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계화와 Anti-반세계화

페북에서 작년 오늘 포스트로 페루 APEC 정상회담과 TPP의 우울한 앞날을 예감했던 기록이 떴다. 역시나 예상대로 몇달뒤 트럼프가 취임 하자마자 한 첫번째 일이 TPP 철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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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며칠전 (11월 11일) APEC 정상회담 중에 TPP 참가국이 미국 없는 TPP를 진행하기를 결의했다. 이름하여 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he T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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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없는 TPP가 앙꼬없는 찐빵이긴 하다. 올해 다낭 APEC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America First 연설에 답변하는 정치적 제스처라고 읽히는 모양이다. 그래도 각국 GDP의 1~2%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니 (아래 도표) 밑지는 장사는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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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치적으로는 보호무역이 대세임에도 사실 무역자체는 활황이다. 올해 WTO가 전망한 merchandise trade (상품 무역) 증가분은 3.6%인데 이는 전세계 GDP 증가를 상회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 무역은 올해 상당히 좋다. 아래 그래프는 몇일전 발표된 싱가포르 무역 수치. 확실히 2016년 들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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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일본의 반응

어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마침 일본의 반응에 대한 NYT 기사가 있어 공유한다.

어제 포스트
피터 나바로: 트럼프 내각의 유일한 경제학자

NYT 기사

이 기사가 특히 눈에 들어왔던 이유 중에 하나는 일본이 처한 입장이 여러모로 한국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자국 농민을 (특히 쌀농사) 보호하는 정책 노선을 추구한다. 또한 중국 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무역에서 큰 흑자를 보는 나라 중에 하나이다.

아베 정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또는 희망사항은) 무역에 관한한 트럼프가 중국에만 집중하여 일본은 그저 낮은 우선 순위로 보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부분 역시 한국과 비슷하다.

아베는 오바마와 함께 TPP 성사에 꽤 공을 들였다. 이제 미국이 발을 빼면 TPP 국가 중에 경제 규모면에서 가장 큰 나라가 된다. 물론 미국없이 TPP를 진행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제 호주의 턴불 총리는 미국 없는 TPP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그다지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아베가 TPP를 주도하면서 자국민에 내세운 논리는 농업 분야에 다소간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 였다. 그런데 미국이 빠지면 모양새가 영 어색하다.

기사에 따르면, TPP 농산물 개방에서 일본은 쌀농사부분은 예외로 했다. 만약 일본이 미국을 포함한 TPP를 추진하려면, 그마저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경제적 손익을 떠나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눈을 유럽으로 돌리자니, 유럽 역시 농산물 보호에 열을 올리는 동네인지라 협상이 수월하지 않다.

또 중국 주도의 RCEP는 지적 재산권에 대한 부분이 약해서 일본의 성에는 안차는 모양이다. 트럼프 쪽은 미일 쌍방간의 무역협정도 이야기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일본은 다자간 무역협정을 선호하는 것 같고…

어쨌든 요즘 일본의 분위기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눈치 잘 살피고 있자… 이다. 사실 몇주전에 트럼프가 트위터로 토요타를 한방 크게 먹였고, 이어서 일본 재계와 정부는 엄청나게 바빠졌다.

관련기사

그러니까 일본 사람들은 80~90년대 경험을 떠올리며 미리 대비를 하는 모양이다. 당시 미국은 달러의 강세로 인해 엄청난 무역 적자를 보았고, 모두다 일본을 비난했다. 그리고 일본 기업/정부는 미국에다가 공장을 지으면서 비난을 모면하려했다.

지금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트럼프와 미국인들에게 숫자를 들이 밀면서 일본 기업들이 미국 경제와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기 바쁘다. 소프트뱅크, 미쓰이스미모토 은행, 공영제강, 토요타, 브릿지스톤, 미쓰비시 중공업이 일시에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월 13일 아소 재무장관도 “미국의 무역 불균형은 중국 때문이다. 일본은 대미 누적 투자액이 4조 엔이 넘고 있고 고용 유발도 상당하다.” 고 말하며 미국에 밉보이지 않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당선 후, 제일 먼저 그를 찾아간 아베도 당시 트럼프에게 TPP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정상회담도 조기 성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노력들이 미국의 무역정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런지 모르겠다. 여튼 일본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정말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고, 비슷한 처지의 한국은 (기업이나 정부나…) 여러모로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1854년 요코하마에 내항한 흑선 (일본에 개항을 요구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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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트럼프 정부의 유일한 경제학자

피터 나바로. 트럼프 정부 유일한 경제학자이다. 트럼프는 이번에 국가무역위원회National Trade Council을 신설했고 신임의장으로 피터 나바로를 지명했다.

2000

Peter Navarro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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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이코노미스트지는 피터 나바로를 가장 권력이 센 (정확히는 권력이 세어질…) 경제학자로 평했다.

