지 않고자 했으나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은 적절한 피임이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생긴다. 인도나 나이지리아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의외로 인도 사람들은 아이를 많이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지 자료를 참조하면 인도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9명 정도 자녀를 가지는 것을 이상적으로 본다. (아래 그림 참조) 인도나 중국 같은 경우는 오히려 서구 국가들보다 더 적은 수의 아이를 원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더 많은 아이를 가지는 데, 이는 적절하지 못한 피임으로 생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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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The Economist | Demography and desire: The empty crib (8월 27일자)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출산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의학적으로만 본다면야 피임의 보급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피임의 보급은 ‘성적인 쾌락’과 ‘임신’을 분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한 윤리적, 종교적 관점의 고찰 또한 내가 관심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주제를 벗어나니 넘어가기로.)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피임이 이루어지지 않는 청소년이나 빈곤층은 여전히 출산율이 높다. 아이를 원하지만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고통이나 원치않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고통은 동일하게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지 못했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키우기 전에 예상했던 것 보다는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은 덧붙이고 싶다. 물론 내가 육아에 한발 비켜선 남성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 인지도 모르겠다.

참고자료
저출산 문제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 (권남훈 교수님 블로그)
페미니즘은 출산율을 높일까? 노르딕 모델의 고유한 가치 (산타크로체 블로그)

 

유럽인의 긴휴가에 대한 수다

산타크로체님이 프랑스의 긴 휴가에 대한 좋은 글을 올려주셨다.

프랑스의 긴 여름휴가와 우울증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 (산타크로체 포스트)

산타님 포스트 만큼 영양가는 없지만, 프랑스 휴가하니까 생각나는 얘기들이 있어서 그냥 잡담.

미국 항공사 델타에 다니는 친구 얘긴데, 그친구가 프랑스의 국적기 ‘에어프랑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더랬다. 프로젝트가 한참 바쁘게 돌아가던 즈음에 그쪽 회사 중요 담당자가 자기 다음주 부터 휴가라고 신나서 말하더랜다. 그냥 상식적으로 휴가라면 길어야 열흘 갔다 오는 건가보다 하고 흘려 들었는데, 갑자기 10주 짜리 휴가를 가버린 것. 담당자하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두절. 다행히 그친구가 워낙 회사에서 초짜 시절에 벌어진 일이라 중요한 프로젝트가 아니어서 일정을 조정하면서 적당히 넘어갔지만, 프랑스 긴 휴가의 위력을 새삼 느낀 사건이었다고.

프랑스가 대표적으로 휴가가 긴 것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유럽도 대체로 휴가가 길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목적이 멋진 휴가를 가기 위해서 라고 생각 하더라.

친한 친구 중에 독일인이 있는데, 그 쪽 분들은 휴가 계획을 일년 전부터 세워두고 치밀하게 준비한다. 미리부터 치밀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독일인이다. 어쨌든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유럽인은 일년에 한번 뿐인 휴가를 최대한 멋지게 누리기 위해 돈을 벌고 일을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여담이지만, 유럽인은 생겐조약으로 유럽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혜택을 누린다. 생겐조약의 경제적인 효익을 떠나서 유럽인들은 국경을 초월한 자유로운 이동을 정말 중요한 문제로 본다.

그에 비하면 미국사람의 휴가란 우울하기 짝이 없어서 (so pathetic ㅠㅠ) 길이가 짧은 건 둘째치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휴가중에도 업무를 놓지 못한다. 이메일 체크는 기본이고, 아예 노트북까지 싸들고 가서 업무를 하는 분도 있다. 성과중심의 업무 평가가 일상화 되어 일이 빵꾸라도 나면 순전히 그사람 책임. 성과가 안나거나 회사가 어려우면 바로 자르는게 상식이라, 내가 아는 어떤 분도 휴가에서 돌아와보니 책상이 치워져 있더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하지만, 유럽도 호시절은 이제 지난 듯 하다. 사실 프랑스의 긴휴가도 ‘에어 프랑스’ 같은 준 공기업 같은 회사나 가능한 일이고, 그것도 베이비부머가 주역이 되어 일하던 시절에나 통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예전 휴가지에서 만난 한 프랑스인과의 대화에 따르면 그렇다…) 산타님이 포스팅 한 내용처럼 이제 긴 휴가 혜택은 유럽인에게도 호사스런 일인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유럽인과 미국인의 일에 대한 자세는 다르다. 예전에 이 주제로 유럽사람들과 이야기한 일이 있었는데, 한 프랑스인이 항변하기로는, 유럽의 근로 시간당 생산성은 오히려 미국을 능가한다고 했다. (숫자를 보여주면서…) 유럽인은 효율성 대신에 삶의 여유를 택했다나 뭐래나.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유럽가서 살아야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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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문화와 성평등

