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과 뇌종양의 관계

휴대폰의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은 1992년 실험실 쥐 뇌종양 연구으로 본격화 되었다.

이후, 휴대폰 사용과 뇌종양의 무관함을 밝히는 연구가 몇차례 발표되었지만, 전자파에 대한 불안은 지금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21세기 지금에 와서 핸드폰 사용은 보편화되었다. 반면 뇌종양의 발병률은 변함이 없다. (미국기준으로) 오히려 1992년에 비해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핸드폰과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았을 때,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Will Your Cellphone Give You Cancer? (NYT 동영상, 5월 27일)

힐러리, 트럼프 공격의 포문을 열다

목요일 샌디에고에서 힐러리가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그리고 저녁 미국뉴스는 힐러리 연설을 복기하느라 바빴다.

계산되고 정돈된 연설만을 하던 힐러리가 어제는 street fighter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그게 제대로 먹혔던 듯. 심지어 폴 라이언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뉴스가 있었는 데도 묻힐 정도 였다. (폴라이언의 지지 선언은 중도보수의 트럼프에 대한 항복을 의미한다.)

NYT 기사에 따르면, 힐러리 측에서 미디어 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스피치는 즉흥적인 것으로 보이나, 실은 힐러리 캠프에서 몇주간 고심한 결과이다. 언론사에서 인용하기 좋은 떡밥(catnip)을 반복하고, 중간중간 적당한 sarcasm을 섟어 준다.

그런 점에서 목요일 스피치는 힐러리 캠프의 작품이다. 작성과정에도 여러명의 전문가가 합류했다. (스피치 라이터: Dan Schwerin과 Megan Rooney, 정책자문: Jake Sullivan, 외부 컨설팅: John Favreau) Ms. Rooney가 열흘에 걸쳐 초안을 작성하고, 수요일밤 힐러리가 샌디에고로 비행하는 옆에서 John Favreau가 동행하여, 유머를 추가해주고, 교정을 해주었다고. (Favreau는 오바마의 연설문 작성 전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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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연설 내용 자체도 흥미로운 커맨트들이 많다. 주된 논지는 힐러리 본인의 외교 경험 강점을 부각하면서, 트럼프의 위험한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도 짧게 언급한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기사에 동영상으로 제공되니 생략한다. 몇가지만 인용하자면,

“Imagine Donald Trump sitting in the Situation Room, making life-or-death devisions on behalf of the United States.”

“He believes we can treat the US economy like one of his casinos.”

“He says he has foreign policy experience because he ran the Miss Universe pegeant in Russia.”

“I’ll leave it to psychiatrists to explain his affection for tyrants. I just wonder how anyone could be so wrong about who America’s real friends are.”

“He also said, ‘I know more about ISIS than the generals do, believe me.’ You know what? I don’t believe him.”

사실 미국 대통령은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최종 결정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제 스피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잘 짚어준 효과적인 스피치였다.

핀란드 인터넷 대리전: NATO vs. Russia

온라인에서 유언비어가 퍼지고, 보복성 협박이 오가는 것은 한국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핀란드 기자 Aro는 핀란드 댓글부대 ‘troll army’들을 탐사보도 한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한 ‘troll factory’는 상트페테르부르크 St. Petersbrug에 위치한 친 러시아 단체이다. 보도가 계속되면서 그녀는 협박과 테러 위협을 받는다.

취재를 시작하며 얼마간의 반발을 예상했지만, 그녀가 받은 협박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준이었다.

‘나토의 창녀’라는 비난은 양호한 수준이다. 하루는 한밤중에 그녀에게 우크라이나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에서는 목소리 대신 총소리가 들린다. 한 웹사이트는 그녀가 마약상이며, 방콕 홍등가의 무용수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한다.

친러시아계 키보드 워리어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표현의 자유 아래서 합당하다고 말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력 개입을 한 뒤, 핀란드는 나토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핀란드 인터넷은 친서방파와 친러시아파로 갈린 치열한 전쟁터가 되었다.