The Economist | Peter Navarro: Free-trader turned game-changer

경제학자라고는 하지만 학문적인 업적이 있는 분은 아니기에 나바로를 이해하려면 그의 책을 보는게 가장 빠를 듯하다. 이분은 연구파 교수라기 보다는 대중적인 저술활동에 집중한 인물이다. 또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세차례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모두 낙마했다.

나바로의 책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으나, 목차만 읽고서도 놀랐다. 학자가 쓴 책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목차들이다.

마침 예전에 오석태님께서 목차를 올려두신 적이 있기에 공유한다. (아래 페북 링크 참조)

내가 관심있던 부분은 나바로가 중상주의자 인가하는 부분이다. 책의 목차만으로 보았을 때, 그는 다행히도 (경제학 박사니까 어쩌면 당연하게도) 중상주의자는 아닌 것 같다. 경상수지적자가 손해라는 언급은 없고 본인도 중상주의와 선을 긋는다.

집고 넘어가자. 왜 경상수지 적자가 손해가 아닌가?

거시경제의 관점에서 국가 경제는 기업이나 개인의 재정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돈을 벌어서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게 최선인 개개인과 다르게 국가 경제는 생산과 효용을 최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상주의 시대에야 돈을 벌면 금이라도 쌓아두었지 (그 이후에는 금태환), 지금은 물건을 열심히 팔아서 달러를 벌어봐야 미국 국채를 사는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 달러가 미국 회사 구입 자금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중국인들이 M&A와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 된지는 벌써 오래 됐다.)

좀더 풀어서 수식으로 설명하면, 해외에 물건을 판다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를 의미하고 경상수지는 자본수지와 함께 국제수지 balance of payment의 한 요소이다. 재화(와 서비스)를 사고 파는 것과 자본이 오고 가는 것을 합쳐서 국제수지가 되는데, 궁극적으로 국제수지는 0이 될 수 밖에 없다. (즉, 경상수지 + 자본수지 = 0) 물건을 많이 팔았다는 의미는 그 받은 돈으로 상대국가 자산에 투자를 한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는 (거시 경제의 안경을 쓰고 보면) 상대 국가의 자본을 빌려온다는 의미이다.

자본이 유입되고 동시에 물건도 파는 상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환율의 변동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부 언론들이 몇몇 경상수지 흑자를 보는 나라들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는 것이다. 90년대에 일본이 그랬고 지금은 중국이 그렇다. (미국 시각으로는 한국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나바로의 이야기는 (책의 목차만 보고 판단하건데) 중상주의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농담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대안 중상주의자 alt. mercantilist 라고 해야하나??)

그는 중상주의를 추구한다기 보다는 대신에 무역 전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중국이 다양한 방법으로 (환율 조작과 보조금, 그리고 열악한 근로 환경 등) 무역의 불균형을 가져왔고, 미국은 보복관세 retaliatory duties를 매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트럼프 정부가 말하는 중국제품 45% 보복 관세와 나바로가 추산한 41% 중국 제품 비교 우위는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나바로의 주장대로라면 이 비교 우위는 앞에서 말한 불공정 거래 조건에서 발생한다.)

월요일 트럼프가 TPP를 무효화하는 memorandum에 서명을 했다. 중국에 관세를 매기고 미국에 공장을 지어서 일자리를 회복 시킨다는 정책의 첫걸음이다.

마침 어제 뉴욕타임스에 Jared Bernstein이 그에 반대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참고로 번스타인은 오바마 정권에서 부통령 경제자문을 맡았던 사람이고, 보호무역과 일자리 회복에 친화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조치는 보기에는 그럴듯 할지 모르지만 경제적인 효과는 글쎄요… 란다. 첫째 이유로는 무역이 쌍방간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관세는 미국의 수입을 줄이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수출은 어찌 할 것인가. 중국은 가만히 있겠는가. 그들 또한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경제학적으로 보았을 때, 경상수지 적자는 (거시경제 용어로) 투자와 저축,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 그리고 개별 기업의 경쟁력 (또는 생산성)의 차이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 모든 요소를 다 보아도 결국에는 환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TPP 무효화나 관세보다도 결국에는 환율 조작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결국 번스타인은 자본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즉 이자율이나, 법인세, (다소 리스키하지만) 자본 통제가 없이는 TPP 무효화가 경상수지 적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세월이란게 참 묘하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 미국은 twin deficit으로 고통받았다. 이에 90년대 초 빌클린턴 정부 때 미국 언론들은 일본을 비난했다. 그때도 환율 조작 이슈가 컸다. 앞에서 인용한 번스타인도 환율 조작 이슈를 많이 이야기 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다. 나바로도 90년대에 무명의 젊은 학자였다.

