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곡물가격에 미치는 영향

어제일자 WSJ에 따르면, 농산물 대기업중 하나인 신젠타가 듀폰의 agriculture division을 인수하려고 한다고.

알다시피 국제 곡물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2011년 피크를 친 후에 41%가 빠졌다.) 곡물업계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이에 M&A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DuPont Exploring Agricultural Deals With Syngenta, Dow Chemical (WSJ, 11월 5일자)

Capture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국제 경기가 (특히 중국) 둔화되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건 알겠는데, 왜 곡물가격이 하락하는 것일까? 돈이 없어서 사람들이 굶는 것일까? 아니면 농부들 생산성이 하락하나? 둘다 딱히 들어 맞는 이야기 같지는 않다.

찾아본 바에 따르면, 곡물가격은 크게 두가지 요소에 반응한다. 첫번째는 유가이고, 둘째는 각국 정부의 규제이다.

유가는 크게 두가지 이유로 곡물가격에 영향을 끼친다. 첫째는 원가부분이다. 곡물 가격의 20%는 석유와 관련되어 있다. 원유가 원재료인 비료와 각종 농기구의 연료, 운송비가 바로 그것이다. 둘째는 바이오 연료이다. 유가의 하락은 바이오 연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옥수수 같은 에탄올의 연료가 되는 작물의 수요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두번째는 정부의 규제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농업을 안보와 연관짓는다. 정부들은 국제의 농산물 가격 변화로 인해 자국의 농업이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농부들은 1)정부의 보조금을 받는다. 그리고 정부는 농산물을 사고 팔면서 2)가격을 조절한다. 정부미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3)수출입을 통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는 2007년 쌀값 폭등이다. 중국과 인도는 당시 쌀 수출을 제한했는데, 이로 인해 자국의 쌀값은 안정되었으나,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는 쌀값이 두배로 뛰었다.

물론 이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 가격 변동 또한 무시 못할 원인일 것이다.

참고 자료: Oily food (economist 10월 10일자)

이라크 지역의 역학관계와 IS

예전에 세상 모든 국가/단체에게 어그로를 끄는 IS가 어떻게 유지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IS의 적대 세력은 다음과 같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 시리아 반군, 시리아 쿠르드, 터키, 미국/EU, 이스라엘, 이라크 정부, 이라크 쿠르드, 이라크 시아, 이란, 러시아, 알카에다… 그야말로 모두의 적이다. (관련 포스트)

나의 작은 의문은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팅을 보고 정리가 되었다.

완전한 권력의 공백 보다는 그나마 나은 IS 세력. 석유와 그에 얽힌 이해관계. 난민문제. 등등등 아~ 복잡다.

산타크로체님의 포스트: 시리아 난민은 많은데 이라크 난민은 왜 안보일까? ISIS가 건재한 이유, 러시아 개입의 위험성

Capture

같이 볼만한 TED 강의도 공유한다. 5분짜리라 부담없다.

현지인에게는 (당장 내일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보다는 ISIS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정부조직 서비스 (전력, 치안, 쓰레기/하수 처리 등등…)가 낫다.

말라리아와의 전투 그리고 승리의 소식

고등학교 때, <닥터스>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하버드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었다. 그 책 프롤로그의 한 부분이다.

간단한 숫자 두개- ’26’이었다. 방안은 호기심으로 술렁거렸다. 잠시 그대로 있던 홈스는 숨을 가다듬으며 학생들을 주시했다. ‘여러분, 이 숫자를 기억해 두십시오. 지구상에는 수천 가지의 질병이 있지만, 의학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된 것은 스물여섯 개뿐입니다. 나머지는 모두가 짐작일 뿐입니다.’

지금은 숫자가 몇인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질병과 벌인 전쟁에서 인류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이번주 이코노미스지 메인 기사를 공유한다. 기사 (Eradicating disease, 10월 10일자) 에 따르면, 이 치열한 전투에서 일부 승전보가 들리고 있다고. 그중에 하나는 말라리아고, 하나는 홍역이다. (이 전투는 주로 아프리카에 있는 몹시 가난한 나라들에서 치러진다.)

Capture

(image source: 이코노미스트 해당 기사)

말라리아는 지난 10년간 사망자 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2000년에 85만명에서 2015년은 연간 45만명으로 줄었다. 홍역의 경우는 75%가 줄었다고 하니 더욱 놀랍다.

사실 말라리아는 거의 극복했다고 여겨졌으나 돌아온 전례가 있다. 그당시 말라리아와 싸우던 무기는 단순했다. DDT를 통한 모기 박멸과 클로리퀸이라는 치료제이다. 그러나 너무 일찍 울린 승전보 때문에 연구지원이 축소 되었고, 모기는 DDT에 내성을 얻었다. 그리고 치료제에까지 내성이 생기자 말라리아가 다시 번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모기박멸의 수단도 다양해졌고, 신약개발에도 연구비가 꾸준히 지원되고 있으며, 유전자 기술을 통해 말라리아에 내성을 가진 모기 보급(?)까지 이뤄지고 있다.

아! 말라리아 치료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21세기의 극적인 말라리아 퇴치에는 아르테미시닌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의 투유유 교수가 개발한 약이다. 투유유 교수는 중국의 전통의학에서 힌트를 얻어 개똥쑥에서 추출한 소재로 약을 개발했다고 한다. 개똥쑥은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약초인데, 학질과 허열에 좋다고 써있다고. 학질이 바로 말라리아이다. 투유유 교수는 박사학위도 없고 유학도 다녀오지 않은 순수 국내파 연구자라고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관련 기사

  1. 인류의 말라리아 극복 상황에 대한 기사: Breaking the fever (이코노미스트 10월 10일자)
  2. 투유유를 비롯한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기사: Wisdom, ancient and modern (이코노미스트 10월 7일자)

‘단색화’ 열풍

난데없는 ‘단색화’ 열풍이다. 소더비 경매장 한국 ‘단색화’ 특별전에 이어서 뉴욕 크리스티도 특별전(10월 8일)을 연다고 한다. 낙찰 금액이 더욱 놀라운데 15억/10억원에 팔리고 있고, 더 오르는 추세라고. 이정도 되면 과히 세계 현대미술계의 한류라 할만 하다.

