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친 2015년 미국 트렌드 6가지

나는 트렌디한 사람이 아니다. 책도 노래도 예전 것이 좋다. 트렌드야 노상 바뀌는데 거기에 힘을 빼느니 내가 즐기는 일에 좀더 시간을 쓰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세상과 너무 단절되어 살아서 쓰겠나. 가끔은 신문을 뒤적이며 요새 뭐가 핫한가 훓어본다. 뉴욕타임스 Trend section에서 유명인들이 The Trend I Skipped This Year (2015년 12월 17일자 NYT)를 꼽은 걸 보았다. 갑자기 필받아서 작년에 놓친 트렌드를 찾아봤다.

 

뮤지컬 ‘해밀턴’

작년 하반기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핫했던 뮤지컬을 꼽으라면 단연 ‘해밀턴’이다. 요즘 가장 표를 구하기도 힘든 공연이기도 하다. 오바마가 두번 관람했다고 해서 유명세가 더해졌다.

줄거리는 미국 건국 아버지 중에 하나인 해밀턴의 이야기다. 10불 지폐에서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재무장관 해밀턴의 이민자 시절 이야기, 그의 인생 역정, 그리고 미국 독립 이야기 등등이 잘 버무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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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힙합/랩 뮤지컬 쯤 될텐데, 그렇다고 단순히 랩만하는 뮤지컬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영국 국왕이 부르는 노래는 브리티시 팝이고, 연인끼리는 발라드를 부른다. 흥미로운 장면은 해밀턴과 제퍼슨의 랩배틀 장면이다. 상공업을 중시했던 연방주의자 해밀턴과 농업/남부를 중시했던 반연방주의자 제퍼슨의 논쟁이 랩으로 표현된다. (아래 동영상의 6:46 쯤에서 나온다.)

이 뮤지컬이 핫한 이유 중에 하나는 주인공들이 히스패닉과 흑인이기 때문이다. 요즘 미국인들은 여자나 흑인/히스패닉이 주인공이면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007 스펙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밀턴’ 역시 과거 백인이었던 실존 인물들을 흑인, 히스패닉이 연기하는데 그게 랩과 잘 어우러져 트랜디하다는 느낌을 준다.

뮤지컬 소개 자료 (한국어 버전): 음악으로 탄생시킨 인간적인 영웅 이야기 ‘해밀턴’

CBS 뮤지컬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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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리 신작 ‘파수꾼’

‘앵무새 죽이기’의 하퍼 리가 신간을 발행했다. 1960년대 첫작품 ‘앵무새 죽이기’를 출판하고서 60여년 간 작품을 내지 않았던 하퍼 리 할머니께서 고민 끝에 두번째 작품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출간 되기도 전에 베스트셀러가 확정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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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두번 째 소설이 아니고 ‘앵무새 죽이기’ 전에 쓰인 소설인데, 유실 되었던 원고가 최근 발견되어 출간까지 되었다. 소설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는 팬심으로 글로벌 히트가 되었다. 그놈의 팬심, 참 글로벌 하기도 하여라.

 

정리의 여왕, 마리에 곤도

정리의 여왕 마리에 곤도가 미국에서 화제이다. 작은 체구의 일본인 여자는 5살 때부터 정리에 꽂혔다고 한다. 그녀는 정리로 학위를 따고 정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고. 일종의 ‘정리덕후’, ‘정리신동’이다.

2014년 말 미국에서 조용히 출간된 그녀의 책은 (작년 12월 기준) 미국내에서만 150만부가 팔렸고, 월드와이드로는 400만부가 팔렸다. Kondo 신드롬에 대한 Newyorker 기사를 링크한다. The Origin Story of Marie Kondo’s Decluttering Empire (Newyorker 2015년 1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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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책은 작년 미국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의 정리법은 단순히 기술이라기 보다는 삶을 사는 철학으로까지 보인다. 그녀는 보관할 물건과 버릴 물건을 정할 때 그 물건이 ‘spark joy’를 주는가 여부로 판단한다고 한다. 학창 시절, 정리를 하다가 물건을 버리는 것에 너무 집중하여서 그 부정적인 기운 때문에 거실에서 졸도를 했다고 한다.