핀란드인은 러시아와 스웨덴의 틈바구니에서 항상 옆나라의 눈치를 보고 살아왔다. 13세기 부터 18세기 까지는 스웨덴의 속국이었고, 북방전쟁 이후는 러시아의 통치를 받았다. 로마노프 왕조 때에 자치권을 인정 받고,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 와중에 독립했다.

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선에 위치한 핀란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마냥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만은 않는다.

미국 기업의 record high profit과 독과점 이슈

예전에 포스팅하려고 정리해둔 주제인데, 내가 전문가가 아닌데다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유보해 두었었다. 그러다가 며칠전 한 페친님 포스트에 해당 주제로 댓글을 달게 되었다. 내용이 길어져 이곳에도 옮겨둔다. 다만 원래의 댓글과는 논점이 다르기에 내용은 일부 수정하였다.

작년 미국은 기록적인 M&A 붐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듀폰과 다우의 합병 소식과 맥주회사 SAB 밀러와 AB InBev, 화이자와 Allergan의 인수 합병이 화제가 되었다.

미국 기업 M&A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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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shing the limits, 이코노미스트 2015년 12월 12일자

이와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도 시장의 독과점화 경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근 미국 기업들이 record-high profit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투자는 GDP 대비 4%로 정체되어 있고, 실업률은 감소하지만 임금이 증가하지 않는 딜레마가 발생하였는데 이 원인 중 하나로 기업들의 무분별한 M&A가 지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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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이익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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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독과점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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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나도 미국 회사를 다니면서, 일단 해자moat를 구축한 이후에는, 한국보다 미국이 오히려 경쟁이 덜한 널널한 시장이라는 느낌을 받은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치열한 경쟁은 별도로 봐야한다. 실리콘밸리는 미국의 일부분 일뿐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미국 기업의 독과점화 이슈는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데이타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Too much of a good thing, 이코노미스트 3월 26일자

개인적으로는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돈이 M&A, buy back, dividend로 풀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 아닌하는 의심도 한다. (굳이 부작용이라고 말한 것은 FRB가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생각해서이다.)

참고로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레이건 시대 때부터 공화당이 독과점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했다는 점을 지적한 적도 있다. (관련해서 크루그먼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논의: Blogs review: Profits without investment in the recovery)

하나만 덧붙이자면, 아무래도,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 기사를 한국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의 return on capital이 증가하고, 독과점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인 상황이고, 한국의 요즘 기업환경과 별개의 일이다.

참고로 이후에 올린 연관 포스트

커져가는 반기업정서, 그리고 독과점 이슈 (9월 26일 포스트)

Among Koreans, Giving Death Your Best Face (NYT)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한석규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는데, 다른 사람이 기억해 주기 원하는 자기 모습을 남겨 둔다는 행위가 낯설었다.

독거노인 영정사진을 찍어 드리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분들이 경건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묘한 느낌을 받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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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사에 공감한다.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해두는 일은 지극히 한국적인 풍습이다. 영정사진에는 지금의 나의 모습, 내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다른 이에게 기억되고 싶은 나의 모습이 동시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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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미교포가 한인 교회를 순회하며, 영정사진을 찍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들을 찬찬히 보았다. 사진에 타국 생활에서 오는 고단한 세월의 흔적, 자식 손주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소망,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같은 것이 담겨 있다. 짠하다.

Healthcare, again

Disclaimer: 저는 의료계에 별 연관이 없는 일반인이고, 이번 포스트도 그저 기사 소개하고 옮기는 수준의 썰이니, 참고만 하시고 자세한 내용은 링크의 기사를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지적도 환영합니다. 다만, 인신공격은 바로 차단할 생각입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헬스케어 시스템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헬스케어 이슈에 불을 붙인 장본인은 다름아닌 샌더스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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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는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의 후보로 낙점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지지자들은 그대로이고 열기도 여전하기 때문에 그의 정책들은 힐러리 캠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주 힐러리 캠프에서도 좀더 진보적인 헬스케어 공약을 내어 놓았다. 공약의 골자는 현재 65세 이상 혜택을 받는 메디케어 프로그램 (노인 무상 의료 복지 프로그램)의 가입연령을 50대로 낮추겠다는 것. 세부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론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50대가 무료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고 보험료를 지불하게 되는 것 같다.