그런데 ‘단색화’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내가 미술쪽에는 무식자이긴 하지만,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법한데 지나가면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궁금해서 대표작을 찾아보았다. 과천 현대 미술관 어디에선가 보았던 큼지막한 한지 덩어리하고 단순 패턴 반복의 추상화 무리였다. 고등학교때 견학가서 보고서 이정도는 나도 하겠네 싶었던 그 그림들. (그림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나는 그림은 무식자이기에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단색화가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 재미있다. 기사에 따르면, 단색화의 매력은 어디에도 어울리는 무난함이고, 잘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품가치가 높다. 게다가 지금까지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 최근 수집가들의 눈에 띠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상품가치로 뜨고 있는 조금 의아한 열풍으로 보이지만, 어찌됐든 한국 예술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다니 딱히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다.

Capture

(image source: the new yorker 기사)

참고 기사: The Koreans at the Top of the Art World (New Yorker 9월 30일자)

당신의 강아지를 복제해 드립니다. 비용 1억원.

오늘 아침 출근길 NPR 라디오에서 복제개 이야기가 나오길래 무심하게 들었다. 그러다가 South Korea 어쩌고 하는 말이 나와서 귀를 쫑긋.

NPR에 따르면 복제개 비용은 10만 달러(1억원 정도)가 들고, South Korea에서만 법적으로 허용이 되어 있다고…

찾아보았더니, 수암연구소라는 곳에서 황우석 박사팀이 주축되어서 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언론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아니면, 이제 이름조차 거론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 일지도…)

Capture

링크: Cloning Your Dog, For A Mere $100,000 (NPR 9월 30일자)

후속기사: Disgraced Scientist Clones Dogs, And Critics Question His Intent (NPR 9월 30일자)

링크: 수암생명공학연구원

디지털 테일러리즘 (Digital Taylorism)

이코노미스트가 테크 기업들의 직장 문화에 대해 간단한 논평남겼다. 공유한다.

Capture

Digital Taylorism 2015년 9월 12일자

지난달 뉴욕 타임즈에서 아마존의 직장 문화를 1면에 다룬 적이 있는데 (NYT 기사 링크), 이게 꽤 이슈가 되었고 (관련 포스트), 이코노미스트도 한마디 보태는 모양이다.

기사는 테일러리즘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아마존과 같은 테크 기업들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번아웃’시키는 모습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아마존 사례를 Digital Taylorism과 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어쨌든, 기자가 정리한 Taylorism은 세가지 정도이다.  a) break complex jobs down into simple ones (복잡한 일을 단위로 쪼개기); b) measure everything that workers do (모든 작업을 측정하기) ; and c) link pay to performance, giving bonuses to high-achievers and sacking sluggards (성과와 보상을 연동하기). 기사는 주로 세번째, 즉 성과와 보상 측면에 집중한다.

내가 알기로 Taylorism은 성과와 보상이 핵심은 아니었는데, 나의 이해와 기사의 내용이 핀트가 조금 안맞는다. 시간이 나면 주말에 Taylorism 관련 자료를 좀더 찾아보고 확인해봐야 겠다.

작년에 (Digital Tayloris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주제로 포스팅을 했었다. 뭐 결론이 나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기승전’딸램’으로 끝나는 포스트 였다.

세가지 종류의 사이렌 소리가 있다

images

딸아이에 따르면, 사이렌은 세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경찰차의 경우는 짧고 다급하게. 삐삐삐 삐요. 삐삐삐 삐요를 반복한다. 소방차는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아주 길게 지른다. 삐~~~이 뚜뚜뚜 삐~~~이. 구급차는 애닯은 목소리를 끊임없이 반복한다고. 삐뽀삐뽀.

듣고 보니 그렇다. 사이렌 소리는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달려가서 귀기울여 소리를 듣더니. 그 사연을 듣고 있었나보구나 너는.

The Misleading War on GMOs: The Food is Safe. The Rhetoric is Dangerous를 읽고

9605228434_2aee743701_b

(image source: flickr)

기사 링크

The Misleading War on GMOs: The Food is Safe. The Rhetoric is Dangerous.

장을 볼때, 주로는 non-GMO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GMO가 몸에 해롭다고 검증된 적은 없다.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non-GMO = safer, healthier, cleaner, premium으로 인식된다. 판매자 입장에서 non-GMO는 유기농(organic)을 대체하는 마케팅 포인트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GMO = 찝찝함 정도가 더 적당할 듯 하다.
현실은 건강에 대해서 일말의 찝찝함도 유쾌하지는 않기 때문에 (처자식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역시 non-GMO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앞으로 grocery shopping을 할 때, non-GMO가 safer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는 해야겠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일러스트레이션 (Tom Gauld) – Some advice on how to cope in these tough times 등

Tom Gauld라는 일러스트레이터다. the guardian에 카툰 연재를 하고, the new yorker의 표지 작업을 몇번했다. 코드가 맞아서 가끔 본다. 몇개 소개한다.

8716581141_717afd0fa8_o

(image source: flickr) 4397307951_1a08c678f5_o

(image source: flickr) 16552964164_80bcdfd981_o

(image source: flickr)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길… 작가의 블로그, Flickr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