일전에 올린 [실리콘 밸리와 직장문화] 포스트에 Santacroce G Nam 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답변이 길어져서 따로 포스트로 옮겨둔다.

산타크로체님: 매우 흥미있는 이슈인데 관련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정리된 생각은 아니지만 테크기업의 짧은 기술생애주기를 생각하면 예를들어 유럽식의 5주 휴가나 35시간 근무제 또는 매우 관대한 출산 및 육아휴가가 제도적으로 가능할까 싶긴 합니다. 어쩌면 조악한 방식으로 야근을 강요할 필요도 없이 Task 중심의 성과보상 체제라면 능력에 따른 업무 투입 시간은 상당한 개인차를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일정한 결과물을 제 시간안에 도출하는 것만 고려한다면 주 20시간을 일하든 집에까지 업무를 가져가서 50시간 이상을 일하든 상관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관대한 출산육아 휴가가 보장되어 1년 정도 업무 공백이 생긴다면 스맛폰 같은 경우는 한 버전을 건너 뛰는 꼴인데 매니저는 생산성의 유지에 대한 고민이 들 것 같고 휴가 해당자는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들 것 같기도 합니다. 당연히 피고용자 입장에서는 유럽식이 좋긴 하겠지만 현 미국 테크기업이 그런 업무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채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나:
말씀하신 대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대부분 task 중심의 성과 보상체제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굳이 실리콘 밸리가 아니더라도 미국 기업 대다수가 ‘일만 제 때 끝나면 근무시간이야 무슨 상관이람.’ 이란 마인드를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이것도 기업마다 달라서 온도차가 큽니다. 사실 성과중심체제가 일의 양을 줄인다기 보다는 더 과도한 일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이 이슈가 되었던 것은 너무나도 과도하게 성과를 몰아부쳐서이기도 합니다.

또 말씀하신대로 업무 스타일에 따라 직무별로 flexible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일이 있고 아닌 일도 있습니다. 다만 근무 환경과 회사 문화가 좋은 회사일 수록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일이 진행되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말씀하신대로 특히 순간순간 트랜드가 변하는 테크 쪽에서는 그다지 먹히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스템으로 일하려고 해도 사람이 몸으로 떼워야 할 부분이 분명 있기도 하고요.

제가 이왕 출산휴가 이슈를 제기 했기에 마지막으로 성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유연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이 성평등(특히 남녀 임금 격차 부분)을 가져오는 데에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vox에서 만든 동영상을 본적이 있는데, 2009년에 시카고대 MBA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버드대 Bertrand 교수 팀), 직군에 따라 임금 차이가 다릅니다. 이를 테면, 테크나 과학쪽 일 처럼 철저하게 성과중심인 직군은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기에 성차이에 따른 임금차이가 적은 반면, 미팅이나 팀웍이 중요한 경영관련 직군은 임금차이가 큰 편이었습니다.

해당 페이퍼: Dynamics of the Gender Gap for Young Professionals in the Financial and Corporate Se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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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해당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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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서 또하나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미국 약사의 남녀간 급여 차이입니다. 미국 약국은 옛날에는 한국처럼 개인 사업자가 많았고 따라서 한사람이 몸으로 때워야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의 약국은 기업화되어서 여러사람이 교대 근무가 가능해 졌습니다. 이 때문에 융통성 있는 근무가 가능해졌죠. 이 변화가 일어났던 30~40년 사이에 남녀의 임금 격차는 드라마틱하게 줄었습니다. 1970년 남성의 66%의 임금을 받던 여성 약사들이 지금은 92%의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 그래프: What’s your pay gap? (WSJ, 5월 17일자)