그 이후 그녀는 정리할 때, 부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긍정적인 관점, 즉 사물이 주는 영감의 여부를 기준으로 버릴 물건을 정한다고 한다. 그녀는 이 기준을 물건 정리 뿐 아니라 연애 관계, 직업선택에도 적용한다고.

강연을 보면서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철학이 생기고 삶의 자세가 바뀌는 구나 싶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부분에 특히 강점이 있어보인다.

 

Hoverboard and periscope

신기한 장난감류로 작년에는 호버보드와 페리스코프가 인기였다. 호버보드는 백투더 퓨처 미래편에서 마이클 J 폭스가 타고다니던 바로 그 장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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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스코프는 애플 선정 2015년 앱이다.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앱인데, 일종의 개인방송 앱이라고 한다. 유사 앱으로 ‘미어캣’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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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트위터는 재빨리 페리스코프의 제작사 바운티 랩스를 인수했다. 관심있는 분은 한 네티즌이 정리해둔 포스트를 보길 바란다.

링크: 페리스코프 VS 미어캣 새로운 시대가 올까?

새로운 장난감/서비스들이 으레 그렇듯 논란과 규제도 많다. 호버보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 위험이 있다고 해서 비행기/대학 캠퍼스에서 반입 금지되는 추세이다.

 

Game of Thrones

시즌 2까지 열심히 봤던 미드이다. 한두회를 놓치면서 요즘은 잘 안보게 되었다.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이 가끔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 이제 HBO 간판 프로그램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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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HBO가 HBO go/Now를 출시하면서 크게 광고를 했던 드라마가 Game of Thrones였다. (이제 Game of Thrones을 스트리밍으로 간편하게 보자!!) 미국 방송계는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이다.

주위의 젊은 미국사람들(20~30대)과 이야기 해보면 비싼 케이블 티비를 더이상 신청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드라마와 쇼를 본다. 이런 사람들을 부르는 cord-cutt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미국 스트리밍 시장은 Netflix, Hulu, Amazon Prime, HBO go 등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여담인데, 케이블 시청자가 줄면서 디즈니가 타격을 입었다. 디즈니는 ESPN (스포츠 중계 채널) 수익의 비중이 큰데, ESPN은 비싼 케이블 패키지로 돈을 번다. 그런데 cord cutter의 등장으로 디즈니의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스타워즈가 성공을 거두었지만 (스타워즈의 루카스 필름은 디즈니 계열사이다), 디즈니의 주가는 하락세이다.

몰아보기 같은 시청 패턴도 흔해졌다. binge-watching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는데, 원래는 폭식을 뜻하는 binge-eating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시청 패턴은 시즌 에피소드를 한번에 릴리즈 하는 Netflix의 영향이 크다.

 

테이스팅 메뉴 Tasting menus

최근들어 뉴욕 식당가에는 테이스팅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삼백불 정도 가격에 서너 시간 정도 수다 떨면서 수백 가지 요리를 맛보는 식이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한국에도 있다. 역시 이런 류의 유행에서 한국인은 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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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식사도 아니고 페북/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이쁘기만 한 장식용 요리들이 비싸기만 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유행이란다.

 

그외에…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미드는 ‘엠파이어’, ‘매드맨’ 파이널 시즌, ‘어페어’, ‘제시카 존슨’, ‘트랜스페어런트’ 였고, 카니예 웨스트가 론칭한 브랜드 Yeezy가 주목을 받았으며, 쿠바여행 자유화, 총기규제, 도널드 트럼프, 소설 ‘Fate and Furies’, 애플와치, 스냅챗, 트랜스젠더 모델 Caitlyn Jenner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무한 긍정의 나라 미국

예전에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자료를 올린적이 있었다.

이전 글 링크: 아메리칸 드림과 사회 이동성

관련하여서 소득과 만족도, 개인의 노력에 대한 Pew Research Center 연구 자료가 있어 공유한다. 이 자료를 소개해 주신 블로거 Santacroce 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Santacroce님 블로그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링크를 참조바란다.