Hillary Clinton Takes a Step to the Left on Health Care (NYT, 5월 10일자)

그러나 그와 동시에 지난주에는 샌더스의 전국민 단일 의료보험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해당 보고서를 낸 씽크 탱크인 Urban Institute는 힐러리/오바마를 지지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버니 샌더스의 의료 개혁 공약안 (영문)

Urban Institute 보고서 원문

Urban Institute 보고서를 살펴 보기 전에 미국 의료 시스템과 한국 의료 시스템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한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의료시스템이 단순하다. 크게보면, 1) 환자 2)의료보험 공단 3)의료계로 나눌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의료보험 공단은 정부로, 환자는 국민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일종의 single payer인 의료보험 공단은 정부이기도 하기 때문에, 국민의 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의료수가제를 통해서 저렴한 의료비를 제공할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의료수가제가 만능은 아니다. 의료진 수급 문제라던지,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 등의 한계도 가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의료 시스템 개별 주체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1) 환자, 2) 병원, 3) 제약회사, 4) 보험사, 5) 연방정부, 6) 주정부가 모두 다른 인센티브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 보자면, 저렴하고 수준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 이다. 비용 측면에서 미국은 (공적지출과 개인 지출을 합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 부담을 가진 나라이고, 효율 측면에서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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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별 의료비 지출 (GDP 대비). 산타크로체님 블로그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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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기대 수명 (출처 Reuters, 2013년 기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의료 개혁이 오바마 케어이다. 오바마 케어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이지만, 의료보험의 혜택을 못받는 의료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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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험 미가입자 감소 추세 (출처: Urban Institute)

그러나 이 오바마 케어가 의료보험료와 의료비를 낮추는데에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결국 의료 사각지대하고 별 상관이 없었던 대다수의 미국사람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변화는 없었고, 일부는 세금을 낭비했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선거 초반 힐러리는 의료보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원인에 대해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정반대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케어가 미국 의료 시스템을 오히려 후퇴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의료 시장을 자유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 미국 의료시장은 완전 자유시장은 아니고, 실제적으로는 주별로 준독점 상태이다.) 샌더스 의원은 single payer 시스템으로 의료 개혁을 하면, 소위 buying power 때문에 의료 비용이 내려가고, 불필요한 행정비용이 줄어 들것 이라는 주장한다. 반면 힐러리를 지지하는 크루그먼은 의료 사각지대를 없앤 것은 오바마의 큰 업적이고, 아직 갈길이 멀지만, 의료 개혁은 쉬운 길이 아니니 다른 문제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제 Urban Institute의 지적을 NYT 기사를 통해 살펴 보자.

기사는 샌더스 의원의 정책대로 single payer로 전환한다고 해서 미국의 의료비가 획기적으로 낮아지기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앞에서 언급한 의료 시스템의 플레이어 중에서 병원을 우선 보자. 병원에서 주로 들어가는 비용은 입원 병실 비용, 의료 장비 비용, 그리고 의사들 월급이다. 그중 의사들 월급은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사에 의하면, 미국 family physician의 평균 소득이 $207,000라고 한다. 영국은 $130,000 정도 이다. 영국에 비해서도 1.5배 가량 높다. family physician은 전문의가 아니고 일반의이니 전문의는 그 차이가 더 클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family physician이 동네 병원 의사 쯤 될 텐데, 영국보다 한국은 의사 수입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있다. 얼핏 듣기로 한국에선 전문의인 종합병원 페이 닥터가 연봉 1억 쯤 된다고 하니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의는 수입이 그보다는 좀 낮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연봉 7천 쯤으로 나오는데, 신뢰성 있는 자료는 아니지만, 터무니 없는 숫자는 아닌 것 같다.