그랬던 그는 지금 트럼프 정부 경제 브레인이 되었다. 참고로 90년 논쟁 당시 폴 크루그먼이나 앤 크루거 같은 경제학자들은 이 쌍둥이 적자가 일본의 책임이 아니고 경상수지 적자와 자본수지 흑자가 같이 나타난 현상이라고 논쟁했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 미국의 주적은 일본이 아닌 중국이 되었다.

세계화는 어디로?

이번 주말 페루에서 APEC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 이전에는 아무래도 TPP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지금은 알다시피…

오바마가 꽤나 공들였던 TPP와 기후협약이 물건너간(?) 지금 정상들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궁금하다.

물론 TPP 말고도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FTAAP (free trade area of the asian pacific) 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이 따라주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긴 매한가지. (내가 알기로 TPP에서 빠진 중국이 FTAAP를 강하게 밀었다고 들었다.)

미국이 빠져있는 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이 그나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마저도 보호무역이 힘받는 지금 분위기에서는 그닥.

정상들이 모여서 반지성주의 성토하고, 보호무역 안된다고 말하고, 기후협약 지속해야한다고 말해봐야 트럼프 대신 오바마가 참석하는데 큰 영향이 있을리가…

지금은 전세계가 트럼프의 본심이 어떤건지 그저 숨죽여서 지켜볼 따름이다.

참고로 첨부 기사는 현재 아태지역 진행중인 무역협정을 잘 요약해주는 기사라서 링크를 걸어둔다. 그래프도 유익한데, 이는 아래에 따로 떼어서.

The collapse of TPP – Trading down (the Economist, 11월 19일자)

About free trade

어제 아침 회사에서 몇몇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인데, 여기에도 저장해둔다. 참고로 우리회사는 물류회사라 무역이슈가 좀 중요하긴 하다.

Trade issue has been controversial in politics this year. And trade deals, such as TPP and TTIP (a trade deal between US and EU), are important to UPS as well. So I personally have been following relating news. I just want to share recent in-depth articles about free trade, for your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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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st | Anti-globalists: Why they’re wrong, 10/01

The Economist | Free trade: Coming and going, 10/01

The Economist | Saving globalisation: The reset button, 10/01

Here’s my summary and comments following.

As long as I remember, when trade deals were made such as NAFTA and TPP, pundits expected that deals would help for corporations to source components more cheaply and gain foothold in the Chinese market by leveraging America’s technologies and brands around the world. But such optimism is rare in these days. In this election season, policy makers are against trade deals and many are even hostile to free trade.

So I wondered if free trade deals actually made American economy worse. When I limited the scope only into US trade balance and manufacturing job loss, the answer was ‘yes.’ First chart shows US trade balance with China and Mexico.

It also affected to low-skill labors. You can see below that US 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 dropped in the 21st century especially in low-educated workers.

Yet majority of economists argues that free trade is beneficial to overall economies over time in terms of efficiency and productivity, arguably in job market perspectives. The thing is that it is easy to spot the link between trade deals and job loss in manufacturing. In contrast, the efficiency and productivity part is linked with economy indirectly. But there are some supporting facts that exporting firms are more productive and growing faster. Wages for the jobs that depend on exports are higher on average by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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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also protectionism hits harder to poorer people in the country. A study by Pablo Fajgelbaum of the UCLA, and Amit Khandelwal, of Columbia University, suggests that in an average country, people on high incomes would lose 28% of their purchasing power if borders were closed to trade. But the poorest 10% of consumers would lose 63% of their spending power, because they buy relatively more imported goods.

Source: Measuring the Unequal Gains from Trade

To sum up, free trade is not a deal to benefit all. Unfortunately, there are losers and winners in this game. (And I personally think that governments have some works to do in that.) It is true that free trade made a decline in manufacturing jobs especially in low-tech industry, but it force to firms to be more innovative in the way to spend more R&D and use of IT. Because of the enhanced efficiency and productivity from free trade deals, everyone will enjoy, mostly indirectly, benefits of the trade at the end of the day.

And I am proud that UPS is a key part of it!

브렉시트 연재: 3. 브렉시트와 불평등의 문제 – 경제 관점에서 본 브렉시트

오늘 포스트에서는 브렉시트를 통해 불평등 이슈를 생각해보려한다. 말하자면, 대중은 왜 엘리트 정치인(또는 기성정치인)을 불신하고 트럼프나 보리스 같은 사람들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나는 지금까지 브렉시트에 대한 생각정리를 하면서 주로 EU의 꿈 vs. 대영제국의 꿈이라는 관점에서 포스팅을 해왔다.

나는 브렉시트를 Eurosceptic의 성과라는 관점에서 읽는다. 그러나 Eurosceptic이 (경제적으로는) 불평등 이슈와 (사회적으로는) 반이민정서에 기대고 있다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지역적인 EU 이슈와 달리 불평등 이슈는 전세계가 다같이 겪는 문제이기에 우리에게는 오히려 가깝게 다가온다.