Pew Research Center: How do Americans stand out from the rest of the world? (Pew Research Center, 3월 12일자)

불평등이 사회 탓일까? 자신의 노력 부족 때문일까? (Santacroce님 블로그 12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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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차트는 성공의 요인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는가 사회의 구조에 따르는 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오른쪽으로 갈 수록 개인의 노력을 중요시 본다고 답을 한 것이고, 왼쪽은 그 반대이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과 영국이 도드라지게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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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차트는 소득과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의 상관관계 그래프이다. X축은 일인당 국내 총생산을 나타내고, Y축은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다.

흥미롭게도 소득수준이 높을 수록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나라가 둘 있다. 미국과 한국이다. 미국인들은 현재 삶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고 한국은 그 반대이다.

문화적인 요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유교권의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는 현재 삶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교육열이 높고 즐거움을 표현하는데에 인색한 나라들이다. 반면 남미 국가들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언제나 즐겁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미국인들은 언제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 개개인과 이야기를 해보아도 부정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만을 한다. 그래서 어쩔 때는 아이와 같이 순진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어쩔 때는 속을 안내보인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설문조사의 결과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생각하고 느끼는 것과 설문조사로 나오는 결과는 차이가 있다. 이과정에서도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표현을 터부시 하는 나라, 이를테면 미국,에서는 설문조사에 마저 긍정적으로 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은 실제로는 불평등이 큰 나라이다.

공화당 선거 스케치 – 테드 크루즈 편

트럼프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그 와중에 루비오와 벤카슨이 주춤하다. 이때 치고 올라온 정치인이 있는데, 바로 테드 크루즈이다. 텍사스주 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는 보수 기독교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NYT에서 제작한 테드 크루즈의 유세 현장 스케치 동영상을 공유한다.

How Ted Cruz Connects (뉴욕타임스 12월 21일자)

동영상은 그가 선거 유세 장소로 교회를 선택하여 어떻게 기독교인들에게 어필하는지 잘 보여준다. (가치 중립적으로 보자면) 연설자가 어떻게 청중의 언어를 사용하여 그들의 마음을 얻는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라고 할만하다.

목사의 아들인 그는 교회 문화에 익숙하다. 교회에서 자주 쓰이는 ‘부흥’이라는 단어 자리에 미국의 부활, 레이건 시대의 회복을 넣어 말한다. 선거유세라기 보다는 한편의 부흥집회 설교를 듣는 느낌이다.

캡처

All Politicians Lie. Some Lie More Than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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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New York Times)

2007년 부터 미국 대선 후보들의 거짓말과 참말을 통계로 만든 차트이다. 예측 가능한 일이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누구나 거짓말을 해왔다. 트럼프나 벤 카슨 같이 뻔뻔하게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통계를 만든 웹사이트 운영자가 말한 것처럼 fact check가 만병 통치약은 아니다. 정치인은 엄밀함을 목숨처럼 여기는 학자가 아니다. 가끔 눙치면서 능글 맞게 정책을 밀어 붙여야 할 때도 있고, 대중에게 어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유권자의 입장에서 정치인의 말을 들을 때, 한번은 걸러 듣고 근거를 찾아보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근데, 문득 우리나라도 이런 통계를 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해졌다.

관련 기사: All Politicians Lie. Some Lie More Than Others. (NYT 12월 11일자)

감옥에서 예일 법대까지

며칠전, 한 단편 소설을 리뷰하면서 미국의 교정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링크)한 적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skid row 길거리 인생이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교도소에서의 삶도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정반대의 이야기이다. 밑바닥 인생의 굴레, 삶의 관성을 거스른 사람의 이야기이다. 인터뷰이지만 픽션보다 더 극적이고 아름답다. Reginald Betts는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In ‘Bastard Of The Regan Era’ A Poet Says His Generation Was ‘Just Lost’ (NPR Fresh Air 1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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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NPR 해당 인터뷰)

1996년 Reginald Betts는 차량절도를 한다. 16살 소년은 중범죄자 수용소에서 8년을 복역한다. 24세에 출소한 Betts는 몇년 후에 예일대 법대생이 되었다. 그는 자서전과 시집을 출판한 작가이기도 하다.