의사 봉급 말고도, 미국 병원은 기본적으로 1인 1실이고, 환자당 할당되는 의료 인력이 많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이런저런 점을 감안 했을 때, single payer로 되었을 때, 병원비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샌더스 안처럼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인다.

이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 이지만, 서비스 측면만 보자면 미국 의료 시스템도 장점이 있다. (물론 비용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말이다.) 우리 집은 아이를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낳았는데, 확실히 차이점이 있다. 한국의 의사들이 실력이 우수하긴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산모가 아이 공장에서 아이를 만들고 procedure 대로 밀려나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에는 비싼 만큼 친절하고, 배려 받는 느낌이 크다. 병실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는 대부분 1인실이 주어지는데, 심신이 닳을 때로 닳은 환자들에게 private 한 공간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의료비 청구서를 받는 순간 그 고마운 마음은 사라진다.) 이는 의사/간호사 당 환자 수가 적고, 병원비가 엄청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이 아파서 병원을 갈 때도 마찬가지 이다. 의사들은 보통 20~30분 정도 천천히 진료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고, 농담도 해가면서. 그런데 결론은 주사나 약을 주지 않을 때가 많다. 감기로 병원에 가면 주사부터 놓는 한국과 다르다. 주사도 한방 맞지 않고 이야기만 하고 나서 100불 정도 청구서가 나오면 열불이 나긴 하지만, 어쨌든 인간 취급을 받는 느낌은 든다. 이것도 비싼 의료비와 의사 당 제한된 환자수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또다른 플레이어 제약 회사를 보자. 미국 제약회사는 엄청난 이윤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single payer로 전환하면 bargaining power를 이용해 약값을 낮출 여지가 있다. 기사에서 언급한 Urban Institute도 single payer로 전환했을 경우, 25% 정도 약값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정부에 엄청난 로비를 펼치는 제약회사들과 공화당의 반대 등의 정치적인 난관을 성공적으로 넘을 것을 가정한 수치이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이해관계도 다르다. 오바마 케어 때를 예를 들자면, 오바마 케어는 원안에는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의료 지원 혜택)를 확대하는 것이 포함이 되어있었다. 이를 위해 오바마 정부는 주정부에 메디케이드를 확대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공화당이 우세한 red state들은 이를 거부했다.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힘겨루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기사에서 지적 하듯이, single payer 의료개혁은 미국 의료 시스템은 완전히 뒤집어 엎어서 새로 만드는 일이다. 의료보험 회사들과 관련 산업을 완전히 없애거나 국유화 시키는 일이 우선은 필요하고, 수십조원의 돈이 굴러다니는 병원, 의료업계, 제약 업계를 완전히 뒤집어 엎는 개혁을 해야 한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하루아침에 쉽게 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참고로, Urban Institute의 보고서 이후에, 샌더스을 지지하는 측에서도 반박을 했다. 약값은 25% 보다 더 인하하는 것이 가능하고, single payer로 전환하면 행정비용이 추가로 절감된다는 내용이다.

The Urban Institute’s Attack On Single Payer: Ridiculous Assumptions Yield Ridiculous Estimates (Huffpost, 5월 9일자)

논쟁들을 보면서 의구심이 들었다가, 희망도 생겼다가를 반복하게 된다. 우선 의료시스템 개혁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쉽지도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혹여 single payer로 전환한다고 하여도) 어쨌든 미국은 세계에서 의료비가 가장 비싼 나라로 남겠구나 싶다. 굳이 내 자신을 위로하자면, 내가 부담하는 비싼 의료비 때문에 미국 의학이 발전하고, 다른 나라도 덕을 보는게 아니겠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트럼프와 모순의 힘

지난 주말 NYT에 재미있는 기사가 두개 실려서 소개한다.