참고자료
The truth about the gender wage gap (vox, 8월 1일자)
동영상 https://youtu.be/13XU4fMlN3w

400번째 포스트 중간 결산

16세기 초반, 종교개혁 시기의 중심인물 에라스무스. 나는 그를 좋아한다. 그는 대표적인 회색인간이었고, 경건한 자유주의자였다. 네덜란드의 문화사가 하우징어 (Johan Huizinga, 1887 – 1945)는 에라스무스(1466-1536)를 아래와 같이 평했다.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이 세속적 관심사로부터의 초연함과 지저분한 것들에 대한 경멸에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전원적 즐거움이 되어야 마땅하다.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장의 물품 가격을 잘 알고, 영국 왕의 원정계획에 대해 소상하고, 로마에서 온 소식을 잘 알며, 덴마크의 생활환경을 꿰뚫고 있어 봐야 그게 무슨 소용인가? <대화집>에 나오는 현명한 노인은 그리 높지 않은 명예의 자리에서 안전하고도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판단치 않으며, 이 세상에 대해 미소를 짓는다. 책들로 둘러싸인 채 늘 고요하게 있으면서 자족하는 것, 그것이 무엇보다도 바람직하다.” (에라스뮈스 평전 – 요한 하위징아 저, 연암서가)

관련한 이전 포스트: 회색분자와 에라스무스(2015년 3월 5일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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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100개를 저장할 때마다 중간 결산을 하고 있다. 300번 째 중간 결산을 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떠들었다. 내가 아는 이상, 그리고 능력이상 떠들기도 했다. 예전에 한 번 적었듯 나에게 블로그는 내 자신과의 대화이다. 나의 포스트들은 일차 독자가 나이고, 내가 읽고서 만족하면 그걸로 족하다. 글을 써두고서 시간이 흐른 뒤에 읽어보면 예전의 나를 만나게 된다. 이전에도 블로그에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종종했지만, 이는 내가 그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었고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글을 쓰면서 나를 드러내려고 했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글들이 있는데, 나를 빼고서 글을 쓴다면 쓰레기 더미를 재생산하는 것 밖에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보니, 최근의 포스트들은 몇개는 그나마 봐줄만 했고, 몇개는 별 의미가 없었다. 요즘 관심사가 주로 시사적인 이야기에 치우치다보니 고요하게 앉아서 책을 보며 자족할 일도 별로 없었다. 뉴스에 지나치게 열중하면, 얼굴을 찌푸리고 판단하기 시작하며 중심을 잃기 쉽상이다.

어쨌든 중간 결산이니까 재미삼아 통계도 내어봤다. 300번 째 포스팅 때 누적조회수가 18000건 이었고 지금은 약 31000건 정도이다. 중간 결산 때마다 트래픽이 대략 두배 정도 는다. 과분한 관심이고 동시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조회수가 높았던 15개의 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조회수가 높았다고 좋은 글이었던 것은 아니고 몇몇 글은 지금 읽어보니 몹시 부끄럽다. 어떤 포스트들은 시의적절했고, 어떤 포스트들은 제목이 선정적이어서 관심을 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떤 계기가 되었든, 포스트들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생각을, 그리고 배움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즐거운 일이다. 내 포스트들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되었다면 그또한 감사할 일이다.

1위: 엑셀 Y축 물결무늬 차트 그리기
2위: 주요국가 부동산 가격 추세 그래프
3위: 일본의 의리, 한국의 정, 그리고 미국인의 인간관계
4위: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1.정보 비대칭
5위: 미국회사와 cultural fit
6위: 아나키스트: 천황 암살을 계획했던 가네코 후미코
7위: 측은지심(惻隱之心)
8위: 미국 이민 생활의 어두운 단면 – Crime in Atlanta
9위: 미국의 중산층 그리고 맞벌이 부부의 삶
10위: 한국 방문중에 느낀 점들
11위: 유가가 곡물가격에 미치는 영향
12위: 1st work anniversary!
13위: 한국사람들은 왜 외국에서 서로 피할까?
14위: 강세와 발음 – Atlanta, fantastic, coyote
15위: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2.금융시장의 불안정성 – 민스키 모멘트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쓰면서 재미있었던 포스트 21개를 보태자면