인터뷰 중에서 인상적인 몇 부분을 발췌/정리해서 한글로 옮겨봤다. 링크에 스크립트가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전체를 직접 들을 것을 추천한다.

질문: 작가님께서 쓰신 책의 제목 ‘레이건 시대의 서자들’은 무슨 의미인가요?

저는 두가지 의미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첫째는 말그대로 아버지의 부재입니다. 그러나 가정 안에서 아버지의 부재만을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시대적인 맥락에서 레이건 시대의 젊은이들은 아비 없는 자식이었습니다. 저 자신 그리고 저와 유사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삶을 생각해볼 때 저는 우리가 버림받았을 뿐만 아니라 잊혀졌다고 느낍니다.

질문: 작가님은 어떤 점에서 레이건 시대가 버림받은, 그리고 잊혀진 시대라고 규정하시는지요?

레이건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그러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1980년에 태어났고 마약과의 전쟁은 제 어린 시절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레이건 시대의 Mandatory Minimum Sentences 관련 형법은 우리 사회, 특히 중독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언젠가 시카고에서 아들을 데리고 박물관에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털복숭이 맘모스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트라우마와 비극의 사건 현장에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머니 맘모스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레이건 시대에 우리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크게 볼때, 우리는 사회에서 버림 받았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조망할 때, 우리는 그의 삶을 둘러싼 사랑과 관심을 같이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인생을 가정과 분리해서 생각하려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저는 책에서, 레이건 시대의 부산물인 우리 세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흑인들의 삶에서 시스템 적인 한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습니다.

질문: 범죄를 저지를 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차량절도를 사전에 계획했나요?

아뇨. 우발적이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또한 교육자로서, 저는 그날의 사건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공개석상에서도 여러차례 이야기 해왔지만, 저는 범죄를 계획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량 절도는 제가 자란 지역에서 일어나는 흔한 일이었죠. 제가 아는 사람중에도 차량 절도범이 있었습니다. 차를 훔치자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고 정신을 차려보니 총을 들고서 차주인과 함께 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와 15살 짜리 공범은 그 차를 훔쳤습니다. 그날은 잘못된 결정을 내린 하루였고, 그 결정은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질문: 그럼 이제 교도소 이야기를 할까요? 제 생각에 감옥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두가지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경우에는, 책과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어를 공부했고, 법전을 공부했습니다. 구할 수 있는 모든 책을 읽었고, 감옥 안에서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옥에서 범죄를 배웁니다. 또 그들은 전과기록 때문에 정상적인 직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되지 않습니까?

중요한 점을 지적하셨네요. 제 생각엔, 죄의 경중에 고려하지 않고 모든 범죄자들을 감옥에 보내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정책이 수많은 죄수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감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망가집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정말 운이 좋았죠. 저는 감옥에서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었어요. 구타도 거의 없었고, 망가지지 않았어요. 물론 저는 일년을 독방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저는 교도소에 수감된 첫해를 독방에서 지냈죠. 그러나 그곳에서 보낸 일년 동안 저는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질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당시, 작가님께서는 독서를 통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또 독방에서 독서를 하면서 또다른 세계가 열렸다고 하셨는데요. 감옥에서의 독서 체험은 감옥 이전과 비교해서 어떻게 달랐나요?

감옥에 가기 전에는 저에게 독서는 그저 재미였습니다. 의무감으로 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감옥에 갇히고서 독서는 마법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길로 향하는 수단이 되었지요. 독서는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인간이 되는 법과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질문: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책을 구하셨나요? 그것도 독방에서요.

어떤 점에서 독방에서의 경험은 제가 시인이 되고 지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독방에서는 원하는 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독서를 하게 되죠. 독방에서는 책을 구하기 쉽지 않지만 어떻게든 사람들은 책을 구해냅니다. 어떤 사람은 감방안에 책을 두고 가는데, 이게 돌고 돕니다. 보통은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 책들입니다.