첫째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정치적인 입장의 변화를 그래프로 정리한 기사이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2000년에는 총기규제를 찬성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올 3월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는 총기 규제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예전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지지한다고 말한 적이 있으나, 올해 들어서는 의료산업을 자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한다. 정치인 이전의 트럼프는 진보적인 입장을 지지했으나, 공화당 유력주자가 되고서는 보수적인 발언을 자주 한다.

트럼프가 대권에 도전하면서, 정치적인 견해를 바꾼 것일까. 트럼프의 말을 듣다보면 그의 말바꾸기가 정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정도가 심하다. 그는 모순된 말을 하는데에 거리낌이 없다. 예를 들자면, NYT 기사에서도 정리했듯이, 그의 낙태에 대한 발언은 모순 그 자체이다. 정치인이 되기 이전인 1999년에 그는 낙태를 찬성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올해 2월 22일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낙태 반대론자로 견해를 바꾸었다고 했다. 이어서 3월 30일 그는 MSNBC에서 낙태하는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경한 발언을 한다. 그리고 같은 날 그는 캠페인 웹사이트에 여성은 피해자이고, 의사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진짜 트럼프의 입장인가.

또, 그는 히스패닉은 잠재적인 범죄자들이기에 국경에다가 벽을 세워야 한다고 꾸준히 말해 왔다. 그러나, 며칠전에 그는 타코를 먹으면서 ‘I love hispanic!’ 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히스패닉을 어떻게 생각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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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모순된 행동이 유권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지금 미국 대선 상황을 보면 크게 두부류로 나뉜다. 첫째 부류는 트럼프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정치에 염증을 느낀다. 그리고 다른 부류는 그의 말의 진위 여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를 더 확고히(!) 지지한다. 나는 두번째 부류의 사람들의 반응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음 기사는 모순의 힘을 이야기하며 두번째 그룹의 심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의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순의 힘을 적극 활용한다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며칠전에 나는 미디어가 과학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포스팅한 적 있다. 요약하자면, 미디어가 과학 연구를 가십거리로 전락시켰고, 또한 상호 모순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예를 들자면, 한 뉴스는 커피가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보도하고, 다른 뉴스는 커피가 암의 원인이 된다고 보도.) 대중의 인식 속에서 과학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이야기이다. 대중은 그저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끌어다가 쓰면 된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커피가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고 말한다.

칼럼에 따르면, 유사한 일이 트럼프 지지자에게도 일어난다. 첫번째 부류가 아닌, 그러니까 그의 언행이 거슬리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트럼프의 모순된 행동이 오히려 그를 신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모순된 언행을 반복하게 되면 대중은 결국 그 중에서 본인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여 믿게 되는 확증편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디어를 통해 명성을 얻은 celebrity이다. 그는 대중이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언행이 모순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있게 주장을 펼치는가, 그것을 어떻게 이슈로 만드는가 이다. 미디어 세상에서는 대중이 듣기 좋은 이야기를 선정적으로 자신있게 이야기해서 이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실인가 아닌가는 그 다음 문제이다.

모순은 일관성이라는 가치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일단 모순의 힘을 사용해서 일관성의 가치를 흔들어 버리면 정책이나 방향성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대중에게 일관된 가치가 없어지게 되면 그자리에 남는 것은 ‘인물’이다.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는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의 발언을 따르게 된다. 나는 한 인물이 카리스마로 대중을 장악하는 상황보다는 다양한 견해들이 충돌하여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선호한다.

 

Black Americans See Gains in Life Expectancy (NYT)

어제 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기사에 따르면, 최근 미국내에서 흑인의 기대수명과 백인의 기대수명의 차이가 줄고 있다고 한다. 한가지 요인은, 약물 중독과 자살로 백인의 기대수명이 주는 추세 (관련해서 이전 포스팅, NYT 관련 기사) 때문이다. 그러나, 흑인의 기대수명이 느는 것도 확실한 추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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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것은 단순히 몇가지 이유로 설명하기엔 복잡한 측면이 있겠지만, 기사에서는 1) 메디케어, 메디캐이드로 인해 흑인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늘었고, 2) 흑인의 흡연인구 감소로 인한 폐암 사망률 감소, 3) 흑인 사회에서의 폭력 범죄 감소, 4) 영아 사망률의 감소 등을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물론 폭력 범죄의 감소는 흑인 남성 수감자의 증가 (관련해서 이전 포스팅, NYT 기사) 때문인지 핑커교수의 지적처럼 인류의 폭력 성향의 감소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좋은 소식.