생각을 이어가기 위해, 어제 읽은 기사 중에서 하나를 인용 한다.

기사는 작년 9월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실험에 주목한다. 이 실험은 최근 행동경제학쪽에서 주목받고 있는 레이먼드 피스먼 교수가 주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 참조: 링크) 실험은 dictator game을 살짝 바꾼 형태이다. (Dictator game에 대해서는 링크 참조: 한글 블로그, 영문 위키피디아)

Dictator game은 경제활동이 개개인의 논리적인 이윤추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피스먼 교수의 실험은 이를 조금 바꾸어서, 경제활동을 할 때 사람들이 효율성과 공평함 둘중에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바꾸어 말하면, 사람들이 파이를 키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효율성의 관점) 아니면 파이가 작아지더라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경제적 평등의 관점) 에 대한 질문이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실제 돈을 주어주고서 (정확하게는 현금등가물) 나누면 나눌 수록 전체 금액이 줄어드는 상황을 제시한다. 그리고 전혀 나누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일정부분의 돈은 돌아가게 되어 있다.

결과가 흥미롭다. average American의 경우는 절반 정도가 효율성보다는 공평함을 선택했다. 그러나 예일대 법대 생의 경우는 80% 정도가 효율성을 더 중요시 여겼다. 그리고 UC버클리 학부생은 그 중간 정도이다.

피스먼 교수의 결론은 이렇다.

“엘리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 수록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시스템이 그 사람에게 호의적일 수록 배분의 문제에 덜 걱정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자유무역’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미국 정치권은 큰정부 vs. 작은 정부에 대한 논쟁 보다는 ‘자유무역’ 논쟁이 더 치열하다. 심지어 데이비드 브룩스는 자유무역 찬반을 기준으로 향후 정치권이 재편될 것을 예상할 정도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와 샌더스는 경제 공약으로 ‘보호무역’을 들고 나왔다.

여론조사를 봐도 ‘보호무역’ 선호가 뚜렷하다. 최근 Brooking Institution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52%의 미국인이 무역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답변을 했다.

캡처

영국의 경우를 보면 브렉시트파는 엘리트가 말하는 무역이익, 즉 EU와의 무역으로 생기는 이익은 믿지 못하겠으며, 그보다는 EU 분담금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관점은 분명하다. 경제학에서 ‘자유무역’이 상호간에 이익이라는 것은 기본 지식에 속하며 이론적으로도 탄탄한 토대를 가지고 있다. 효율성을 기본 원리로 두고 있는 경제학에서 이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TPP를 예로 들어보자.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TPP는 2030년까지 미국의 소득을 $131B을 늘일 것이라고 한다. 미국 GDP의 0.5%이다. 경제에서 0.5%는 엄청난 숫자다. 협정하나로 가져올 수 있는 이득으로 보자면 말이다. 그리고 53,7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인다. (물론 그만큼의 일자리가 더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니까 순증가량으로 보면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난다.)

매해 6천만명의 사람들이 이직을 하는 미국에서 5만명은 정말 작은 숫자다. 그러나 그 5만명에게는 생계가 달린 일이다. 그리고 TPP가 진행되면 그들과 그 가족/친척들은 가장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소수의 사람을 위해서 경제발전을 포기하란 말인가. 현실적으로 정책결정자 누구도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게다가 포기의 결정이 옳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을 진지하게 보다보면, 과연 그러한 견고한 모델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제 글을 마무리 지어보자. 내가 이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생각을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나에 대해 잘 이해하기 위함이다.

공학/경영학의 세례를 받은 나는 효율성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익숙하다. 물론 내가 엘리트라고 느낀 적은 없지만, 최소한 시스템에 어느정도 적응을 하며 살아왔다. 돌이켜 보건데 내가 지금까지 시스템에 우호적인 생각만을 하면서 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 덧: 미국을 기준으로 많은 예를 들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브렉시트와 ‘자유무역’을 동일 선상에 놓는 것에는 논리적인 비약이 있다. 오히려 영국은 항상 자유무역을 옹호해왔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일부 (특히 지식인 층에서) 영국인들은 영국이 EU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비EU 국가와 더 많이 교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를 선택한 대다수의 저소득 영국인들은 영국과 EU와의 무역으로 얻는 이득을 믿지않았다. 나는 브렉시트가 영국을 더 적극적인 ‘자유무역’ 국가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이다.

브렉시트 관련글 모음

1편: European Union과 United of States of America
2편: 브렉시트와 EU의 정체성 – Eurosceptic의 관점에서 본 브렉시트
3편: 브렉시트와 불평등의 문제 – 경제 관점에서 본 브렉시트
4편: 브렉시트와 반이민 정서, 그리고 코스모폴리탄 – 사회 관점에서 본 브렉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