이슬람과 서구사회 (연재), 브렉시트 (연재), 자메이카 육상 선수의 비밀, 미국 낙태 이슈 정리 (연재), 미국 총기 규제 이슈 정리 (연재), IS와 이라크 내전, 2016 미국 대선 관련, 내가 놓친 2015년 미국 트랜드 6가지내가 믿는 기독교 (연재)발음/관사/전치사 이야기시편 121편 :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온라인에서 나를 얼마나 드러내는 것이 좋을까참나무를 훑고 가는 바람소리데스틴 여행기 (연재)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말과 글누군가 정리해둔 외신 추천글에 필받아서First day of school아이 교육에 대해 올바로 질문하는 법, 맥도날드의 기억들, 번역가, 편집자, 그리고 지적 노동THE MISTRUST OF SCIENCE – Atul Gawande (New Yorker)

가 있다.

실리콘 밸리와 직장문화

작년 오늘 올렸던 포스트를 재공유하면서 한마디. (페북이 친절하게 알려줬다.)

아마존 직장문화와 저널리즘의 역할 (2015년 9월 10일자 포스트)

작년 8월에 뉴욕타임스가 아마존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탐사보도를 했고, 회사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아마존을 정글같은 곳이라고 비판했다.

아래 포스트는 그후에 NYT 편집장이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옮긴 것. 언론은 아마존 사례 같은 이슈를 발굴하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요지의 이야기이다.

기사 이후 일년 사이에 서부 테크 기업들의 근무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많은 회사들이 출산휴가를 도입했고 (미국은 남녀 모두 유급 출산휴가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유일한 나라이다. 파푸아 뉴기니를 제외하고는…) 샌프란시스코 시는 6주간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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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icon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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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순진하게 뉴욕타임스 기사 하나가 그 모든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지는 않는다. 서부 테크 기업들은 항상 인재가 부족했고, 인력풀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는데 여러가지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는게 아닐까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사는 남부는 미국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동네인지라, 이런 변화가 찾아오려면 한참은 걸릴 듯. 글고보니 올 초에 코카콜라가 6주 유급 출산 휴가를 도입했다. (같은 동네 회사 다니는 내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뿐이고…)

논란의 당사자 였던 아마존도 지난 주에 (특정 직군에 한해서) 주3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문화가 그렇게 쉽게 변할까 싶긴 하다만…

우울증, 그 숨겨진 비밀의 공유 – Andrew Solomon (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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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친의 페친께서 우울증을 고백하는 포스트를 보았다. 우울증을 겪어본 일은 없지만, 주변에 가까운 몇분의 우울증을 지켜보면서 우울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래의 TED 동영상은 내가 우울증을 이해하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New Yorker지의 staff writer인 앤드류 솔로몬은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우울증에 대해 깊이있는 성찰을 한다. (참고로 동영상에 한글 자막이 있다.)

몇 부분 옮긴다.

“전 항상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제 수용소에서도 살아남을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91년, 전 많은 헤어짐을 겪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연인과도 헤어졌고, 몇 년 간의 외국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잘 견뎌냈어요. 그러나 3년 후인 1994년 모든 것에 흥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좋아하던 일을 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우울증의 반대는 행복이 아닌 활력입니다.”

“우울증에 관해 얘기할 때 종종 간과하는 것은 본인이 그 한심함을 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을 앓는 동안 그게 얼마나 한심한지 잘 알아요. 왜냐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아무 문제 없이 음성 메세지를 듣고 점심을 먹고, 샤워를 하고 현관을 나서니까요. 일상적인 일이죠. 그럼에도 이 손아귀를 빠져나올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게 됩니다. 저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행동이 줄고 생각도 줄어들고 감각이 무뎌졌죠. 무감각 상태였어요.”

“사람들은 보통 3가지를 혼동합니다. 우울증, 비애, 그리고 슬픔입니다. 비애는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누군가를 잃고 나서 비통함에 빠졌더라도 6개월이 지난 후 아직 슬픔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전보다는 나아졌다면 아마 비애일 겁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저절로 어느 정도 사라지고요. 만약 처참한 상실을 겪었고 끔찍한 기분인데 6개월 후에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힘든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구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사람들은 우울증이 단지 슬픔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깊고 깊은 슬픔이며, 커도 너무 큰 비애입니다. 원인은 찾기 힘듭니다.”