한번은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다 읽었습니다. 그날 오후, 나는 옆방에다 ‘누구 책 좀 보내줄수 있어?’ 하고 물었죠. 누군가가 감방 문틈으로 책을 던지더군요. 지금도 누가 그 책을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책은 Dudley Randall의 시집이었습니다. 바로 그 책이 제 인생을 바꿨지요. 그 책을 접하고 저는 Etheridge Knight, Robert Hayden, Lucille Clifton, Sonia Sanchez 같은 흑인 작가들을 알게되었고 문학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또 제가 고른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적인 영역이 넓어 질 수 있었죠. 톨킨을 배웠고, 판타지 문학을 접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을 접하기도 했죠. 제가 책을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책이 마법이 되었던 셈이죠. 저는 책을 통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았고 삶이 변했습니다.

질문: 교도소 이후에 대해 얘기해 보죠. 감옥에서 출소할 당시 작가님은 24살 이었죠? 8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한 후에 어디로 갔나요?

네, 집에 있는 어머니에게 갔습니다. 다른 출소자들과는 달리 저는 갈 곳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차를 줬기 때문에 차도 있었죠. 어머니는 제게 바위 같은 존재였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엄마의 도움이 컸지요. 어머니는 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질문: 작가님의 책을 보면 신에게 올리는 감사의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작가님이 말하는 신은 누구인가요? 자서전에 따르면 작가님은 감옥에서 이슬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신앙을 가지지는 않기로 했다는 대목이 있는데요.

특정 종교의 신을 지칭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슬람과 기독교가 하나의 신을 믿는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가족은 침례교이고, 저는 교회와 조금 미묘한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동일한 하나의 신이 있다고 믿습니다. 감옥에서 살아남고, 이후에 제가 이룬 모든 일들이 스스로 해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감옥에서 살아남을 만한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일대 법대에 진학할 자격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감옥에서 저보다 똑똑한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 만약에 제가 감옥에서 한두가지 결정만 다르게 했더라도 지금 이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신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질문: 어머니께서는 작가님을 잘 키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감옥에 가게 되었죠. 작가님께서는 아드님을 그런 환경에 처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님은 어떻게 아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들과 피할 수 없는 종류의 대화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좋은 이야기죠. 제 아내는 상담치료사이고,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죠. 저는 시인이자, 작가이며, 예일대 법대생입니다. 우리는 아들과 대학생이 의미하는 것, 석사학위가 의미하는 것, 고등교육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들은 그 의미를 이해합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피할 수 없는 대화가 있죠. 아들이 5살일 때 일입니다. 아들의 유치원 친구가 너희 아버지는 차를 훔쳐서 감옥에 갔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상처받고 울기 시작했죠. 선생님이 저를 불렀고 저는 제가 아이에게 설명하겠다고 했죠. 저는 5살 아이에게 내가 차를 훔쳤으며 그때문에 감옥에 가야만 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5살 짜리에게는 나쁜 사람이 가는 곳이 감옥입니다. 여러번 설명을 해야했죠.

제가 아들을 보호했던 방식은 불편한 진실을 숨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감옥안에는 수많은 흑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 그것이 우리 사회가 폭력과 범죄를 다루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가르쳤습니다.

자식을 보호하려면 아이에게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매일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것을 보죠. 또 제가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 것을 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매일 하는 것을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그를 통해서 배우고, 그 배움이 아이를 사회에서 보호합니다.

어머니가 저를 잘 보호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는 제가 감옥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치관을 심어주셨죠. 책에 대한 애정과 감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독립심을 키워주셨습니다. 어머니가 제게 가르친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사랑과 관심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는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제가 박물관에서 보았던 맘모스는 그러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죠. 지금 저에게 공동체는 아내와 친구들, 그리고 교수님들입니다. 이러한 공동체가 아이들이 감옥과 같은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지요.

저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대다수 평범한 백인들은 인식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흑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순간순간 맞닥들입니다. 저는 이러한 환경에 맞서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요. 저는 세상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아들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아이들이 좀더 나은 세상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악어와 빈집털이범

플로리다에서 한 빈집털이범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호수에 숨었다가 악어에 물려 죽었다고.

Alligator kills Florida burglary suspect hiding from cops (USA Today 1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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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해당 기사)

몇달전에 플로리다 놀러가서 악어 구경했던 생각이 나서 관심있게 읽었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올린 플로리다 여행기 악어편 링크는 요기