단견이긴 하지만, 기사에서 든 네가지 원인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 국가의 기대수명을 늘리는 것은 의학의 발전도 있지만, 사회의 공중보건, 치안, 교육 수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다.

관련 NYT 기사

왜 다이어트는 우리를 살찌게 하는가?

애초에 살을 빼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오히려 살만 더찌고 건강만 해친다고 한다. (아래에 어제일자 NYT 기사 참조)

참고로 며칠전 NYT에서 살빼기 리얼리티쇼 ‘The Biggest Loser’의 참가자들의 다이어트 이후를 조사한 기사를 냈다.

요약하자면, 참가자의 대부분이 6년 후에는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으며, 몸무게를 유지한 경우도 체중 유지를 위해서 일반인 보다 훨씬 적은 양을 먹고 있다는 것. 원인은 그들의 신진대사량과 식욕을 제어하는 호르몬인데, 신진대사량을 재어보니, 비슷한 체형의 사람들보다 하루에 200-800 칼로리 정도 적었다고 한다.

캡처

오늘 칼럼을 기고한 Aamodt 박사에 따르면, 그것은 당연하다고. 살빼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고 호르몬의 문제라고 한다.

설사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해도, 1- 6년 정도 길게 보면 언젠가는 무너지게 되어 있고 결국은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거나, 심지어는 더 찌게 된다고 한다. (관련 사례는 기사 참조) 이유는 스트레스와 폭식. 그녀는 오히려 다이어트가 살을 찌운다고 주장한다. 천천히 빼고 빨리 빼고는 별 상관이 없다고.

물론 어떤이에게는 다이어트가 미관상의 이유가 아닌 건강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비만보다, 운동부족, 고혈압, 흡연, 저소득, 외로움 같은 요인이 건강에는 더 해롭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애초에 불가능한 다이어트에 힘빼지 말고, 차라리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데에 집중하자는 이야기. (꾸준한 운동, 건강한 음식 먹기 등등…) 이게 체중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설혹 안되더라도 건강하게 사는데 보탬이 된다고…

찾아보니 관련한 TED 강연과 책도 있다. 책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고, ebook으로는 볼 수 있는 듯 하다.

TED링크(한글자막)

책: Why Diets Make Us Fat: The Unintended Consequences of Our Obsession With Weight Loss (6월 7일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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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어쨌든 우울하다. 그럼 나는 배나온 채로 계속 살아야 한단 말인가. 꾸준한 운동과 건강식 먹기는 다이어트 보다 힘들던데. ㅠㅠ

Listen Carefully for Hints of the Next Global Recession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교수의 NYT 기고문.

공황의 심리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칼럼에 따르면 1929년 대공황도 불황을 예측하는 한 페이퍼에서 시작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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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ikipedia)

해당 페이퍼 링크

전문가들은 뉴노말, 불평등, 세계화, 자동화 같은 우울한 이야기들을 입모아 이야기 하고, 모두 다 합리적인 이야기이지만, 결국 그 전망들이 실현되는 것은, 실러 교수의 말대로, 인간의 상상력 human imagination에 달린 일이 아닐까 한다.

시장통의 갑남을녀가 경제계에서 이뤄지는 모든 논의를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지만, 결국 그 전망은 정치인에게/주식시장에/유가에/유통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갑남을녀도 체감하는 경기가 되는 게 아닌가.

+덧: 오늘 따라 잡담이 많다. 빨리 퇴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