아참, 앤드류 솔로몬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하나이다. 그의 글은 항상 진솔하고, 내면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간다. 글 자체는 참 드라이한데, 아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에 읽고 나면 글에서 온기를 느낀다. (TED 강연에서도 참 dry하게 말한다.)

신젠타의 아트라진 생태계 파괴 논란

몬산토와 곡물업계 포스트를 하다가 생각난 김에 생각나서 하나더.

그러고 보니, 몬산토도 논란이 많은 기업이지만, 농산물 산업의 다른 기업들도 환경을 둘러싼 논란이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으로 스위스 기업 신젠타도 부도덕한 기업 순위를 꼽으면 빠지지 않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제초제 시장의 강자인데, 아트라진이라는 제초제가 생태계 파괴를 일으켜서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기업이 문제를 알고서도 은폐하려고 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이 이슈는 UC 버클리의 생태학 교수인 Tyrone Hayes가 집요하게 파헤쳐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아트라진이 캘리포니아의 개구리 생태계를 파괴시켰는데, 수컷 개구리를 여성화 시켜서 근방의 개구리의 씨를 말렸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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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rone Hayes (196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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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서 New Yorker지에서 만든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 데, Tyrone Hayes 교수라는 인물이 참 흥미로웠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시골에서 늪지대를 뛰어놀며 자란 그는 어렸을 때부터 늪지대 생태에 관심이 있었고 ‘덕후’ 처럼 파고들어서 늪지대 생태 분야의 학자가 된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개구리였는데, 처음에 아트라진과 개구리 생태계 이야기를 논문으로 발표하자 신젠타 측에서는 회사를 음해하려는 배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뒤를 캤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그냥 개구리 덕후였을뿐이었다고.

오늘의 교훈: 덕질이 충만하면 개구리 생태계도 구한다.

관련해서 궁금한 분은 영문 위키피디아 링크(Tyrone Hayes)나 아래의 Mother Jones 기사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관련기사: The Frog of War (Mother Jones, 2012년 1/2월 판)

곡물 가격 하락과 농산물 업계 지각 변동

존경하는 블로거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팅을 보고서 예전에 올린 포스팅이 생각나서 공유한다.

우선 산타님 블로그 링크 부터.

글로벌 종자전쟁: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시도의 시사점 (산타크로체 블로그)

내 기억으로 농산물 기업 빅6의 인수합병 논의가 시작된건 작년 가을 무렵부터 였다. 지금은 무산되었지만, 11월에 신젠타가 듀폰의 농산물 부분 인수를 제안했었다. 이후 듀폰과 다우는 합병을 발표했고, 중국의 ChemChina가 신젠타 합병을 추진중이며, 몬산토 인수를 두고서도 바이엘(Bayer)과 BASF가 경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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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배경 원인인 국제 곡물가격 급락과 그에 따른 채산성 악화 또한 흥미롭다.

당시 유가 하락과 곡물가격 하락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해당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다시 공유한다.

유가가 곡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 (2015년 11월 6일 포스트)

자료링크: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이론

이코노미스트지가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시리즈를 pdf로 정리했네요. 출력해두고서 시간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페친/팔로워를 위해 링크를 공유합니다.

Economics briefs: Six big id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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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이코노미스트지 해당기사)

경제이론 시리즈 연재는 중단한건 아닌데, 알다시피 요즘 제가 이슬람과 서구사회 이슈에 꽂혀있어서… 사실 이미 나온 기사를 제가 다시 정리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합니다. 제 공부라는 측면 말고는요.

참고로 지금까지 제가 정리한 경제이론 시리즈 링크도 공유합니다. 한글이라 읽기는 더 편하겠지만, 번역이 아니고 제 생각을 정리한 내용이므로 원문을 같이 참조하세요.

목차
정보 비대칭: 레몬시장 문제
–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민스키 모멘트
세계화와 보호 무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 내쉬 평형
세마리 토끼 잡기: 먼델 플레밍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